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영


삼양그룹은 1924년 김연수 회장이 산업보국의 뜻을 품고 창업한 이래 시대의 변화에 맞춰 신기술, 신사업을 지속 도입하며 꾸준히 진화해 왔다. 제당 사업을 시작으로 전분 및 전분당, 제분 등의 식생활 소재와 화섬, 화학 소재 등 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면서 현재는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화학 및 식품 소재, 패키징, 의약바이오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스페셜티(Specialty) 제품 개발, 신사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삼양그룹은 식품바이오, 화학, 융합소재, 의약바이오 등 4대 연구소와 삼양패키징 테크센터, KCI 테크센터 등의 조직에 약 250여 명의 연구 인력이 근무 중이다. 이중 대전의 삼양중앙연구소에는 화학연구소, 융합소재연구소가 있으며 2016년 성남 판교에 신설한 삼양디스커버리센터(SDC)에는 식품바이오, 의약바이오 연구소가 있다.

화학연구소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자동차 경량화 소재, 친환경 소재 개발에 주력한다. 융합소재연구소는 합성 화학 기반의 디스플레이용 소재, 반도체 소재 등 정밀화학 소재가 주요 연구분야다. 식품바이오연구소는 효소, 미생물 바이오기술을 활용한 저칼로리 기능성 당, 기능별 차세대 전분, 유지 등 다양한 식품 소재를 개발한다. 의약바이오연구소는 생분해성 소재를 활용한 의료기기(MD, Medical Device)와 약물전달시스템(DDS) 기술 기반의 항암제 및 신약 R&D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특히 삼양은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친환경, 첨단 산업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R&D 분야에서 다음과 같은 연구전략 방향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첫째, 스페셜티 기술의 고도화

삼양의 식품, 화학, 의약바이오, 패키징 관련 사업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친환경, 헬스케어, 디지털혁신 등이다. 친환경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으며 지구 온난화 이슈는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양은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등을 연구해 메가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PBIAT는 삼양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 소재를 활용하여 생산하게 되는데, 이는 석유 화합물로 만들어야 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PBAT보다 탄소를 적게 사용하며 토양에서 자연 분해되는 속도가 더 빠르고 물성 또한 PBAT보다 강하고 질긴 장점이 있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지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식물성 단백질, 마이크로바이옴, 천연물을 이용한 뉴트리션(nutrition) 소재 등의 사업이 급격히 성장 중이다. 삼양은 글로벌 당류 저감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효소를 이용한 알룰로스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해 용도 확장을 위한 응용연구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포도 등에 들어 있는 단맛 성분으로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는 ‘제로’ 수준이어서 최적의 차세대 감미료로 불린다. 자연계에 극히 적은 양이 존재하는 희소당의 일종이지만 효소 기술을 이용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외 식이섬유 소재인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등 건강 증진 소재도 지속 개발 중이다. 2013년 출시한 숙취해소 제품인 상쾌환은 물 없이도 섭취할 수 있는 스틱 젤리 형태의 신제품을 개발하여 출시한 것이다.

최근 바이오 기술과 IT 기술의 융합이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혁신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으며 삼양그룹 역시 전 연구분야에서 데이터를 통한 예측 능력 강화 및 연구 효율화를 추진 중에 있다.

 

둘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R&D 효율화

삼양그룹 연구소는 예측연구 수행을 통한 업무 효율화를 추진해 삼양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2017년에는 실험 데이터 베이스를 전산화하고 전자 연구노트를 도입해 디지털 R&D의 토대를 마련하는 RnDB 시스템을 구축해 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자산화했다. 현재는 RnDB 시스템을 바탕으로 AI 및 시뮬레이션 기법을 적극 활용해 화학 소재, 식품 효소 개발 등을 진행해 연구 활동을 선진화했으며 향후 공정 예측과 최적화 연구를 통한 생산 효율화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연구 과제 관리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고 사업부와의 관리,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21년 3월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였다. 사업부의 개발 요청 및 아이디어 등의 과제 제안부터 과제 수행에 따른 진척현황, 과제심의 등 R&D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였다. 이에 연구개발 일정 및 자원 등의 연구 효율화, 개발 일정 단축 및 고수익성 과제의 개발 검토가 더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오픈 이노베이션과 융·복합 기술 확대

삼양그룹은 자체 역량에 외부의 기술, 마케팅, 인프라 등을 더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의 사업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점점 가속화되는 외부 변화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양사 화학그룹의 복합소재 사업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소재에서 부품까지 한 번에 개발하는 ‘원스톱’ 전략을 추진 중이며, 생분해성 소재 사업은 조기 사업화를 위해 고객사 및 협력사 등과의 C&D(Connect & Development)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의약바이오 사업은 미국 보스턴에 R&D 법인인 삼양바이오팜USA를 설립해 바이오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 법인은 글로벌 기업, 연구소 등과의 네트워킹으로 바이오 신약 후보 기술 및 물질을 임상 초기 단계에 발굴, 라이선스 인증(기술도입)을 통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식품 사업은 알룰로스,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 등 기능성 당 및 프리바이오틱스 소재의 해외시장 확보를 위해 해외 식품업체들과 응용 및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과 함께 삼양그룹이 추진하는 R&D의 또 다른 목표는 융합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융합 기술은 일반적으로 NT, BT, IT 등 신기술간 또는 이들과 기존 산업·학문 간의 상승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삼양그룹은 화학, 식품 기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기술 기반 환경을 유용하게 활용하여 차별화되는 식품, 화학 융합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이를 지속 발굴·추진하고 있다.

삼양의 대표적인 융합 기술의 사례로는 2014년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이소소르비드이다. 이소소르비드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원료 물질로서 생물자원에서 전분을 추출해 가공하는 기술과 이를 활용한 화학적 처리 기술이 모두 요구된다. 이 물질을 플라스틱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제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삼양을 포함해 두 곳뿐이다.

또한, 화장품 기술과 의약바이오 기술을 융합해 개발한 화장품도 있다. 삼양바이오팜의 약물 전달 기술을 기반으로 한 TDS(Transdermal Delivery System) 기술은 유효 성분이 피부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 및 흡수되도록 돕는다. 삼양사 메디앤서는 이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콜라겐 마스크팩을 출시했다.

삼양의 융복합 기술 발굴 프로세스는 먼저 삼양의 핵심기술을 먼저 분석·분류하고, 이를 재분류하여 사업부별 강화해야 할 기술 Platform과 융복합 가능한 기술 Platform으로 나누고 이에 적용 가능한 분야를 검토·추진하는 것이다. 핵심 연구 분야는 친환경, 헬스케어, 첨단 소재 분야의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및 다기능성 소재를 집중 발굴·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을 비롯해 거시적 경영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과 기술 혁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R&D역량을 높여 연구소가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