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용인하는 도전적 R&D
중국정부는 과학기술 연구자들을 평가할 때 ‘발표한 논문 수’를 중요시하는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R&D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는 혁신을 위해 과감하게 2020년부터 과학기술 평가시스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연구자의 논문 수보다는 논문의 과학적 수월성, 과학과 사회난제 해결 등에 대한 기여도 및 임팩트에 중점을 두고 연구의 질적성과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기획국(DARPA)은 지난 60년간 탁월한 성과창출과 독특한 R&D 운영방식으로 래디컬(Radical) 연구혁신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혁신보다 앞서 DARPA는 새로운 변혁적(Transformative) 기술을 발굴하여 드론과 정밀유도 군수품 등 개발로 국가방위를 혁신하고,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상용화로 민간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놀라운 역할을 했다.
그러면 DARPA의 목표 지향적이고 과감한 R&D 혁신 방식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 중 하나는 연구주제 선별과 평가에 있어 DARPA의 PM이 독특하게 ‘4개의 No’를 가지고 있다는 것, 연구과제와 연구자 선발에 있어
1) No Peer Review
2) No Stage Gate
3) No Review Panel
4) No Consensus Decision Making
의 4가지 원칙이다.
한국은 여전히 정부의 높은 연구개발 투자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과는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 이유로 연구자 집단이 기술혁신보다는 손쉬운 연구 프로젝트 따기에 급급한 이익집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제 과학기술이 양적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연구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창의적 난제해결 연구에 도전하는 래디컬 연구혁신과 변혁적 기술개발을 시도하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어도 ‘도전 자체로 가치있는 실패’를 용인하는 선진국형 연구문화에서 한국 과학계는 ‘글로벌 혁신적 리더’로 도약할 것이다.
글/ 성창모 특임교수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기술정책대학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사 학위, 미국 리하이대학에서 신소재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올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난제도전 지원단장으로 변혁적 R&D 혁신을 통한 선진국형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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