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업화의 생태계는 매우 역동적인 사슬로 얽혀 있는데, 그 주체는 대학, 공공연, 민간기업, 특허사무소, 기술거래기관, 사업화 컨설팅 기관, 투자사, 금융기관, 개인투자조합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각 주체들의 저마다 역할이 있지만, 기술사업화부서(TLO)의 역할과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2022년 말 기준 통계에 따르면, 출연연의 평균 근속 경력은 약 4년에 불과하다. 절반 이하의 출연연은 1~3년 사이에 직무가 재배치되어 기술사업화의 생태계에 대한 폭넓고 깊은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 필자가 속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경우 최근 인력 교체로 근속연수가 채 2년이 되지 못한다.
기술사업화의 업무 범위는 대단히 유동적이고 또 확장적인데, 업무의 범위를 얼마로 바라보고 정하느냐에 따라 업무의 넓이와 깊이가 아주 단순해지기도 하고, 대단히 심화되기도 한다. 제한된 인력과 업무 환경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술사업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다양하고 복잡한 기술사업화 업무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첫째, 오버랩핑 업무분장/협업·쉐어, 둘째, 전문성 강화/프로세스혁신, 셋째, 아웃소싱 확대를 업무 철학으로 삼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유망기술을 발굴하기 위하여 맞춤형 Lab. 특허 컨설팅을 추진하고, 개별 연구자 중심의 특허동향조사 등을 기관 차원에서 통합하여 지원하였으며, 유망기술은 특허 FTO 분석 지원을 도입하여 지원하였다. 그러한 활동의 결과로 ‘5G 주파수 필터 설계 기술’은 기본기술료 12억원 및 경상기술료 1.2%의 조건으로 기업에 이전되었다.
또한 자체 기술가치평가시스템을 도입하여 모든 기술이전계약을 대상으로 기술의 가치를 평가한다. 산업부의 기술가치평가실무가이드를 따라 기술을 평가해보고, 이것이 체화가 되면 TLO 담당자의 강한 무기가 된다. 기술가치평가를 해야 더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의 주도권을 가질 수 된다. ‘평면형 플라즈마 측정기술’은 동일한 기술이지만 반도체 적용 제품 시장을 2개로 분할하여 복수의 기업과 통상실시계약을 체결하였다. 각각 5억원과 경상기술료 a% 조건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시장은 계약 조건에서 제외되어 다른 기업에 추가로 이전할 수 있다. 기술가치평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창업 부문에서는 그동안 연구자들이 창업 승인을 요청하면 TLO는 행정지원을 해주는 것에 그쳤으나, 지금은 기관 차원에서 예비창업자 발굴, 1:1 법률·세무·투자 멘토링, 비즈니스모델 수입 지원, 정부연계 과제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신규기업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노폴리스사업단, ㈜SYP, 아이코어사업단 등과 MOU를 체결하고 함께 협력한 결과이다.
여러 제도와 시스템의 도입, 전문성 강화와 아웃소싱 확대를 통해 기술료가 약 3배로 증가하고, 창업기업 배출이 크게 활성화되는 등 기술사업화의 가시적 성과를 조금 맛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사업화의 생태계는 복잡하고, 사업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과 계곡은 더욱 많이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TLO의 전문성과 역량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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