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Tech Issue 02 - 자연소재로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하다_세상을 바꾸는 ‘착한 용기’ 기술

Tech Issue 02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 및 해외 유망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주)스페이스점프와 협력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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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민 대표
(주)스페이스점프


지금 전 세계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서야 세계 각국은 친환경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있다.
 
많은 국가가 식음료 매장에서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일반 사람들도 플라스틱의 문제를 조금씩 인식하고 있다.

이제 많은 사람이 친환경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과 함께 친환경 용기와 포장재 등 관련 산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문제는 우리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물론 당장 플라스틱을 없앨 수는 없다.

플라스틱의 소비와 쓰레기를 모두 줄이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며,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도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2018년 10월 미국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의 절반을 지배하고 있는 유통 공룡기업 아마존은 ‘클로즈드 루프 펀드’에 1천만 달러(약 118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클로즈드 루프는 지속가능한 순환 경제 발전에 투자하는 투자플랫폼으로 주로 친환경 포장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아마존뿐 아니라 코카콜라, 월마트, 유니레버 등도 최근 클로즈드 루프 펀드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렇듯 세계는 지금 플라스틱과 전쟁을 선포했고, 보다 환경친화적인 제품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친환경 포장 용기는 기존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하는 재료가 그 중심에 있다. 즉 자연소재로 만들어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과 같은 재료들이 대표적이다.

자연소재로 만들어 잘 분해되는 친환경 포장 용기를 개발하기 위해 그 원료로 가장 먼저 주목받았던 것은 바로 옥수수이다.

옥수수를 이용해 만들어진 포장 용기들은 자연 그대로 분해되어 친환경적이지만, 우리의 주 식량원을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재료 확보에도 한계가 있었다.


바이오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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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품이 아니라 버려지는 농업폐기물을 활용해 플라스틱을 생산하여 제품을 만드는 곳이 등장했다.

멕시코 친환경 기업 '바이오파세(Biofase)'가 그 주인공이다. 아보카도 씨앗을 원료로 일회용 포크와 나이프, 빨대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멕시코는 아보카도의 주요 생산국이자 소비국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 유통되는 아보카도의 절반 정도가 멕시코에서 생산된다.

바이오파세는 버려지는 아보카도 씨앗을 모아 분쇄한 뒤 가공해 친환경 일회용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 회사가 판매 중인 포크는 한화로 개당 약 690원, 빨대는 330원 정도 된다.

이 회사의 창립자 ‘스콧 문기아’는 아보카도 씨앗과 옥수수의 분자 구조가 비슷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아보카도 씨앗 플라스틱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씨앗으로 만든 일회용품은 일반 플라스틱 식기들처럼 가볍고 종이로 만든 일회용품과 달리 뜨거운 물에도 강하고 완전히 자연분해가 된다.

바이오파세는 “농업 관련 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들을 분류해 비료로 만들거나 재가공해 친환경적인 물건을 만드는 게 우리 일”이라고 밝혔다.


에코베이티브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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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쓰는 스티로폼 역시 지구를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버섯의 균사체를 이용해 스티로폼과 유사한 포장용기를 개발한 기업이 있다.
 
바로 미국의 '에코베이티브 디자인(Ecovative Design)'이다. 균사체란 버섯이 생존하기 위해 영양을 흡수하는 기관을 일컫는다.

일반적인 스티로폼이 석유에서 나온 원료를 공장에서 열을 가해 팽창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면, 에코베이티브의 버섯 스티로폼은 균사체를 농업폐기물이나 나무 부스러기에 배양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균사체가 농업폐기물들을 섭취하면서 혼합물 사이에 틈을 메워 만들어지는 완충재는 가볍고 튼튼할 뿐만 아니라 불에도 잘 타지 않는다.

자연소재를 이용해 사용 후에도 그대로 분해된다. 실제로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와 PC 제조업체 델이 바로 이 회사의 패키징을 활용해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오리진 머티리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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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 용기 중 하나인 생수병은 바로 PET라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PET 역시 석유로부터 만들어지는데, 폐목재나 펄프 소재를 이용하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오리진 머티리얼스(Origin Materials)’는 폐목재와 펄프 소재를 이용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들었다.

이는 미생물을 이용해 폐목재와 같은 바이오매스를 PET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기존 기술들이 생수병 1개당 30% 정도를 바이오 PET로 만들 수 있지만, 오리진 머티리얼스는 100% 바이오 PET 소재의 생수병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오리진 머티리얼스의 프로젝트는 2017년부터 세계 최대의 생수 회사 다농과 네슬레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NaturAll Bottle Alliance라는 협력체를 결성하고 100% 바이오 PET로 만든 생수병을 2022년까지 매장에 진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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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구매에 있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사람이 제품에 비해 과하게 큰 박스나 포장재를 처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유통의 선두주자인 ‘아마존’은 10년 전부터 일부 제품에 한해 'Frustration Free Packaging'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방식은 아마존이 수천 개의 제조업체와 직접 협력하여 패키징을 재설계하는 것으로, 포장한 제품은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 제도를 론칭한 후 지금까지 약 5억 개의 제품에 적용했고, 약 244,000톤 이상의 포장재 쓰레기를 줄였다고 발표했다.

과잉 포장은 제품을 잘 보호할 수는 있어도 환경보호에는 악영향을 미친다.

소비자 만족을 위해 과하게 제품을 보호하는 관행을 버리고 이제 우리도 환경을 위한 심플한 패키징을 지향해야 할 때가 됐다.
 
아마존의 사례처럼 이제 우리나라도 유통 대기업들이 먼저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템퍼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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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템퍼팩(TemperPack)'도 아마존처럼 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식품이나 의약품처럼 온도 유지가 중요한 제품들을 배송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포장 용기 '클라이마셀(ClimaCell)'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겉보기에는 종이 박스와 유사하지만, 포장 재질에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 무려 80시간 동안 온도 유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한마디로 이 박스 하나면 온도 유지 등을 위한 다른 포장재가 필요 없게 된다.

클라이마셀은 에코베이티브 디자인의 패키징과 같이 기존 아이스박스와 같은 스티로폼 패키지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패키징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클라이마셀의 기술은 현재 미국에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고, 2018년 9월 미국 식자재 배송업체 헬로프레쉬와 배송박스로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미국의 약국 체인 2곳도 2018년 말 이 패키지를 채택하기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