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의
글로벌 R&D 전략
팬덤을 창조하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에 기반한 디지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이른바 소비자 권력시대, 팬덤 경제시대가 본격화 되고 있다.
팬덤 경제의 상징이라고 언급했던 BTS는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연예인으로 선정되었으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도 무사히 증시에 진입하며 시가총액 6조 4천억 원을 돌파, 엔터 분야 최대 기업이 되었다.
스타트업 벤처 스마트스터디에서 만든 'baby shark'는 74억뷰를 돌파하며 유튜브 조회수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작은 상어 한 마리로 2,500개의 제품과 로열티 계약을 맺었으며 기업가치도 8천억 원을 넘겨 또 하나의 유니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콘텐츠 산업은 팬덤의 크기가 기업의 가치라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이끄는 7대 플랫폼(애플, MS,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의 시총 합계는 2020년 1월 1일 기준, 6,880조 원이더니 이제는 1경 원에 육박한다.
세계 8위 기업은 테슬라로 시총 660조 원을 넘으며 엄청난 속도로 성장중이다. 테슬라도 천재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팬덤으로 성장시킨 기업이다. 작년 45조 원이던 광군제의 매출은 올해 83조 원을 돌파했으며, 왕홍경제의 규모는 168조 원에 이른다.
시장경제에서 팬덤의 위력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는 것을 거의 모든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성공적인 R&D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소비자 팬덤'의 창조가 필수적이다.
스티브 잡스는 2011년 아이패드 2 발표회를 하면서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우리는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술과 인문학을 결혼시키고, 기술과 휴머니티를 결혼시켜 애플의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의 마음이 노래하게 만들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성공의 비결이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이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모든 R&D의 중심에 '사람'을 세웠다. 소비자의 감동을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창조하기 위해 애플의 엔지니어, 디자이너, 개발자들은 모두 협력하고 서로 양보하며 최상의 경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팬덤을 만들려면 '좋은 경험 창조'가 R&D 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고객의 좋은 경험을 창조하려면 끊임없이 데이터를 확인하고 이를 기준으로 전문가들이 협업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인간은 매우 미묘한 존재다. 그래서 좋은 경험을 만들려면 심리적 요소, 디자인적 요소, 기능적 요소 등이 모두 세심하게 융합되어야 한다. 과연 우리의 R&D 전략은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팬덤 경제에서 기술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산업은 매우 제한적이다. 우리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창업한 많은 기업들이 안타깝게도 시장에서 꽃피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세계적인 제조강국인 일본과 독일은 지나치게 기술에 집착하면서 산업에 활력을 잃었고 디지털 문명시대의 패권을 미국과 중국에게 내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기술은 여전히 소중하고 또 중요하다. 그러나 그 중심에 소비자가 굳게 자리잡아야 한다.
영국의 모노클이라는 잡지에서는 국가의 매력도를 기준으로 매년 소프트파워 랭킹을 계산하는데, 2019년 15위에 그쳤던 우리나라가 놀랍게도 2020년 2위에 올라섰다. 뉴노멀 시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의 팬덤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결과다.
문화에 대한 팬덤은 제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2020년 라면 수출은 37%가 증가했고, 비비고 만두는 무려 1조 1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 열풍은 뷰티, 패션, 전자, 자동차 산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중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R&D 전략, 특히 소비재를 만드는 중소 제조기업들의 전환은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2021년 국가 R&D 전략의 디지털 대전환을 기대해본다.
글/최재붕 교수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워털루 대학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와 서비스융합디자인대학원 학과장을 겸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시작이라고 정의하면서 융합을 기반으로 문명을 읽는 공학자로 알려져 있다. 저서로는 〈포노사피엔스 코드 CHANGE 9〉,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 〈엔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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