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SNE 리서치에 의하면,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는 2020년 대비 2030년에는 10배 신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2021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 상위 10개 업체는 모두 한․중․일 업체로서 글로벌 배터리 산업은 현재 동북아시아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동북아 배터리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고, 차세대 배터리로 유망한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경쟁도 뜨겁다.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이전 단계에서는 문제 되지 않았던 새로운 과제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지식재산권 소송의 위험이 그중 하나이다. 한국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역시 한국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을 미국 법원에 제소하였다. 형태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분쟁, 중국의 CATL(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1위)의 CABL(7위)에 대한 중국 푸저우 법원 특허 제소 등의 배터리 업체 간 분쟁도 있으나, VARTA Microbattery(독일 소형 배터리 업체)가 자사 특허 침해 물품을 판매한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아마존 등의 소매업체 대상으로 미국에서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NPE(Non-Practicing Entity, 특허관리전문회사. 한때 특허 괴물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중립적 표현으로 불린다)인 Syclone IP LLC가 소니 미국지사(Sony USA) 상대로 배터리 관리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BMS) 특허에 대한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특허청의 ‘2019년 특허 빅데이터 기반 차세대 전지 산업혁신 전략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의 배터리 관련 소송을 기술 분야별로 구분하였을 때 가장 많은 소송이 있었던 기술 분야는 배터리 관리(Battery Management) 55%, 그다음이 배터리 충전 17%이다. 충전 기술도 크게 보면 배터리 관리에 포함되므로, 실질적으로는 배터리 관리 기술에 관한 소송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이다.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는 분리막 기술 관련한 소송이 16%로, 앞서 언급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분쟁에서 쟁점이 된 특허도 분리막에 관한 것이다. 최다 소송(원고)으로서는 Somaltus LLC가 배터리 관리에 관한 특허 하나로 포드, 닛산, 보쉬 등 총 14건의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Somaltus LLC는 제품 제조회사가 아닌 NPE이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NPE 동향 보고서(2015년, 2020년)에서도 확인되는 바와 같이, 소송의 용이성,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하여 NPE들이 전기․전자 및 IT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현황을 고려할 때, 배터리 시장이 성장할수록 배터리 관리 및 충전 기술이 NPE의 타깃이 될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배터리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부품의 성격을 가지므로 전기차, 휴대폰 등의 배터리를 포함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후방 산업 업체 및 유통 업체에 대한 소송은 배터리 업체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배터리 산업 분야에서는 NPE의 위협에 대해 아직 체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미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한국 업체들이 NPE의 타깃이 되어 해외에서 비싼 수업료를 내고, NPE 대처를 위해 동종 업계의 경쟁 업체들과도 협업하고, NPE에 의한 소송을 방어하기 위한 방어형 NPE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 또한 시장이 커지면서 지식 재산권 분쟁의 규모가 증가하고 있고, 배터리에 관심을 가지는 NPE들도 나타나고 있는 이상,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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