효율은 투입된 양 대비 얻은 양을 비교함으로써 우월 여부를 비교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비율 지표이다. 에너지 생산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전달체계로 보면 에너지 효율을 높임으로써 소비 단계의 에너지 사용량이 감축되고 공급단계의 투자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 수단이며 최근 기후변화가 세계 정책 의제로 자리매김하고 중요성도 점차 커지면서 전통적인 에너지 효율 향상은 저탄소 구현을 위한 효율 향상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에너지 효율 향상은 전통적인 부문이고 매우 넓은 영역에 걸쳐있어 간략하게 요약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최근 대한민국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에너지기술 로드맵의 내용을 살펴보면 에너지 효율 향상은 크게 기기효율 향상과 시스템 최적화를 통한 운전효율 향상, 고효율 무탄소화, 복합에너지 네트워크 구축 및 순환체계 마련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기효율 향상은 전동기, 유체기계, 조명기기와 같은 에너지 다소비 기기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개발이다. 선진국들의 경우 고효율 전동기 기술을 생산 및 판매를 의무화하는 최저효율제 정책에 포함시켜 보급을 독려하고 있다. 지멘스와 WEG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은 산업용 전동기에 대해 200kW급까지 슈퍼프리미엄급 제품을 확보하였다. 산업 공정이나 건물에 적용되는 팬, 펌프, 압축기 등의 유체기계도 설계 용량 이하의 부분부하 운전 영역에서 고효율 성능 확보를 위한 가변익 혹은 가변속 제어 기술개발이 추진 중이다. 에너지 다소비 기기중 하나인 조명기기의 고효율화는 글로벌 선도기업인 필립스, 오스람, GE의 경우 IoT 기반의 제어 시스템을 중요 기술 및 제품으로 전략 육성하여 아이템을 개발하고 스마트홈, 제로에너지빌딩,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스마트헬스케어에 적용하는 지능형 스마트조명 및 시스템,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에너지 다소비 산업 설비나 공정, 건물부문에 있어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실현하기 위해 전기화나 수소, 암모니아와 같은 무탄소 연료로의 전환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다. 산업 부문의 철강, 시멘트, 정유 등의 비교적 높은 온도 조건에서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고효율 저탄소 기술개발이 추진 중이다.

탄소중립 논의 과정에서 핵심기술로 부상한 히트펌프의 경우 온도 영역이나 적용 부문에 맞춘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고온 공급 히트펌프의 경우 현 기술수준은 최대 약 165℃로서 스팀 생산 등의 산업 공정에 활용될 수 있으나 200℃ 이상의 온도를 작동영역으로 포함 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기술의 보완이나 연장이 아닌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서 통상 칠러라고 불리는 저온 공급 히트펌프 시스템의 경우 현 기술 수준은 최하 약 –80℃ 수준이며 근래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도체 공정, 백신 운송 등 극저온 분야에 대응하기 위한 고효율 사이클 설계와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키갈리 의정서에 따라 기존 냉매와 다른 물성은 지닌 Low GWP 냉매를 활보하기 위해 냉매 물성 및 열전달 특성, 윤활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선진 냉매 제조사인 하니웰, 듀폰, 아케마, 멕시켐, 다이킨 등은 HFO계열 냉매를 비롯한 새로운 대체냉매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술하였듯이 산업, 건물, 수송 등 소비 부문의 각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개발이 세계 각 국가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에 대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세 가지 시급한 이슈가 있다. 우선,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이다. 센서 가격과 데이터 비용의 급격한 개선은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한 효율향상 기술발전과 사업 기회 발굴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둘째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히트펌프의 실질적인 시장진출과 보급 확대를 위한 기술개발 전략 마련의 필요성이다. 작동온도, 대용량화, 고신뢰성, 고효율 실현을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시계열 관점에서의 정밀한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중장기 관점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이끌어나갈 충분한 인력의 양성이다. 특히 고급인력의 충분한 육성 없이는 효율 향상의 난제를 풀어가며 국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과정은 더욱더 험난할 수밖에 없기에 정책적 고민과 민간의 적극적 참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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