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의 생산성 문제와 대안으로서 AI

알파고로(AlphaGo) 혁신을 알린 AI 기술은 2020년 AlphaFold2로 신약 개발 영역으로의 확장을 선포하였다. 신약 개발은 가장 대표적인 high risk high return 분야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나 성공률이 매우 낮아, 연구자들은 헤아릴 수 없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글로벌 상위 제약사 기준으로 신약 개발에 평균 15년, 연구비는 약 3조 원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다국적 제약 기업의 평균 투자 대비 수익률은 2010년에 약 10%였으나 2019년에는 2%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신약 개발 생산성 저하 문제는 심화하고 있다.

이렇게 심각한 신약 개발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자율화, 자동화 및 의사결정 지원이 가능한 AI 기술일 것이다. 국내 AI 기술은 글로벌 6위 수준이며,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지난 1998년 첫 국산 신약을 개발한 이래 25년간 총 36개의 국산 신약을 개발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AI 기술과 신약 개발 역량을 접목하여, 신약 개발 산업을 어떻게 하면 반도체를 이을 차세대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인지에 관해 논해보고자 한다.


 

신약 개발에의 AI 도입 현황 및 활용 사례

AI를 통한 신약 개발의 첫 성공 사례는 중국 Insilico Medicine사의 성과가 2019년 Nature Biotechnology에 발표되면서 알려졌다. 이들은 DDR1 kinase 타깃 저해제로 특발성폐섬유증(IPF) 동물모델에서 효과적인 선도물질을 불과 46일 만에 발굴했으며, 2023년 7월에는 시험 물질 INS018_055로 IPF 환자 대상의 임상 2상을 개시했다. 또한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영국 Benevolent사는 기승인받은 Eli Lilly사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Baricitinib(JAK 저해제)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효과적일 것이라고 예측했고, 마침내 2022년 6월 FDA 승인을 받았다. 이는 AI로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창출한 첫 성공 사례가 되었다. 이 외에도 1) 약물 표적의 발견, 2) 표적 기반 약물의 발견, 3) 임상시험 설계로 이어지는 신약 개발 전 주기에서 다양한 성공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내외 AI 신약 개발 강화 노력

2017년 10월 미 국립암연구소, GSK, UCLA 등은 ATOM(Accelerating Therapeutics for Opportunities in Medicine) 컨소시엄을 구축하여 환자에게 이로운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유럽의 경우, 2019년 머신러닝 기반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인 MELLODDY를 통해 10개 제약사 간 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신약 개발의 가속화 및 효율화를 강화하고자 했다. 국내에서도 2024년에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한국형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인 K-MELLODDY 사업을 추진한다. 각 제약사, 바이오텍, 연구소, 병원, 학교에 분산된 데이터를 중앙 플랫폼에 집적하여 공용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활용하고자 준비 중이다.

미래 신약 개발 분야의 AI 활용 전망

딜로이트의 발표에 따르면, 미래에는 AI가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과 패턴 인식을 통해 새로운 바이오마커(biomarker)를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신약 개발 프로세스의 가속화를 실현해, 생명과학 회사들이 혁신적 치료법을 더 빨리 발견하고 신약을 시장에 더 빨리 출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즉, AI를 통해 신약 개발의 전 분야에서 혁신이 진행되면서 신약 개발의 생산성을 대폭 향상할 수 있다는 희망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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