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의
국내 산업 재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2월 18일 31번 환자가 확진된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부터 국민들의 자유로운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가계의 소비 및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었다. 또한 일부 기업 및 사업체에서 근로자의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글로벌 가치사슬(GVC, Global Value Chain)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산업에서 중간재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기업의 생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판단된다.
향후 주요 산업의 경기 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산업별로는 수요 차별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이동에 대한 공포가 지속되면서 여행업과 항공업, 숙박업 등의 수요 부진이 극심하게 나타날 것이다. 더욱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감소세에 접어들더라도 국민들의 주요 여행지인 일본, 동남아, 유럽 등 해외 국가들에서 지속되는 한 업황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확진자수가 증가하고 있는 국가의 국민들은 국내 여행도 허가받기 힘들 것이다.
다음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군은 글로벌 수요 감소로 인해 전 세계적인 물동량 감소가 예상되는 해운업과 외출 제한 등으로 전 세계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패션·의류산업,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어 생산 차질 가능성이 있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수요 감소에 타격을 입을 자동차,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산업, 소비자를 대면하지 않으면 신규 판매가 어렵고 기존 대출에 대한 연체율이 증가할 가능성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카드 이용 감소 등이 예상되는 금융업,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인해 신규 투자 연기 혹은 철회로 인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기계 산업의 업황도 어두운 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다수의 사람이 밀집된 장소를 피하게 되면서 영화, 공연 및 전시회 등 예술 관련 서비스업이나 헬스장, 수영장 등 실내 스포츠 관련 서비스업,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 학원 등 교육 서비스업, 회식 등 모임 감소로 음식점 및 주점업에서도 수요가 일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활동의 경우에는 직접 현장에 가서 참여하는 대신 집에서 소비하는 방식으로 대체 소비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반도체와 철강, 정유 및 석유화학, 건설업 등의 산업은 업황 악화 및 개선 요인이 혼재되어 있어 아직까진 방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확대 등이 예상되는 바이오산업, 집에서 쉽게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게임 산업, 꾸준한 수요가 예상되는 위생용품을 생산하는 화학제품 제조업 등은 국내 수요뿐만 아니라 해외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면서 다른 산업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주요 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다. 향후 머지않은 시일 내에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정점을 지나 감소하는 상황을 맞이한다면 그 이후에는 산업별 수출 경기 악화 가능성을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주요 교역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 국내 수출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쟁력 및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투자 확대와 시장 개척이 필요할 것이다.
글/ 오준범 선임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동향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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