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의 도래
약 2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다. COVID-19 팬데믹의 환란 상황에서 비대면·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접할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유형의 메타버스 서비스들을 실제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메타버스는 단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가상화 서비스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아직까지 메타버스의 산업적 잠재력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기에 향후 거대한 기회가 펼쳐질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메타버스의 개념과 범위
지금까지의 여러 정의들을 기반으로, 필자는 메타버스를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가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융합하고 공진화하면서 새로운 가치·문화·경제 활동이 발생하는 초월적 공간’으로 정의하고자 한다(ETRI 기술전략연구센터, 2022).
메타버스는 반드시 현실 세계의 정보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도 완전한 창작물로 가상세계를 창조하여 현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CPS 및 디지털 트윈에 비해 범위가 확장적이다. 또한, 메타버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현실과 가상세계의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공간으로 보는 ‘기술 개념’이기도 하지만, 사회·경제적 활동 공간을 가상세계로 확장하되, 그 활동을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시킨다는 측면에서 다분히 ‘비즈니스 개념’에 가까운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포스트 인터넷 패러다임으로서 메타버스의 산업적 가능성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뒤를 잇는 포스트 인터넷 패러다임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이미 기술적·사회적·산업적 측면에서 과거의 한계점들을 극복하기 시작했으며, 이용자 기대와 사회·문화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성장할 여건을 충분히 마련했기 때문에 향후 포스트 인터넷으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큰 것이 분명하다.
보다 자세하게 메타버스의 산업적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변화들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술적 측면에서는 ◁ 5G 초고속 네트워크 상용화, ◁ VR(Virtual Reality), AR(Augmented Reality), XR(eXtended Reality) 등 실감 기술 진화, ◁ HMD(Head Mounted Display) 등 디바이스의 발전을 기반으로 가상과 현실이 융합하여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메타버스 구현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둘째, 사회적 측면에서는 장기화되는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사회의 확산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상호 접촉 환경의 회피가 온텍트(Ontact) 기반의 활발한 활동으로 이어지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 이용자 측면에서 디지털 기기 활용과 가상세계 활동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메타버스 시대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MZ 세대의 메타버스 서비스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의 경우 이용자 중 10대 비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넷째, 산업적 측면에서 메타버스는 초기에 주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만 활용되기 시작했는데, 이후 다양한 비대면 플랫폼과 결합·확산하여 현재는 차세대 산업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인식하는 기업들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메타버스 시대의 미래상과 시사점
메타버스 시대의 미래는 현실과 가상세계의 중단 없는 ‘연결’,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가상공간의 ‘창조’, 현실의 삶을 가상공간으로 ‘확장’, 가상공간에서 만끽하는 사실감 있는 ‘체험’ 등이 어우러지는 환경으로 예상된다.
물론, 메타버스의 확산과 산업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요인은 여전히 많다. 기술적으로 메타버스는 다양한 ICT와 공진화하여 발전해야 하기에 속도·성능·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한계돌파형 R&D와 표준화가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경제공간의 탄생과 합리적 운영을 위한 법률적·제도적 보완책들도 선제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새로운 가상의 비즈니스 환경에 어울리는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 역시 필요하다.
더불어 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거대한 기회의 장으로 인식하고, 이 새로운 산업적 기회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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