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메타버스 시대의 확산

메타버스(Metaverse)는 지나가는 트렌드, 혹은 찻잔 속의 태풍 아닌가? 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세컨드 라이프가 출시되자 모두 메타버스를 이야기했지만 사그라졌고, 2016년 포켓몬고의 등장으로 증강현실이 주목받으며 다시 한 번 메타버스가 부상하다 다시 잠잠해졌다. 이후, 2021년을 거쳐 다시 메타버스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으니 이번에도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질문은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 3가지 기준으로 한번 생각해 보자. 먼저, 이용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 여부이다. 이미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마인크래프트 등 주목받는 플랫폼에 수억 명의 사람들이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소통하고, 게임하고, 공연을 보며, 경제활동을 하고, 수익도 창출한다. 기술혁신 측면에서 드디어, 약 8년의 시간을 거쳐 VR HMD(Head Mount Display)가 대중화 기기의 초입으로 들어섰다. 2020년 말 출시된 메타 퀘스트2는 1년의 기간 동안 1,000만 대의 판매 성과를 달성했다. 가격은 낮아졌고, 성능은 좋아지는 전형적인 기술혁신 패턴을 보이고 있다.



소니 등 경쟁자는 급하게 새로운 모델 출시를 예고하고 있고, 새로운 기능을 넣고, 성능을 높이며, 가격은 낮추고 있다. 혁신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이외에도 애플, 삼성이 준비하고 있는 증강현실 안경 등 예고된 혁신들도 기다리고 있다. 세 번째는 실제 메타버스 분야에 돈이 들어오고 있는가이다. 2020년을 보내면서 이미 메타버스는 하나의 투자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주식시장에서 테마주로 형성이 되었으며, 연일 애널리스트들이 투자 보고서를 쓰고 새로운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한 해 동안 출시된 메타버스 ETF는 8개에 이른다. 실제 이 분야에 돈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의 진화의 3대 방향

최근 진화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크게 3가지 이슈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메타버스는 게임을 넘어서 경제로(Beyond Game, Toward Economy) 진화하고 있다. 메타버스 적용 범위가 기존 게임, 생활·소통 서비스를 넘어, 업무(Work)로 확산 중이다. 이미 다수의 메타버스 업무(Work) 플랫폼이 존재하며, 비대면 시대에 맞아 급성장하고 있다. 직원 수가 300명인 인터넷 부동산 기업 직방의 직원들은 모두 메타버스 공간 ‘메타폴리스’에서 업무를 본다. 오프라인으로 출근하지 않는다. 게임 기업 컴투스는 2,500명의 직원들이 일할 공간 ‘컴투버스’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1년 3월 전 산업과 사회에서 공간의 제약 없이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 메시(Mesh)를 발표했다. 2021년 6월,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바꾼 메타(Meta)는 영구 재택근무 시행을 발표했다. 메타는 메타버스에서 일할 공간, 호라이즌 워크룸스, 인피니트 오피스(Infinite Office)를 개발했고, 앞으로 직원들은 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또한, 기존 게임과 생활·소통 메타버스 플랫폼 제작에 활용 되었던 게임엔진이 전 산업과 사회 분야로 확산·적용되어 메타버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BMW는 엔비디아의 메타버스 제작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하여 전 세계 공장을 가상 공장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성을 30% 높일 계획이다. 

둘째는 디지털 휴먼의 성장(Growing Digital Human)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567만 명, 페이스북 친구 수 1,440만 명, 유튜브 구독자 수 230만 명으로 게시물당 수입이 원화 기준 약 1,200∼2,000만 원에 이르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브라질 최대 유통기업 ‘매거진 루이자(Magazine Luiza)’가 만든 가상 인간(Virtual human) ‘루 두 마갈루(Lu du Magalu)’다. 마케팅 분석 기업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는 세계 가상 인플루언서 순위를 1위부터 15위까지 공개했는데 루 두 마갈루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 스타트업 브루드(Brud)에서 만든 가상 인간 ‘릴 미켈라’다. 릴 미켈라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310만 명, 틱톡은 280만 명에 이른다. 샤넬, 루이비통 등 유명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으며 실제 뮤지션과 협업하여 음악 앨범을 발매했고, 타임지는 릴 미켈라를 방탄소년단과 함께 ‘온라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릴 미켈라는 2020년 130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고 제작사 브루드는 최근 NFT 유니콘 기업 데퍼랩스에 인수되었다.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휴먼 로지(ROZY)는 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20대로 여성으로 동양적인 얼굴 형태에 서구적인 체형으로 기획되었다. 완벽한 외모보다 개성 있고 신비한 얼굴을 지향하였으며, Z세대는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 만화의 영향을 받아 짧고 동그란 얼굴, 비교적 먼 미간, 긴 눈, 짧은 코 등을 선호하여 이러한 특징을 로지에 반영하였다고 한다. 로지는 2021년 다섯 개 이상의 광고 계약을 맺었으며, 10억의 매출을 달성하며 광고계의 유망주로 부상했다. 칭화대 컴퓨터 과학과에 입학한 화즈빙은 중국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화즈빙은 실재하지 않는 디지털 휴먼이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비리비리 등에는 화즈빙이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영상이 업로드 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즈빙은 틱톡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화즈빙은 2021년 6월 칭화대 컴퓨터학과에 입학했다는 설정이 부여되었고, 중국 제1호, 디지털 휴먼 대학생이 됐다. 학교는 이미 학생증과 이메일 계정까지 발급해 주었다.

세 번째는 메타버스와 NFT와의 결합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의 약어인 NFT는 메타버스의 다양한 사용자 창작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s, UGC)에 희소성과 소유권을 부여한다. 메타버스 사용자는 NFT를 활용해 자신의 디지털 창작물을 상품화하여, 이를 암호화폐 등 대가를 받고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다른 창작 활동에 재투자할 수 있다. 최근 NFT는 다양한 분야와 접목되고 있다.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AO, Australian Open)이 현실과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Decentral Land)에서 함께 개최되었다. 실제 선수들의 경기는 오프라인에서 열리지만 디센트럴랜드 안에 테니스 경기장과 다양한 부대시설이 가상으로 제작되었고, 이용자들은 그 안에서 경기 관람,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주최 측은 가상의 테니스 아트 볼(Art Ball) NFT 6,776개를 발매하였고 완판 되었다. 6,776개의 NFT 아트 볼은 실제 테니스 코트와 1:1로 매칭되어 있다. 즉 하나의 테니스장 코트를 6,776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에 NFT 아트 볼을 매칭시킨 것이다. 토너먼트 경기 600개가 진행되는 동안 각 경기의 위닝샷(승부를 결정짓는 포인트) 구역의 NFT 아트 볼에 점수가 부여되고 높은 점수를 부여받은 아트 볼 소유자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600개 중 11개의 챔피언 경기 위닝포인트 샷의 경우에는 아트 볼 소유자에게 실제 경기에서 사용된 테니스공도 함께 준다. 가상과 현실의 테니스공을 모두 소유할 수 있고, 이를 판매하면 수익도 창출이 가능하다. 새로운 메타버스 경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메타버스가 플랫폼, 기술혁신, 투자 관점에서 비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메타버스가 일하는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며, 디지털 휴먼의 성장을 촉진하고, 새로운 디지털 소유 방식인 NFT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이번에도 양치기 소년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역량이 사라지지 않고 축적되고 있다. 이미 우리 앞에 와있고, 더 새로운 미래가 예고되어 있다. 메타버스 전환 전략(Metaverse Transformation Strategy)을 구상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