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5G와 초실감 라이프 스타일
글. 김민석 팀장
정보통신산업진흥원
5G 환경에서의 VR·AR 콘텐츠는 보고 듣는 콘텐츠가 아니라 행동하고 반응하는 콘텐츠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변화할 것이므로 이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VR·AR 콘텐츠와 일상생활 전반의 서비스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
5G와 VR 기술의 만남
가상현실 기술은 가상의 공간이나 사물을 몰입감 있게 제공하여 사실감이 극대화된 경험을 체험하도록 하는 기술로 전 세계 가상현실 시장은 연평균 77.8% 성장하여 2023년에는 3,42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사실감 있는 VR 콘텐츠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고사양 PC와 유선으로 연결된 헤드셋을 착용해야 했고 무선 VR 헤드셋을 사용하면 사실감이 낮은 저화질과 낮은 프레임 레이트, 어지러움 유발 등의 한계가 있었다.
올해 5월 출시된 5G 이동통신은 4G보다 20배 빠른 초당 20GB의 데이터를 전송하고 각 데이터를 전송할 때의 응답속도 또한 4G보다 10배 빠른 1㎳의 서비스를 시속 500㎞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고성능 PC에 유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초당 20GB 속도의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된 고성능 클라우드 컴퓨터에서 초고화질인 8K급의 영상도 끊김없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단순히 선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WiFi 접속이 되지 않는 실외나 차량 이동 중에도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감상하거나 쇼핑을 할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현실화 되는 5G VR·AR 쇼핑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등 전 세계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자사의 쇼핑몰에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기술 적용을 시도해 오고 있다.
이베이는 2016 년 5월, 호주 백화점 마이어(Myer)와 협력하여 사용자가 삼성 '기어VR' 등의 VR 헤드셋을 착용하여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것처럼 제품을 구매하고 체험하는 세계 최초 VR백화점을 구축하고 8,000여 점의 상품을 실시간 판매하였다.
아마존은 2018년 6월 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를 착용하고 의류 착용 및 장바구니 담기 등 몰입형 쇼핑을 체험할 수 있는 VR 키오스크를 온라인과 인도 전역의 쇼핑몰에서 시연했다.
또한 '알렉사(Alexa)'를 탑재하여 카메라로 전신 의상을 비추면 스타일 체크, 데일리 룩 추천 기능을 제공하는 AI 스타일리스트 '에코룩(Echo Look)'도 출시하였다.
AR 기술을 적용한 오프라인 쇼핑 시도도 활발하다.
미국 패션브랜드 게스와 알리바바는 AR과 AI를 활용하여 타오바오 ID 카드로 팝업스토어에 입장하면 스마트 미러를 통해 의류 조회 및 AI 추천, AR로 의류착장이 가능한 팝업 스토어 ‘패션 AI 컨셉 스토어’를 중국 13개 지역에 개점하였다.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는 2,000여 개 가구를 배치하려는 실내 공간 크기에 따라 자동으로 비율을 조절하고 배치한 가구의 사진을 저장 및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AR 앱 ‘이케아 플레이스(iKEA Place)’를 구매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집에서 보는 VR 공연과 스포츠의 5G 중계방송
시공간적 제약이 많은 여가활동인 공연, 스포츠 이벤트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지방 거주자는 관람이 쉽지 않은데, 5G와 VR 기술을 적용하면 문화생활을 편리하고 현장감 있게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프로야구 경기를 12K 파노라마 영상으로 중계해 마치 현장에서 야구장 전체 전경을 보는것 같은 느낌을 제공하는 ‘5GX 프로야구’를 출시하였고,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도 NBA 프로농구팀 새크라멘토 킹스(Sacramento Kings)의 경기를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360도 VR 영상을 통해 현장에서 관람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태양의서커스’ 등의 공연을 UHD급 화질의 몰입감 있는 VR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볼륨 메트릭 스튜디오를 구축하여 한류 아이돌의 A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미리 가보는 세계 VR 여행
여행도 5G 시대를 맞아 크게 변화되는 라이프 스타일 분야로 전 세계 주요 도시와 박물관 등을 VR로 미리 체험해 볼 수도 있다.
런던시는 주요 랜드마크를 VR로 몰입감 있게 체험할 수 있는 ‘런던 버추얼 투어’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자연사박물관, 영국 자연사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이라크 국립박물관 등 각국의 대표 박물관도 고품질 V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여행지의 숙소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데 숙소 중개기업 에어비앤비는 VR을 적용하여 예약한 숙소를 미리 보여주고 현지에 도착하면 현관 잠금장치 등의 사용법을 AR로 제공하는 등 예약한 숙소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VRBNB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전 세계 주요 호텔 체인도 VR 객실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G와 VR로 실현하는 부동산 거래와 가상 부동산 임대
VR 기업 매터포트(Matterport), 시어블(Seeable)의 360도 VR 기술을 사용하면 집안 전체를 현장감 있게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데 미국 부동산 중개 서비스 알트만 브라더즈(Altman Brothers)는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비버리힐즈의 고급 주택을 360도 VR 영상으로 제공하여 부동산 매물 중개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가상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북미 최대의 비대면 주택 중개업체 이엑스피 리얼티(eXp Realty)는 약 1만여 명의 공인중개사가 VR사무공간 'eXp World'에 접속해 근무하고 있으며 중개, 상담, 중개사 교육 등 일체 업무를 가상공간에서만 진행하는데 2018년 상반기 시가총액 10억 달러로 나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 마크 스페이스(Mark.Space), 미국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도 사무실, 오프라인 매장과 VR·AR,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로운 가상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발전방향
디지털콘텐츠는 시각 중심의 정보를 고정된 PC 모니터를 통해 이용하는 것이고 모바일 콘텐츠 역시 이동성이 확장되긴 하였지만 휴대폰 화면을 통해 보이는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VR·AR 콘텐츠도 몰입감을 통해 사실감이 강화되었지만 VR·AR 헤드셋에 보이는 화면을 이용하는 것이었다면, 5G 환경에서의 VR·AR 콘텐츠는 보고 듣는 콘텐츠가 아니라 행동하고 반응하는 콘텐츠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일상의 대부분을 가상현실로 체험 또는 처리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게임 등 콘텐츠 중심의 VR·AR 시장은 5G 환경에서는 VR·AR 서비스로 발전할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VR·AR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되어 이를 기회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VR·AR 콘텐츠와 차별화된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서비스 발굴에 국가적으로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