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INTRO

코로나로 빨라진 디지털 전환
한국기업에 기회가 된다!

 



 

〈언택트(Untact) 특별기획〉
Introduction: 코로나로 빨라진 디지털 전환,
Introduction: 한국기업에 기회가 된다!
① 언택트 시대 VR·AR을 활용한 기업 혁신사례
② 너와 나의 연결고리, 코로나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③ 공간을 초월하는 적층 제조, 우주에서도 통한다
④ 인공지능, 언택트를 커넥트하다
⑤ 코로나19로 변화한 스마트시티는 어떤 모습일까?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글로벌 감염병의 도전과 직면하고 있다. 이전에도 사스(SARS)나 메르스(MERS) 같은 감염병의 위험이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19는 이전의 질병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째, 코로나19의 여파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준하는 파장을 미치고 있다.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 유럽 국가들에서의 반 이민정책의 대두,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와 스코틀랜드 독립운동 같은01 전조(antecedent) 현상이 있었으며, 이러한 분리주의 움직임은 코로나19로 인한 물리적 이동의 차단과 맞물리면서 기술 보호주의, 지역의 블록화 및 사일로(silo)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 제한이나, 코로나19 이후 각국이 국산 백신 개발에 매진하는 사례들은 같은 맥락에 있는 좋은 예이다.

01. 영국의 Brexit와 스코틀랜드 독립운동 외에도, 영국 웨일즈의 독립운동, 영국 런던시의 분리운동,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이탈리아 북부지방,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분리운동 등 다양한 분리주의 운동이 진행되어 왔다.

둘째,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물리적 접촉이 제한되는 언택트(Untact)가 불가피해지면서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동일한 변화를 동일한 시점에 경험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제3의 물결’, ‘Web 경제’, ‘유비쿼터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어들로 명명되어 왔지만 이번의 언택트 상황처럼 강제적인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이 유일한 선택지가 되면서 일상생 활은 물론 산업현장에서도 어떻게 언택트 상황을 극복할 것인지가 화두가 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의 다양한 변종이 발견되고 돼지독감 같은 새로운 형태의 인수공통 전염병이 출현하고 있으며,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언택트라는 제약이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인 것은 제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enabling technology)로 불렸던 첨단 디지털 기술들이 언택트 극복을 위한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림 1에 나타난 것처럼 1814년 이후의 S&P500 지수를 살펴보면 거시적으로 5번의 경기 침체가 있었는데 매번 전례 없던 기술혁신과 새로운 산업이 출현하면서 경기 침체가 극복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1837년 경제공황 때는 철도와 제철산업이 부상했고, 1930년대 대공황 때는 자동차와 석유화학산업이 꽃을 피웠다.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 IMF 외환위기가 ICT 벤처기업 붐으로 이어졌던 것을 돌이켜 보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언택트 상황도 디지털 전환으로 극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그림 1. S&P500 지수로 본 경기 침체와 기술혁신 사이클
출처: Allianz



언택트의 본질은 물리적 접촉을 지양하자는 것이며, 이로 인해 개인은 물론 재화와 서비스 이동이 제한되는 공간적 분리가 불가피해진다. 그 때문에 산업 현장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림 2에 제시된 것처럼 교육훈련, 생산, 공급망 관리, 글로벌 생산기지, 마케팅 등 전 혁신 프로세스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애로사항들은 집체교육의 불가능, 사용자 경험 저하, 대면한 적이 없는 생소한 파트너와 공동작업, 비대면 거래에서의 신뢰 구축, 이동이 불가능한 환경에서의 글로벌 제조사슬망 관리, 감염 등 위험한 상황에서의 물리적 접촉 등이 있다.

다행히 이러한 도전요인들은 증강/가상현실, 블록체인, 인공지능, 적층 제조 같은 디지털 전환 핵심기술들을 활용하여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
물론 언택트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 공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언택트 환경에 최적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이 경우 여러 디지털 전환 기술이 복합적으로 활용되는 스마트시티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본 특집호에서는 그림 2에 정리된 것처럼 산업현장에서 기업이 언택트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디지털 전환 기술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실제 활용 사례를 통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특집호 기사인 ‘VR/AR로 극복하는 언택트 환경’은 VR/AR의 다양한 활용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VR/AR은 비대면 교육훈련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마케팅에 적용되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BMW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 들은 이미 생산라인 직원들의 숙련도 향상을 위해 자동차 수리 AR/V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상 교육훈련을 통해 사용자가 직접경험에 준하는 체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집체교육을 대체하는 맞춤형 산업훈련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는 VR과 모바일을 통한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고객의 물리적 방문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효과 적인 체험형 마케팅 툴로 주목받고 있다.

두 번째 특집호 기사인 ‘신뢰 구축과 거래기반 확보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은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인 ‘거래정보의 투명성’과 ‘불변성’이 언택트 환경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들며 설명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디지털 콘텐츠 분야는 물론 비대면 협업 상황에서의 신뢰 구축, 그리고 온라인 비대면 계약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2. 언택트의 도전과 디지털 전환 기술을 활용한 기회
출처: 저자 작성



세 번째 특집호 기사인 ‘적층 제조로 극복하는 제조 가치사슬’은 3D 프린팅이라고도 불리는 적층 제조 기술이 글로벌 생산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적층 제조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의 극복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인데, 원거리에서도 원격으로 제조 공정을 컨트롤할 수 있어 물자의 이동이라는 ‘보급’ 과정과 ‘재고 관리’ 자체를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언택트로 적층 제조가 보편화될 경우 개인 맞춤형 생산, 디자인 역량의 대두, 지식재산권 정책의 변화가 예상되는데, 이 경우 기업들이 어떠한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를 관련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네 번째 기사인 ‘인공지능의 융·복합 활용을 통한 새로운 기회’는 언택트 환경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이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은 물리적 장벽을 허물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유형의 비대면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하드웨어 기술의 융합을 통한 인공지능의 물리적 활용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감염이 우려되는 위험한 환경이 늘어 나면서 인공지능의 융·복합적 활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기사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스마트시티: 5가지 트렌드를 중심으로’에서는 언택트가 일반화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구현될 스마트시티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지를 설명하고 있다. (1) 근무환경 측면에서는 가상현실과 혼합현실 기술을 통한 온택트(온라인+언택트) 환경의 도래를, (2) 이동수단 측면에서는 5G 기반의 Personal Mobility의 일상화를, (3) 주거공간 측면에서는 AI 플랫폼 기반의 지능형 주거공간으로의 변화를, (4) 물류배송 측면에서는 드론·로봇을 통한 물류산업의 혁신, (5) 사회안전망 측면에서는 빅데이터 기반의 사회안전망 확보가 스마트 시티의 5가지 핵심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경기 침체 같은 강한 외부적 충격에 의해 시장의 상황이 변화하게 되면, 일부 기업들은 이를 기회 삼아 부상하게 되고 일부 기업들은 이를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리딩기업으로서의 패권을 넘겨주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가 반복되어 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언택트라는 어려움을 주었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오고 있는 변화가 많은 기업에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디지털 전환 기술이 언택트라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비한다면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창조적 파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안준모 교수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서울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기술경영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학과장과 기술경영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이전에는 중소기업청, 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과학기술혁신정책 수립에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