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Tech Issue 02 - 첨단 기술로 무장한 부동산 혁신기업들_부동산 시장을 혁신하다 ‘프롭테크’

Tech Issue 02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 및 해외 유망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주)스페이스점프와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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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형민 대표
(주)스페이스점프


2008년 투자 규모 2천만 달러에서 시작해 2017년 126억 달러로 급성장한 산업이 있다. 바로 '프롭테크(Proptech)' 시장이다.

리서치 기관 CREtech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뉴욕 내 프롭테크 기업 투자규모는 20억 달러로 2018년 대비 133%나 증가했다.

현재 전세계에 이미 4천 개가 넘는 프롭테크 기업이 생겨났다. 도대체 프롭테크가 무엇이기에 투자자들과 개발자들의 관심을 독차지 하고 있는 걸까?

프롭테크란 부동산을 의미하는 'Property'와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의 합성어로 만들어졌다. 기존 부동산 산업에 빅데이터 분석, 핀테크, VR,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들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를 의미한다.
 
사실 부동산은 타 산업에 비해 영세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 중 하나로 꼽혔다. 프롭테크의 초기모델도 수요자, 공급자, 중개인 등이 부동산 거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플랫폼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임대 및 부동산 관리는 물론이고, 프로젝트 개발, 블록체인 적용 등 수요자 편의를 우선시하는 서비스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프롭테크의 시초라 할 만한 국가는 영국이다. 2009년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인 주플라(Zoopla)를 시작으로, 영국의 프롭테크 창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플라는 온라인 부동산 정보 포털을 통해 매물 정보와 지도기반 위치 확인, 가상 건물 투어 등을 제공한다.
 
국내에선 삼성SDS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주플라의 성장에 힘입어, 2014년에는 유럽 최초의 프롭테크 스타트업 육성기관이 영국에 설립됐다.

북미와 아시아에서도 프롭테크 기업이 생겨나면서부터는 세계 전역에서 프롭테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오늘날 대형 기업으로 성장한 위워크(WeWork), 에어비앤비(Airbnb), 질로(Zillow)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19년 연구 자료에 따르면 프롭테크 시장은 건설 프롭테크(콘테크), 상업용 프롭테크(크레테크), 주거용 프롭테크(홈테크), 공유경제 프롭테크 등 4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중에서는 공유경제가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점유하고 있다.
 
숙박 공유, 주거 공유, 공유 오피스, 주차 공유, 공공시설 공유 등이 모두 해당하는데, 특히 숙박 공유와 공유 오피스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 중 대표적인 기업인 에어비앤비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1990년대 출생 이상)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2011년 이후 7년만에 100배 이상 성장했다.

건설 프롭테크는 건설 시장 중심의 산업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IT 기반 모듈러 주택(자재와 부품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유닛을 조립) 건설 회사인 카테라(Katerra)로, 2018년 상반기까지 총 11억 달러를 조달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건설 분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업테이크(Uptake), 건설관리 통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프로코어(Procore) 등도 있다.
 
건설 프롭테크 시장은 2015년 이후로 투자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주거용 프롭테크는 스마트홈 기술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홈이란 일상생활 기기에 IoT 기술을 더해 보다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게 한 주거 환경을 말한다.

이미 미국은 전체 가구의 32.1%에 스마트홈이 보급됐고, 아직 성장 중인 국내의 경우는 보급률이 약 20.6%에 달한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Alexa), 구글의 위브(Weave)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또한 주거용 부동산 거래를 지원하거나, 직접 주택 매입·매도를 실현하는 기업도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인 오픈도어(Opendoor)가 대표 격이다. 오픈도어는 가격 결정 알고리즘으로 산출한 가격을 매도자에게 제시하고, 직접 주택을 구매한 후 새로운 매입자에게 판매한다.
 
미국 내 18개 도시의 단독 주택을 주로 매입하며, 가격대는 10만~50만 달러 정도 된다. 질로, 레드핀(Redfin) 등 기업도 이와 유사한 모델을 따르고 있다.

상업용 프롭테크는 스마트빌딩과 스마트 기술, 스마트 시티 등을 포괄하는 분야다.

스마트빌딩이란 건축, 통신, 사무 자동화, 빌딩 자동화 등을 통합해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빌딩이다. 컴파스(Compass), 텐엑스(Ten-X) 등이 괄목할 성장을 이룬 유니콘 기업이다.

구글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알파벳(Alphabet)사의 사이드워크 랩스(Sidewalk Labs), 빌딩 에너지 효율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엔틱(Entic) 등도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AI로 부동산을 거래하는 플랫폼 ‘오픈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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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소는 우리가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매장 중 하나다. 그만큼 많은 부동산 거래가 있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집을 파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궁합이 맞는 구매자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014년에 설립한 미국의 부동산 중개 플랫폼 '오픈도어(OpenDoor)'는 이런 부동산 중개가 좀 더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자체 기준에 맞는 주택을 매수하고 이를 조금 리모델링해 매수자에게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오픈도어의 가장 큰 특징은 주택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가치평가 전문가 등 무려 50여 명이 매수할 주택의 가치를 측정하고, AI 알고리즘으로 산출된 가격을 매도자에게 제시한다.

매도자가 가격을 수락하면 곧바로 거래가 진행된다. 오픈도어는 이 주택을 수리하거나 리모델링을 거쳐 다시 플랫폼을 통해 매수자를 찾는다. 집주인은 오픈도어에서 집을 판매하고 거래 수수료 6~13% 정도만 지불하면 된다.

만약 집주인이 매수자를 찾지 못하게 되면 오픈도어가 유일한 매수자가 되기 때문에 오픈도어는 부동산 경기 등의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도어가 미국 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 내에서 부동산 중개 플랫폼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오픈도어는 자사가 확보한 매물 이외에도 부동산 중개업체들의 매물도 중개하고 있다. 이는 중개업체들과의 경쟁이 아닌 상생하는 플랫폼임을 강조하고 있는 결과이다.
 
오픈도어를 통해 중개업체의 부동산이 거래가 성사되면 중개사는 매매가격의 약 1% 정도만 오픈도어에 지급하면 된다. 중개 수수료가 평균 6%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저렴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오픈도어는 현재 미국 내 20여 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AI 알고리즘을 더욱 고도화하여 매도자와 오픈도어 모두가 더 윈윈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에 따른 다양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금융상품 연계, 부동산 보험, 인테리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연계해 나갈 예정이다.


위워크의 단점을 해결한 공유오피스 ‘인더스트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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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오피스의 대명사는 '위워크(WeWork)'라고 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기업가치를 56조 원으로 평가해 추가로 투자한 바 있고, 골드만삭스는 기업가치를 무려 78조 원으로 평가해 곧 상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8월 위워크는 IPO를 공개한 후 불과 몇 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반토막이 나버렸다.

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영업 손실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위워크는 매해 공유오피스를 늘릴수록 손실만 키우고 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는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B2B 부동산 시장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위워크 역시 불경기의 불안정성과 부동산 리스크를 그대로 안고 있다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위워크 사업모델의 단점을 극복하고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공유오피스 업체가 있다.

바로 공유오피스 계의 ‘빅5’로 꼽히고 있는 '인더스트리어스(Industrious)'이다.

위워크와 다른 인더스트리어스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오피스 재임대 방식이 아닌 건물주와 파트너십을 맺어 공유오피스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즉,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무실의 형태는 비슷하지만, 공유오피스를 구축하는 방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위워크는 모든 공유오피스의 구축과 운영을 다 맡지만, 인더스트리어스는 공유오피스의 구축을 건물주에게 맡기고 자신은 운영을 맡아 매출의 일부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실제로 인더스트리어스는 공유오피스 매출의 약 5~7% 정도만 가져가고 있다. 또한 해당 건물에 초과수익이 발생하면 러닝 개런티 조항에 따라 추가로 30~50%를 더 챙긴다.
 
따라서 위워크가 리스크와 수익을 전부 다 떠안은 방식이라면 인더스트리어스는 리스크와 수익을 건물주와 서로 나눠 분산함으로 불경기의 불안정성과 부동산 리스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사업모델이다.

인더스트리어스의 CEO 제이미 호다리의 말에 따르면 “우리 건물주들은 기존 임대방식보다 30% 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경우가 많아 모두가 윈윈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물주와의 협업 모델 덕분에 인더스트리어스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약을 맺어 공유오피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에퀴녹스 호텔, 대형 쇼핑몰 등과 협업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공유오피스들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물론 앞으로 공유오피스 시장은 위워크가 선도해 가리라고 예상된다.

그러나 공유오피스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위워크는 돈을 잃고 인더스트리어스는 돈을 버는 일이 반복될 것 같다. 리스크를 줄이고 최대한 실속을 챙기는 것이 더 좋은 사업모델이 아닐까?


부동산 중개사 없이 거래하다 ‘리얼리’

스마트폰이 몰고 온 혁신은 실로 대단하다.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종이 신문이 사라지고, 손가락 터치만으로 물건이 배송되며, 모든 정보와 거래가 손바닥 안에서 이루어지는 세상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발견한다.

이른바 O2O(Offline to Online) 비즈니스 즉, 오프라인 영역의 비즈니스가 온라인을 통해 더욱 활성화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에어비앤비이다.

O2O 비즈니스 모델은 흔히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개인 간 거래를 돕는 P2P 중개 비즈니스인 경우가 많다. 최근에 미국에서 출시된 이 앱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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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개하는 이 앱의 이름은 '리얼리(Reali)'다. 리얼리는 부동산 중개를 넘어 부동산 거래를 돕는 스마트폰 앱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부동산 거래는 부동산 중개사들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 영역도 O2O 비즈니스 대상인 점은 분명해 보인다.

리얼리는 그동안 부동산 중개사가 할 수밖에 없었던 부동산 거래 과정을 모두를 일괄 진행한다.

앱을 통해 매물 확인부터 가격 협상과 계약서 작성까지 모든 과정을 다 진행하게 된다. 리얼리의 부동산 거래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사용자는 먼저 앱을 통해 담보대출 승인 요청서를 보낸다. 리얼리가 이를 승인하면 사용자는 앱에서 자신이 원하는 집을 검색할 수 있다.

앱은 이 검색 시스템을 '온 디맨드 오픈 하우스(On-demand Open House)'라고 이름을 지었다.

사용자는 선택한 집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 날짜를 예약하고 그 시간에 맞춰 집을 직접 방문한다. 집은 부동산 중개사나 집주인의 도움 없이도 사용자가 직접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는 집 내부 곳곳에 배치된 블루투스 비콘 덕분에 가능하다. 사용자는 집을 직접 구경하고 앱에서 직접 리뷰를 남길 수도 있다.

이후 매물의 거래도 앱은 직접 지원한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가격 협상을 오픈된 환경에서 직접 진행하며, 지속적인 대화를 끌어내 계약까지 성사시킨다.

하나의 매물에 구매자가 다수일 경우에는 구매자들 간의 가격 경쟁에 의해 최종 결정된다. 그렇다면 리얼리의 수수료는 얼마나 될까?

판매자는 거래 금액의 4%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점은 거래가 성사되면 구매자에게 2.5%의 수수료를 다시 캐시백 해준다는 점이다.

판매자에게는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구매자에게 현금을 다시 돌려주는 시스템이 매우 독특해 보인다. 이 점은 분명 구매자들에게는 큰 이점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리얼리의 앱 서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 지역을 점점 더 확대할 예정이다.
 
과연 이 앱이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