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위기의 한국 경제
코로나19라는 블랙스완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세계 경제가 마비되고 있다. 전염병 확산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은 전염병의 확산 속도, 지속 기간, 치사율 등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지는데, 코로나19의 경우 전파력이 높아 확산 정도가 현저히 빠르고 광범위해 경제 심리가 크게 위축되었고, 종식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 세계 경제를 공포로 밀어 넣었다.
전 세계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월, 국내에서 지역사회 감염 이후 확진자가 급증해 발원지인 중국 다음으로 빠른 확산세를 보이자,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였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하면서 내수 침체가 본격화 되었다. 문제는 앞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를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 시킬 수 있느냐이다. 코로나19는 현재 백신과 치료약이 없어 방역과 감염 예방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강력한 예방책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해 경제 주체들의 불안 심리를 가라앉히고 경제 활동을 정상화 시켜 내수 침체 장기화를 막아야 한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선언으로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덮으며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었다. 글로벌 경제에 민감한 국내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와 해외 투자자들의 위기 대비용 현금 확보 등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금융시장에서 발생한 위험이 실물 경제로 전이된 것과는 달리, 코로나19 위기는 전염병 확산으로 실물 시장에서 발생한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된 것이다. 최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었으나 수출 악화 등 추가적인 충격이 발생하면 금융 불안이 지속될 수 있으며, 국내 채권시장 등에서 신용 경색이 발생하면서 부실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다. 코로나19가 중국과 아시아 국가를 넘어 중동, 유럽, 북미 지역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세계 경제가 마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이미 내수·금융 복합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세계수요 위축으로 수출마저 타격을 입으면 내·외수 동반 침체로 퍼펙트 스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기업이 모두 실적이 악화되며 곳곳에서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으며, 이들이 도산할 경우 금융기관으로 부실이 전이될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등으로 대량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실물 위기가 금융 위기로, 또 다시 실물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가 역성장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해져 있었던 만큼 이번 코로나 위기를 무사히 넘기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위기 이후 경제의 체력을 보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미래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편중을 완화되고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글/ 신유란 선임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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