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R&D 전략과 조직관리는 속해 있는 산업의 특성과 기업 규모, 그리고 기업의 경영전략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구체적인 R&D 전략과 조직관리 방식을 제시하기보다는 큰 원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바로 사업전략과의 연계성(alignment)이다. 단기적으로는 사업전략 수립 과정과 R&D 전략 수립 과정이 상호 조율(match)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사업전략이 먼저 비전을 제시하고 R&D 전략이 이를 따라갈 수도 있고, 혹은 연구소의 선행 R&D 전략 성과를 기반으로 신사업 개발이나 기존 사업전략의 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기업가정신을 가진 경영자와 함께 새로운 경영방식과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사업부와 연구소 간 핵심기술에 대한 합의와, R&D 전략의 목표로서 기업의 핵심 및 원천 기술 역량 확보, 신규 사업 기술 개발, 기존 사업(차세대) 제품 개발 간의 비중이 정해진다.
두 번째는 R&D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이다. 급진적(radical), 점진적(incremental), 지원적(supportive) 과제 혹은 단기·중기·장기 과제, 혹은 탐색·연구·개발·사업화 과제의 구성과 비율을 R&D 전략 목표와 방향에 일관되게 정해야 한다.
좀 더 단순화해서 기존 기술과 역량을 활용하여 성과를 창출하는 과제(exploitation)와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개발하는 탐험과제(exploration)로 구분할 수 있다. 기업의 사업전략에 따라 그 비중을 정하되, 장기적인 지속 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다만 두 가지 과제의 특성은 매우 달라 이를 위한 재원 확보와 조직 운영, 그리고 성과평가 측면에서 서로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세 번째 원칙은 R&D 전략과 과제의 성격에 따라 연구소 조직의 설계와 운영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중앙연구소와 사업부 연구소는 목표와 전략 과제 포트폴리오 및 과제 예산 지원 방식도 달라야 한다.
기본적으로 R&D 조직은 기술과 프로젝트 목적(혹은 사업)에 따라 matrix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양 축을 동일한 비중으로 가져가는 것 보다, R&D 전략에 따라 기술 역량과 프로젝트 성과 중 하나를 더 강조하는 비대칭적 조직 운영이 더 효과적이다.
핵심기술 역량 확보와 강화가 더 중요한 경우 기술 분야별로 조직화하고 기술 리더의 권한과 책임을 높여야 한다. 반면, 프로젝트 성과가 더 급하거나 중요한 경우 프로젝트 분야별로 조직화하거나 최소한 프로젝트 리더의 권한과 책임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연구원이 자신의 역량과 관심에 따라 관련 기술 분야의 세미나나 연구회에서 학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미래 center of excellence로 성장하기 위해 외부의 대학이나 공공연구소 등과의 공동 개발과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적 조직문화도 필요하다.
여기에 연구원 스스로 제안하는 상향식 과제 제도와 이를 사업화하는 사내벤처 제도 등을 통해, 조직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창의적 도전을 북돋는 연구소 조직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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