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INTRO


 


한국의 고령사회로 진입은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20% 이상 초고령 사회로 정의하고 있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2045년에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 인구가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고령화 인구 비율은 2022년 17.5%에서 2040년 약 34.4%로 그 비율이 약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의 3배 이상으로 그야말로, 전 세계 최고 비율의 고령사회로 진입이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사회적 측면, 경제적 측면, 지역적 측면, 의료적 측면 등 다방면에서 여러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 먼저, 사회적 측면에서는 노동력 상실 및 노후 대비 부족으로 인한 빈곤 문제나, 요즈음 크게 이슈가 되는 청장년층의 노인 부양 부담 증가, 청장년 세대와 고령 세대 간 일자리 경쟁 등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생산 가능 인구 비율 감소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가 가장 큰 문제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고령 인구 증가로 크게 대두되는 문제는 건강과 의료 부담의 증가이다.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일반적으로, 만성질환, 치매, 신체적인 기능 저하 등의 건강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개인과 정부의 의료 부담이 증가하게 되고, 노인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과 품질의 문제가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 2에서 보는 것처럼,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10.33%로, 65세 이상 10명 중 1명은 치매로 예상되며, 2040년에는 2백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와 관련된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약 19조 원에서 2040년 약 57조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23년 국가 예산 대비 약 9% 수준으로 빠르게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최근 우리나라의 고령화 사회에 대한 시선이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몇 가지 주요한 변화는 다음과 같다. 예전과 달리 고령화 사회가 사회적, 경제적, 의료적으로 부담스러운 현상으로만 인식되던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노년기를 삶의 한 단계로 인식하며, 노후를 즐기고 풍요롭게 보내려는 긍정적인 시각이 강조되고 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의 사회적 참여가 중요하다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며, 노인들의 건강증진, 노후 복지 정책, 노인 거주시설, 의료 서비스 등에 대한 기업 및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디지털 헬스”를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중 하나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란 정보통신 기술과 기존의 의료 분야를 융합해, 의료 분야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혁신적인 건강관리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로 정의될 수 있다. 즉, 디지털 헬스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의 다양한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건강관리, 질환 예방, 진단, 치료, 재활, 건강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의료 및 건강 서비스를 개선하고 혁신하는 분야를 의미한다. 디지털 헬스 분야는 여러 분류 체계가 있지만, 텔레헬스케어(Telehealthcare), 모바일 헬스(mHealth), 헬스 분석(Health Analytics), 그리고, 디지털 헬스 시스템(Digital Health Systems)으로 분류된다.

초고령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디지털 헬스가 주목 받고 있는 대안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를 활용해 웰에이징(Well-aging)을 실현하는 것은 다양한 장점이 존재함과 동시에 고려해야 할 여러 문제점도 상존하고 있어,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디지털 헬스를 활용하는 것의 장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광범위한 대상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인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건강 상태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조기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다양한 ICT 기기를 활용해, 진단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딥러닝 등의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다양한 의료 이미징 데이터를 분석하여, 환자의 예후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하다. 또한, 디지털 바이오 마커를 통해, 이전에 수집하기 어려워 분석에 사용하기 쉽지 않았던 시선추적이나, 음성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주식회사 하이는 2022년부터 환자의 스마트폰을 활용해 시선추적, 음성 데이터와 인지기능 측정해 치매를 선별하는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헬스를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확대함에 있어,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여러 고려할 사항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격차는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고령자의 경우, 디지털 기기에 대한 수용도가 일반 청년 세대에 비해 낮을 뿐만 아니라, 본인들이 이를 적극 수용하고자 하는 의지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고령자를 위한 서비스 기획 및 UI/UX 가이드라인 도입과 시행, 고령자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요약하면, 초고령 사회의 여러 문제점 해결을 위한 디지털 헬스에 대한 전반적인 적용과 효과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여러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절차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스페셜 이슈에서는 여러 분야의 사회 전문가 관점에서 초고령 사회의 디지털 헬스 적용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노인 정책 방향과 고령 친화 산업 육성, 고령화에 따른 퇴행성 질환의 증가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소개한다. 한국형 웰에이징 복지정책과 테크놀로지, 2023 시니어 비즈니스의 현주소와 방향을 짚어보고, 최근 품목허가를 받은 불면증 치료제를 중심으로 디지털 치료제와 디지털 바이오마커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 마지막으로는 국내 웰에이징 디지털 헬스 분야의 R&D 구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잘 늙어 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바쁘신 와중에 소중한 의견을 나누어주신 기고자들께 감사하며, 이번에 실린 주옥같은 기고문들을 통해 웰에이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디지털헬스케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단초를 독자들이 얻으실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