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활짝 열린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지난달 한국이 공식 참여하기로 한 미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기업들의 거대한 시장으로 떠올랐다. 시장분석기관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는 최소 280억 달러(31조 원)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테미스 협정서에는 언뜻 보면 미국 주도의 유인 우주탐사에 필요한 각종 원칙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면 유인 달 탐사 과정에서 우주개발과 우주 활용을 위한 혁신적인 신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하고, 달 탐사를 발판 삼아 화성을 포함한 심우주 탐사로 도약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실행 방식과 참여 대상을 보면 흥미롭다. 각국 우주기관 뿐 아니라 참여국의 기업들에도 그만큼 기회를 열어놨다. 실제로 지난 2019년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 우주기관은 물론 기업의 달 탐사 계획이 쏟아졌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을 비롯해 일본 아이스페이스와 영국의 스페이스비트 같은 신생 기업들까지 달 착륙 계획을 발표했다.
경쟁력 있는 제조기업에 기대는 미국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주도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만 해도 아폴로 계획 때보다도 훨씬 더 기업과 협력을 강조했다. 보잉과 록히드마틴과 같은 전통적인 항공 군수 기업과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과 같은 신생 우주기업 외에도 이들 기업의 유명세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중소·중견 제조기업들의 활약을 더 기대하고 있다.
NASA는 1963년부터 유인 우주탐사에 참여하는 기업 가운데 임무 성공에 이바지한 중견 제조기업들을 대상으로 ‘우주비행인식상(space flight awareness award)’을 시상하고 있다. 미국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위해 개발 중인 대형 발사체인 스페이스론치시스템(SLS)과 유인 우주선 오라이언 제작에 참여하는 미국 내 각지에 자리한 중소·중견 제조업체들이 시상 대상이다. 이들 기업은 1972년 12월 이후 47년 만에 다시 시작된 미 정부의 달 탐사 계획에 대해 위험을 크게 느끼지 않는 눈치다. 까다로운 우주개발 사업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기술 혁신을 이뤘고 이를 제품화하면서 전통적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한 경험 때문이다. NASA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보잉과 로켓다인 등 항공우주 대기업뿐 아니라 미국 내 50주에 걸쳐 3,800개 중소·중견 기업과 계약을 맺었다. NASA 관계자는 “이들이야말로 유인 달 탐사 계획을 성공으로 이끌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우주에서 진행되는 제조혁신
제조기업들은 우주 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얻고 있다. 지구와 달리 먼지가 없고 무한한 태양에너지를 쉽게 얻는 우주는 제조업에 메가트렌드를 변화시킬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스페이스X를 중심으로 저비용 재사용 발사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주로 공장 이전은 현실이 되고 있다.
31조 원 시장 진출 위한 국내 제조기업 전략
국내에서는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우주위원회를 승격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어 6월에 열린 국가우주위원회에서 고체 우주발사체와 고부가가치 통신위성 기술을 확보하기로 결의하는 등 민간 우주산업 활성화와 ‘한국판 스페이스X’를 만들자는 열풍이 일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주개발 사업에 참여해온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관망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아직까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관련해 국내 산업의 활성화 방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최소 280억 달러(31조 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 국내 중소 제조기업들이 어떤 분야에 도전장을 낼 수 있고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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