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를 설명할 때 가장 정확한 것 중 하나는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다. 차이가 벌어져 있는 세대.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세대의 가치, 생각, 철학 등의 간극을 애써 맞추려 한다. 차이를 갈등으로 생각하지 않는 방법에 주목해야 한다. 차이 그 자체는 갈등의 원인이 아니다. 차이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할 때 문제와 갈등이 발생한다. 해결책은 차이를 인정하는 것,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진심’과 ‘개인주의’ 사이의 한국인
한국인은 ‘진심’이라는 말을 매우 좋아하고 즐겨 사용한다. ‘심정 중심주의’로 이해할 수 있다. ‘심정’이라는 말은 마음을 공유할 때 쓰는 단어이며, 우리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민족이다. 그토록 마음을 존중하고 귀중하게 여기는 것을 생각할 때, 개인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태도 또한 비례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인주의에 대해 열려있는 사회는 아니다. MZ세대로 지칭되는 세대를 이해할 때 매우 중요한 키워드인 개인주의를 이기주의와 혼동하기도 한다. 이기주의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사는 것이라면, 개인주의는 자기 소신대로 사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인들이 개인주의자가 되기는 어렵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좋아하고, 이를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타적인 신념을 가졌지만 자신의 삶과 행동을 결정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다.
겸손과 관대함이 필요한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진심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모습을 통해 사람들은 ‘진심’이라는 것을 느끼고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쓸데없는 일인 줄 알고, 살짝 손해 보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진심을 전하기 위해 오버한다. 과거, 우리나라가 이룩한 유례없는 경제 발전의 원인 중 하나가 거기에 있다.
국민 전체가 쓸데없는 일, 쓸데 있는 일 따지지 않으며, 각자 ‘진심’과 ‘최선’ 을 다하는 것으로 ‘오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쓸데 있는 일만 하기에도 바쁜 세상. 이전과 많이 달라졌음을 인정해야 한다. 앞으로의 세상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동네에서 길을 잃은 이의 마음으로 대하면 어떨까. 지금까지의 경험과 권위를 앞세우는 대신, 조금은 겸손하고 관대하게 표현하는 리더십. 그것이 새로운 세상을 성공적으로 맞이하는 태도, 즉 ‘높은 확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