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빨라진 디지털 전환
한국기업에 기회가 된다!

 


 

이전에도 사스(SARS)나 메르스(MERS) 같은 감염병의 위험이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19는 이전의 질병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코로나19의 여파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준하는 파장을 미치고 있다는 점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언택트’라는 동일한 변화를 동일한 시점에 경험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1814년 이후의 S&P500 지수를 살펴보면 거시적으로 5번의 경기침체가 있었는데 매번 전례 없던 기술혁신과 새로운 산업이 출현하면서 경기침체가 극복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1837년 경제공황 때는 철도와 제철산업이 부상했고, 1930년대 대공황 때는 자동차와 석유화학산업이 꽃을 피웠다.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 IMF 외환위기가 ICT 벤처기업 붐으로 이어졌던 것을 돌이켜 보면, 이번에 우리가 겪고 있는 언택트 상황도 디지털 전환으로 극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언택트의 본질은 물리적 접촉을 지양하자는 것이며, 이로 인해 개인은 물론 재화와 서비스 이동이 제한되는 공간적 분리가 불가피해진다. 그 때문에 산업현장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교육훈련, 생산, 공급망 관리, 글로벌 생산기지, 마케팅 등 전 혁신 프로세스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애로사항들은 인한 집체교육의 불가능, 사용자 경험 저하, 대면한 적이 없는 파트너와 공동작업, 비대면 거래에서의 신뢰구축, 이동의 불가능한 환경에서의 글로벌 제조사슬망 관리, 감염 등 위험한 상황에서의 물리적 접촉 등이 있다. 다행히 이러한 도전요인 들은 증강/가상현실, 블록체인, 인공지능, 적층제조 같은 디지털 전환 핵심기술 들을 활용하여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

(1)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은 비대면 작업환경에서의 산업교육, 사용자 경험제고를 위한 새로운 마케팅(예: VR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쓰이고 있으며, (2) 블록체인은 비대면 환경에서의 신뢰구축, 복잡한 계약의 처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또한, (3)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는 핵심부품만 중앙 집중방식으로 생산하고, 간단한 부품들은 각 지점에서 현지 생산하도록 함으로써 물류 유통을 최소화하고 재고관리를 최적화하고 있고, (4) 인공지능은 로보틱스 기술에 힘입어 사람이 대면으로 작업하기 힘든 환경에서 활용되고 있다. (5) 물론, 언택트가 장기화 될 경우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 공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언택트 환경에 최적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 경우 여러 디지털 전환기술이 복합적으로 활용되는 스마트 시티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경기침체 같은 강한 외부적 충격에 의해 시장의 상황이 변화하게 되면, 일부 기업들은 이를 기회삼아 부상하게 되고 일부 기업들은 이를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리딩기업으로서의 패권을 넘겨주는 창조적 파괴가 반복되어 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때문에,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언택트라는 어려움을 주었지만 코로나 19가 가져오고 있는 변화가 많은 기업에게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상기하고 다양한 디지털 전환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글/안준모 교수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서울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기술경영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학과장과 기술경영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이전에는 중소기업청, 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과학기술혁신정책 수립에 참여한 바 있다.

※ '전문 보기' 버튼을 누르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