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명강연



 

제59회 산기협 조찬 세미나가 2022년 1월 13일에 온라인에서 실시간 생중계로 진행되었다. 재무제표 속에 숨겨진 정보의 비밀을 현금흐름표 중심으로 해석하는 방법을 최종학 서울대학교 교수가 사례를 중심으로 전했다.

 

재무제표의 기본 개념 알아보기

회계학은 복잡한 숫자가 많이 등장하는 분야이다. 알아두면 경영에 도움이 되지만, 경영자라고 해서 모두 회계에 능통한 것은 아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회계학 전반을 소개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기업의 재무제표 속에 숨겨진 정보의 비밀을 현금흐름표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회계학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재무제표’라는 단어는 익히 접했을 것이다. 재무제표는 한 기업의 가치가 얼마인지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자료다. 재무제표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는 살펴보지만, 세 번째 재무제표에 해당하는 현금흐름표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현금 흐름표 내역을 펼쳤더라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제대로 모르기도 한다.

쉽게 말해 현금흐름표는 ‘기업에 현금이 얼마나 들어오고, 얼마나 나갔는지 보여주는 표’이다. 현금이 들어오는 것을 ‘유입’, 나가는 것을 ‘유출’이라고 한다. 기업의 경영활동은 크게 ‘영업’, ‘투자’, ‘재무’로 이루어져 있다. 생산, 판매, 수금 등의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돈은 영업이익에 포함된다. 한편으로 비유동(=고정)자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하는 투자활동으로 오간 돈은 영업 외 수익 및 비용으로 처리된다.

재무활동은 영어로는 ‘Financing Activity’로, 이를 정확히 표현하면 자금조달활동이라 할 수 있다. 회사에서 필요한 자금이 회사 내에 충분하다면 상관 없겠지만, 실제 경영을 해보면 그런 상황은 드물다. 자금이 부족하면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와야 한다. 자금조달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부채를 이용한 조달과 자본을 이용한 조달이다. 부채를 이용한 조달은 ‘돈을 빌려오는 것’이다. 은행, 제2금융권, 채권발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빌려올 수 있다. 자금을 이용한 자본 조달에는 신주 발행이 있다. 주식을 발행해 주식시장에서 유상으로 팔면, 해당 기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주식을 산다. 그렇게 현금이 회사로 유입된다. 부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투자자들에게 그 대가로 이자를 내고, 만기가 되었을 때 원금을 상환한다. 하지만 주식에는 대부분 만기가 없으므로 원금 상환 개념이 없으며, 기업이 이익을 발생시켜 회사 내에 누적된 이익잉여금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최근에는 매우 복잡한 금융상품이 많이 등장해 주식임에도 만기가 있어 원금을 상환하는 주식이 있기도 하다.

 

현금흐름표로 파악하는 기업 경영의 현황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일부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요약손익계산서(그림 1)를 보자.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빼면 매출 총이익이 나온다. 여기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을 알 수 있다. 그밖에 영업외수익, 영업외비용 등의 항목이 나뉜다. 매출액부터 영업이익까지 적힌 항목은 앞서 설명한 영업활동과 연관된 것이며, 영업외수익 및 영업외비용은 투자활동이나 자금조달활동과 관련된다. 예를 들어, 산기협에서 건물을 새로 짓는데 자금이 부족해 외부에서 차입했다고 하자. 대가로 이자를 은행에 지불하면 이자 비용이 발생한다. 이 비용은 영업외비용에 해당한다. 그런데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영업활동과 영업외활동이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항목들이 생긴다. 이러한 경우에는 각 기업에서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게 된다.

한편으로 이번 강연에서 꼭 기억해야 할 회계의 기본 공식은 ‘자산은 부채 더하기 자본’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산기협에서 보유한 건물은 자산이다. 그런데 여기 있는 책상과 의자 등을 구매하는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구분할 때, 돈을 빌려왔다면 부채이고 협회 회원사들이 출자했다면 자본에 해당한다. 이처럼 기업이나 기관의 자산은 부채나 자본으로 구성된다.

다음으로는 특정 기업의 재무제표(그림 2)를 보며 현금흐름표를 어떻게 읽는지 보겠다. 현금흐름표는 기업의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보여준다. Ⅰ에서 이 기업은 2013년에 영업활동으로 4,060억 원을 벌었는데, 2012년과 비교하면 약 1,100억 원이 줄었다. 경영 위기 상황이다. 그런데 이 기업의 당기순이익은 910억에서 942억으로 전년도보다 늘었다. 회사 상황은 좋지 않은데 당기순이익이 늘었다면, 이 기업에서 이익을 늘리기 위해 특정한 활동을 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Ⅱ에서는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볼 수 있는데, 2013년에 5,574억 원, 2012년에 1,787억 원이 마이너스되었다. 왜 이렇게 큰돈이 나갔나 싶겠지만, 이 항목은 마이너스가 정상이다. 이 항목이 0이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항목이 플러스라면, 실제로는 기업이 자산을 내다 판다는 뜻이다. Ⅲ에서는 2013년에 약 1조 5,000억 원을 빌리고 갚은 것을 볼 수 있다. Ⅳ에서는 Ⅰ,Ⅱ, Ⅲ을 더해 기업의 현금이 얼마나 늘어나고 나갔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기업은 2,094억 원이 줄었다. 기초에는 2,100억 원이 있었는데 기말에 6억 원이 남았다. 거의 현금이 없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이 기업의 어려운 현금 사정을 알 수 있다. 1년 동안 거의 1조 5,000억 원을 갚은 회사가 현금이 이 정도 남았다면, 흑자부도가 날 수도 있다. 외부에 보이는 것과 실제 경영상황이 다른 셈이다. 이처럼 여러분도 재무제표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서 각 기업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