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은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사용되는 소재로서 건축, 교량, 조선, 자동차, 가전 등의 산업재 및 생활 용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ESG 관점에서 철강은 새롭게 발전해야 하는 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철광석을 석탄과 함께 고로에 넣고 철광석의 산소가 석탄의 탄소와 결합하는 화학적 환원 반응시켜 만들어진 선철을 활용하여 다양한 철강제품을 제조한다. 환원 과정에서 많은 양의 CO2 가 공기 중으로 날아갈 수밖에 없다. 고로의 철강 제조공법은 오랜 기간 사용된 것으로 철강산업에서 CO2 발생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으나, 이제는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과감하게 새로운 기술개발로 CO2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제철소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또한 철강은 산업의 소재로 사용되므로 여러 산업의 발전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동반성장 관계를 맺고 있다.
ESG 관점에서 철강의 R&D는 첫째로 친환경 제철소의 새로운 공법을 개발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둘째로 철강을 소재로 하여 발전하는 거대한 수요산업과의 동반 성장을 촉진하여 사회적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셋째로는 기본 소재인 철강은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와 함께 발전하므로 개방적 연구환경을 조성하여 과학발전을 가속하는 역할이 있다. 철강 R&D가 ESG 이슈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세 가지 관점에 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수소환원제철을 통한 친환경 공정기술 개발
철강은 재활용 관점에서 탁월한 친환경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수소환원제철법 등 제조공정에 서의 CO2 감축 기술을 개발한다면 친환경 소재로 더욱더 부각될 수 있다.
현재 고로 기반의 철강 생산과정에서는 석탄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환원제로 쓰고 있고, 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1500°C 이상의 고온에서 녹이면 일산화탄소(CO)가 발생한다. 이때 철광석(Fe2O3) 으로부터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반응(Fe2O3 +3CO → 2Fe+3CO2)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CO2가 발생하게 된다. 수소환원제철은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H2)가 철광석(Fe2O3)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환원제로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한다는 것은 간단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이는 철강 공정에서 CO2가 발생하지 않는 엄청난 변혁을 의미한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구현되면 석탄과 철광석을 한 데 녹이는 고로 공정이 없어지고, 수소 환원을 통해 생산한 직접 환원철(DRI)을 전기로에서 녹이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포스코는 고유의 제선기술인 파이넥스 공정을 기반으로,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기술 ‘HyREX(Hydrogen Reduction)’를 개발하고 있다. 고로와는 달리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공급되는 분말 형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직접 이용하여 유동 환원로와 용융로를 통해 쇳물을 생산하는 파이넥스의 기술 중 유동환원로 기술은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기술이며 상업적 운영 경험을 보유한 기술이다. 수소환원제철과의 차이점이라면 파이넥스는 석탄으로부터 발생한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반면, 수소환원제철은 친환경 수소를 100% 사용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수소환원제철은 유동환원로에서 생산된 직접환원철을 ‘전로’가 아닌 ‘전용전기로’에서 녹이고 불순물을 정제한다. 즉, 고로와 전로가 없는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과 수소를 유동환원로에 넣어 직접환원철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에서 정제한 쇳물(용강)로 제품을 생산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2021년 ‘저탄소공정연구그룹’ 조직을 신설하여 탄소중립 시대를 본격적으로 선도하고자 한다.
수요산업과의 공동 개발
최고의 철강은 고객의 성공을 이끌어 내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철강을 사용하여 최종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였을 때 최종 제품의 생산자에게는 이익을, 최종 수요자에게는 만족을 가져다주어야 한다. 따라서 수요산업의 발전 동향을 면밀히 파악한 후 여기에 맞춰 최적의 제품을 최적 시점에 공급할 수 있게 하는 기술개발 로드맵을 잘 구축해야 한다. 최고의 철강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때 이 제품을 최적 조건으로 가공할 수 있는 철강 솔루션도 함께 개발하여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철강을 최적화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최종 제품의 품질 향상과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솔루션 제공을 통해 고객사 제품의 개발, 생산, 시장 창출에 모두 기여함으로써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포스코는 현 시장뿐만 아니라 미래 트렌드 변화에도 고객 관점에서 함께 고민하며 연구개발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사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공생 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선재 고객사와 공동으로 기술 개발한 용접 솔루션을 북미 국제가공용접전시회에 출품했다. 이 전시회를 통해 자동차·건설용 고강도강, LNG저장탱크·해양구조용 극저온강 등 다양한 철강제품에 적합한 용접재료와 용접기술을 패키지로 홍보하고 신규 수주 활동도 전개하였다. 양사는 자동차·에너지·해양 등 6개 분야로 제품군을 확대했고, 자동차용 초고강도 도금강판의 용접부 기공결함 방지 및 슬래그 저감 용접기술인 ‘PosZET’을 시연해 호평을 받았다. 고객사와 공동개발한 PosZET을 활용하여 포스코는 상당한 양의 철강 판매 성과를 달성하였고, 고객사는 용접재료 판매에 큰 성과가 있었다.
개방적 협업형 연구개발
기술의 발전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경계를 초월한 융복합 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술개발의 난이도와 복잡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또한 고객의 요구 사항도 점점 다양해지고 고객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으며, 시장환경도 기술의 발전속도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등 불확실성 역시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폐쇄적인 인하우스(In-house) 방식의 연구개발로는 급격한 기술 발전 및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 따라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기존의 독자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는 개방과 협업의 연구개발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업종에 연연하지 않고 전 세계의 다양한 연구기관과 협력해야 한다. 협업 방식도 대학에 연구용역을 위탁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외부에서 개발한 원천기술을 도입하는 B&D(Buy & Development) 방식이나 공급사, 고객사, 혹은 유망 벤처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S&D(Seeding & Development) 등과 같은 방식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포스코는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철강제품과 공정을 개발하고 있으며, 철강 외의 산업 기술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통하여 연구한다. 자체적으로 많은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여러 연구기관과 협력하는 개방적 연구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하여 국책연구소, 국내외 대학, 벤처기업, 공급사 및 고객사 등 여러 파트너와 다양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2050 국가 넷-제로 실현을 위한 탈 탄소공정 개발 등은 국책과제를 중심 으로 국내의 경쟁철강사와 함께 ‘연대와 협력’을 통해 포스코의 선도적 전문기술을 공유하면서 철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물리, 화학, 수학 등의 기초과학에서부터 공학의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사회 발전에 필요한 과학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우수 연구대학인 포스텍 (POSTECH)의 설립 및 운영을 지원하고 공동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으며, 특별히 철강과 에너지 소재 연구를 집중할 수 있는 철강·에너지소재대학원(GIFT) 을 설립하여 산업에 필요한 연구인력을 육성하고자 노력한다.
마치며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역할을 하는 R&D 인력이 ESG 관점을 더 고민하면서 연구개발을 하면 사회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환경적인 관점에서 기후변화 대응, 대기환경 개선, 부산물 자원 화,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기여할 수 있으며, 사회적인 관점에서는 친환경 제품 혁신, 신사업 투자, 기술개발 강화, 협력사 동반성장 등으로 기여할 수 있다. 산업재의 주요한 소재를 만드는 철강사는 환경과 사회에 크게 영향을 미치므로 철강의 R&D의 과제는 사회현상과 연결되어 진행되어야 한다. 포스코의 R&D 분야는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강건한 생태계를 조성함으로 더 나은 사회를 구현하고자 연구과제의 발굴, 수행 및 적용에 있어서 ESG 관점에서 더 고민하면서 연구 개발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