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 5G 원격제어 기술과 융복합 산업
글. 박강순 팀장
LG유플러스 융복합사업팀
5G 통신은 단지 속도가 빠른 통신이 아닌 기존 산업을 고도화 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마중물이다.
그중 초저지연 기술은 스마트 팩토리, 건설, 물류 등 산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초저지연 기술을 활용한 원격제어 서비스의 특징과 산업동향에 대해 살펴본다.
융복합 산업의 촉진제 5G 통신
영화 어벤져스, 킹스맨 등 SF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 중 하나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여러 사람이 홀로그램 같은 실감미디어를 통해 마치 한 장소에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장면이다.
현재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는 가능하지만, 대용량의 실감미디어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5G 통신에서는 기존 LTE 대비 통신 속도를 높이는 것 외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들과 융합하여 데이터의 분석 및 예측을 통해 원격제어, 자율주행 등과 같은 고도화된 융복합 산업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산업 초기에는 대용량 미디어(VR, AR)와 같은 서비스가 유행할 것이나, 통신과 각 산업영역의 IT기술이 고도화되면 초저지연 특성을 반영한 원격제어, 자율주행과 같은 서비스가 나올 것이다.
5G 표준 및 기술동향
5G 표준은 2018년 6월 15일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 제80차 기술총회에서 Release-15 규격을 완료했다.
3GPP에서는 5G 표준화 일정을 논의하면서 초기 서비스 모바일 브로드밴드가 포함된 1단계와 Mission Critical 영역이 포함된 2단계를 통해서 IMT-2020 규격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통신 산업계의 요청에 의해서 현재 5G 통신으로 서비스중인 비단독모드(Non-Stand Alone, 이하 NSA)을 1단계에 추가하게 되었다.
NSA는 4G 코어(EPC) 네트워크에 5G 액세스 망 장비를 연결하는 것으로 결국 단독모드(Stand Alone, 이하 SA)로 진화해야 하는 중간 단계적인 네트워크이다.
NSA를 요구하게 된 주요 이유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 올림픽 등 국가별 중요 이벤트와 미국의 주요 통신사의 요청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8년 12월 1일 세계 첫 5G 상용화 서비스를 실시하였고, 2019년 3월 세계 첫 스마트폰을 출시하여 모바일 5G 서비스를 개시했다.
실시간 원격제어 서비스는 Rel-16 표준의 초신뢰성 저지연 통신(uRLLC, Ultra-reliable and Low Latency Communication) 기술로 네트워크 간 지연속도 1㎳ 및 고신뢰성을 포함하는 속성을 가진다.
5G 원격제어 산업 동향
현재 5G 통신을 상용화한 국가가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MWC, CES 등의 주요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기업에서 원격제어 관련 서비스를 전시하였다.
특히 중장비 제어, 스마트항만 분야에서 진행하고 있는 실증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마트 건설: 중장비·드론 원격제어
스마트 건설은 작업자의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고가의 장비 운용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원격제어 기술을 활용해 개발하고 있다.
일본의 건설 기계 전문회사 고마츠는 NTT 도코모, 엔비디아와 제휴하여 'KomConnect'라는 스마트 건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구성 내용은 드론으로 촬영한 공사지역의 3D 촬영 영상을 CAD 자동 모델링하여 설계도로 변환한 다음 플랫폼을 통해 작업량과 공정표를 산출하여 원격제어 중장비로 시공하고 드론 비행을 통해 일별 시공관리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드론의 무인 비행 관제와 대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전송이 필요하고 영상 데이터를 도면, 시공관리 데이터로 변환해 주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중장비 원격제어는 작업계획에 따른 실시간 작업지시 내용이 원격제어 센터와 연동되어 원격조정 작업자가 계획된 작업량에 맞추어 Machine Guide에 따라 안전하게 작업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5월 국방부 과제로 ‘5G 통신을 활용한 군공병대 중장비 원격제어’ 사업을 시작하여 2018년 9월 대한민국방위산업전에서 실내 전시장의 원격조작실과 야외전시장에 배치한 지뢰탐지·제거 원격제어 굴삭기를 전시하였고, 2020년 4월까지 군 운용성 검증을 통해 공병대의 지뢰 제거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두산인프라코어와 스마트 건설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5G 통신 기반 스마트 원격제어 굴삭기를 개발하여 2018년 11월 중국 상해 바우마 전시회에서 한국과 중국 간 굴삭기 원격제어를 시연했고, 2019년 4월 독일 뮌헨 바우마 전시회에서는 세계 최초 5G 상용망을 기반으로 뮌헨 전시회장과 한국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사업장 간 약 8,500㎞ 거리에서 실시간 굴삭기 원격제어를 시연했다.
원격제어 굴삭기 시스템은 그림 2와 같이 작업자가 멀티 모니터를 보며 작업을 수행하는 조종석 파트와 원격 굴삭기 파트로 구분된다.
굴삭기에 장착된 복수의 카메라는 저지연 영상처리 시스템을 거쳐 5G 통신모뎀으로 영상 데이터를 전송한다.
5G 기지국을 통해 수신된 데이터는 5G 코어 장비와 전용선을 통해 조종석 파트 시스템으로 전송되며, 각각의 카메라에서 촬영된 영상 및 조정 관련 데이터가 포트에 연결된다.
스마트 항만: 항만크레인 원격제어
항만 산업은 육상, 해상 물류의 기점으로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산업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과 수입이 많은 국가에서는 항만이 경제의 동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 이미 대형 운송 허브와 물류센터로 변모하고 있다.
스마트 항만 산업은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 5G의 핵심 산업으로 수년 전부터 다양한 실증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고, 비교적 5G 통신의 상용화가 늦게 예정되어 있는 유럽에서도 스마트 항만과 관련한 실증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중 이탈리아의 리보르노 항만 프로젝트는 미래 5G 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위해 2017년부터 항만의 모든 시설을 센서를 통해 지능화 및 디지털화하고 있다.
리보르노 항은 유럽의 물류 허브 중 하나로 유럽 2위 규모의 유류 저장고가 있고, 자동차 수출입 선박, 컨테이너선, 유람선, 개인 요트까지 수많은 배들이 정박하는 항구이다.
항구 내 육상 또한 각종 물류 차량과 위험물 운반차들이 운행 중으로 많은 위험 요인이 산재해 있다.
EU와 이탈리아 투스카니 주 정부, 대학, 출연연구소,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 에릭슨 등의 지역 기업이 리보르노 항만을 종합 관제하는 시범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현재 항만의 대부분 지역을 3D 맵으로 구현하여 위험 지역을 구분하여 출입제한 및 실시간 통제를 실시 중이고, 물류 차량과 컨테이너에 RFID를 장착하여 빅데이터 처리를 통해 관제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향후 5G 통신망 구축이 완료되면 AR 기반의 관제와 선박의 위성통신을 항구 인접시 5G 통신으로 대체하여 관제하려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 항만과 관련해 5G를 활용한 항만 크레인 원격제어 실증이 일부 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항만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운영되며 바쁘지 않은 시간대에도 새로운 화물이 어떤 적재 블록의 크레인에 배정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크레인에 인력이 배치되어 대기시간이 길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
또한 항만 야적장은 크레인, 트럭 등 대형 중장비들과 대형 컨테이너들이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공간으로, 크레인기사 교대 근무를 위한 인력 이동 시 많은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항만 야적장의 크레인을 원격제어 시스템으로 운영하면 화물 하역 트래픽에 따라서 시간대별로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며, 교대 근무를 위해 사람이 야적장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안전사고 문제도 예방하여 항만 운영사들의 요구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 항만의 야적장에서 활용되는 RTGC(Rubber Tire Gantry Crane)에는 원격제어를 위한 통신용 광케이블이 연동되어 있지 않고, 원격제어 시스템 구축을 위해 24시간 365일 운영하는 항만 야적장에 광케이블을 매설하는 것은 높은 관로 공사비용뿐 아니라 많은 기회비용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야적장 크레인 원격제어 시스템을 5G 통신으로 무선화하면 기존 유인으로 운영되던 모든 항만에 별도의 광케이블 관로공사를 할 필요 없이 원격제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여, 국내 항만 물류 전반의 운영 효율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
최근 건설된 일부 항만의 야적장에서는 RMGC(Rail Mounted Gantry Crane)에 광케이블을 연동하여 원격제어를 하고 있으나, 이 경우에는 크레인이 적재 블록을 자유롭게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화물 트래픽이 몰리는 적재 블록으로 크레인을 이동시키는 탄력적 운영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5G 통신으로 항만 크레인 원격제어 시스템을 무선화한다면, 기존 유인 크레인뿐 아니라 향후 물류 시스템과도 연결하여 새로운 항만 물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중장비, 드론, 농업 장비 원격제어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산 항만에 5G 항만 크레인 원격제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무인 항만 크레인은 자동화 시스템과 원격제어 시스템의 조합으로 운영된다.
크레인의 기본적인 움직임(갠트리 주행, 트롤리 횡행, 스프레더 호이스팅)은 자동으로 운행되고, 자동화로 구현이 어려운 외부 트럭에 컨테이너를 정확하게 랜딩시키는 동작에서 원격제어를 활용하며, 위험물이나 특이사항 발생 시에는 모든 움직임을 원격제어로 수행한다.
5G를 통한 융복합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
5G 통신은 4G 대비 약 1.5~2배의 구축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구축 초기에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받을 수 있는 요금이 제한적일 것이고, 5G 특성에 적합한 B2B 시장은 늦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서 5G 통신은 혈관과 같은 필수 요소로 우리나라 산업 전반을 한 차례 더 도약시킬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4G 통신이 사람 간의 연결성을 촉발했다면 5G는 사물과 사물, 공간과 공간의 연결성을 촉발할 것이다.
국내 통신사의 5G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현재 가장 앞선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연관 산업이 같이 고도화되지 않는다면 그 효용을 다 사용하지 못하는 과잉 투자로 전락할 것이다.
5G를 활용한 산업의 효용은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것으로 막연한 두려움과 우려로 인해 기존 산업 적용에 주저함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여러 산업군의 기업부터 사회 시스템을 준비하는 정부, 실험적인 연구를 통해 인재를 배출하는 학계까지 5G 통신을 어떻게 잘 활용하여 미래를 준비할 것인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