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3

03 - 5G 시대의 게임 산업_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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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자연 연구원
산업연구원


5G 시대에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산업은 고용량 데이터를 빠른 시간 안에 지연없이 전달해야 하는 게임 산업이 될 것이며, 특히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의 스트리밍 게임이 발전할 것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5G 발전 기반을 클라우드 산업으로 지목하고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5G 시대가 개막되면서 다양한 융합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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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우리 정부가 발표한 ‘5G+전략’에 따르면 2022년 5G로 개방되는 연관시장은 275조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연평균 44% 성장하여 2026년에는 1,161조 원으로 4.2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융합 서비스 분야 가운데 게임, 영화, 광고, VR·AR 기술을 활용하는 콘텐츠인 실감형 콘텐츠 분야는 2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미디어 산업은 5G가 제공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기능 덕분에 2028년 4,200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해 향후 10년 이내에 두 배 이상 성장하게 될 것이다.

5G의 혁신적 영향은 단순히 강화된 모바일 미디어를 훨씬 능가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새로운 몰입형·대화형 경험으로 상당히 많은 산업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특히 영화, 게임, 음악, 광고, VR, AR 모두 5G의 특징인 초저지연 등으로 인해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5G의 가장 장점으로 불리는 초저지연은 기존의 LTE에 비해 데이터 전송 지연이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사람의 신경반응 속도와 유사한 정도의 속도이다.

따라서 4G 네트워크의 한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VR·AR, 클라우드 스트리밍 등 초고속·초저지연을 동시에 요구하는 서비스 영역이 5G 네트워크 시대가 열림에 따라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VR 게임을 할 때 VR 콘텐츠가 현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데이터 지연이 발생하여 사용자의 몰입도가 떨어지고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초저지연이 가능한 5G 환경에서는 이러한 단점없이 사용자의 몰입도를 높이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게임 유저가 화면에 표시되는 지시사항대로 움직였을 때 화면도 빠르게 이동하면서 화면이 끊어지는 이른바 ‘렉’ 현상이 줄어들어 어지럼증 같은 불편함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이러한 최대 단점이 극복되면 소비자 시장 규모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또한 5G는 현재의 미디어를 ‘실감형’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되어 게임 사용자는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오감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게임 산업은 5G 혁신의 선두에 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AR 게임은 2028년까지 5G AR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빠른 응답성과 고해상도 실시간 스트리밍이 모바일 클라우드 게임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AR과 클라우드 게임을 포함한 전체 5G 모바일 게임 매출은 2028년 연간 1,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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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면 음악 스트리밍처럼 다운받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의 게임이 발전할 것이다.

올해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MWC) 2019' 현장에서 글로벌 게임 업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클라우드 게임을 시연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Project xCloud'를 발표했고, 화웨이의 경우 클라우드 플랫폼인 '클라우드 X', 노키아도 클라우드 기반의 VR 게임을 시연했다.

게임회사인 HTC도 5G 허브를 통해 클라우드로 VR 게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MWC 2019에서도 대부분의 기업이 5G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중국 1위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은 클라우드를 활용한 5G 실감형·몰입형 서비스를 대거 전시하고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VR·AR 기반 농구 경기와 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5G 서비스와 콘텐츠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Project xCloud는 전 세계 140개국 54개 지역에 분포된 애저(Azure) 서버를 통해 운영되는 프로젝트로 최근 알파 버전을 배포했으며, 2019년 6월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01에서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xCloud’를 시범 운영하였다.
 
이번에 제공한 체험 버전은 가장 가까운 ‘애저 데이터 센터’가 640㎞ 이상 떨어져 있고, 현장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로 플레이를 했음에도 지연 시간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정도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한 Xbox One 콘솔 유저를 위한 서비스 ‘콘솔 스트리밍’을 발표하였다.
 
Xbox One 콘솔 자체가 데이터센터가 되는 것으로 유저는 PC,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에서 자신의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콘솔 스트리밍 덕분에 더욱 가까워진 데이터센터로 지연 시간도 단축하고, Xbox One 하드웨어 자체의 가치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클라우드 플랫폼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목하는 세대 교체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최대 플랫폼 기업인 구글 역시 2019년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게임 개발자회의에서 웹(크롬) 기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STADIA)'를 공개하여 주목받고 있다.

E3 2019에서 ‘마블 어벤져스’ 등 다수의 게임이 스태디아를 게임 플랫폼으로 별도 표기하며 플랫폼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태디아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구글 그 자체이다. 구글은 다수의 데이터센터는 물론 플랫폼으로서 클라우드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와 결합하여 ‘보는’ 게임 산업까지 구글만의 플랫폼을 넓히게 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이외에도 현재 클라우드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EA Games와 블리자드(Blizzard)도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게임 콘텐츠를 클라우드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게임 업체는 이미 IP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로 금방 이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사용자의 기대치가 높다.

일본의 게임 배급사 캡콤 또한 2018년 5월, ‘바이오하자드 7: 레지던트 이블’의 클라우드 버전을 공개하면서 게임을 따로 설치하지 않고 언제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게임 산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저사양의 기기에서도 고사양 게임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5G가 접목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CPU, GPU, 메모리 등 주요 하드웨어의 성능을 클라우드 메인 서버를 통해 확장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고성능의 PC가 필요한 게임이지만, 클라우드를 활용할 경우 고가의 PC 없이 구현이 가능하다.

또 향후 5년 내에는 PC,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별로 구분되어 있는 게임 생태계가 플랫폼과 무관하게 온라인 스트리밍 형식으로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콘솔 기기 보유자는 약 2억 5,000만 명인데 비해 인터넷 사용자는 수십억 명에 달한다.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통해 게임 산업이 더욱 확장될 수 있다.

IBM은 클라우드 게임 산업은 생각보다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e스포츠 팬들이 세계 곳곳에 존재하고 있으며, e스포츠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e스포츠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실제 게이머뿐만 아니라 관중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게임 콘텐츠를 서비스 형태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포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커다란 수요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클라우드 게이밍의 장점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5G로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가 제공되면 새로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클라우드 게임과 같은 네트워크 의존적인 게임의 가입 모델이 현재와는 다른 형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즉 게임과 기타 콘텐츠 소비 구조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클라우드 게이밍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을 즐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게임 콘텐츠를 완전히 ‘구매(소유)’하여 PC나 콘솔 등에 설치하고 게임을 실행하거나, 스팀 같은 게임 플랫폼에서 다운로드 이후 설치해야만 했지만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즐기면 이러한 과정이 모두 생략된다.
 
게임을 다운로드하거나 설치하는 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이용자는 서비스에 접속해 계정 정보를 입력하고 원하는 게임을 선택하면 거의 즉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되면 사용자의 게임 구매 방식은 클라우드 ‘이용료’, ‘구독료’ 지불 등으로 전환될 것이다.

즉, 사용자는 클라우드 서버에 가입하고 매월 혹은 일정기간 동안의 요금을 지불하는 형식의 콘텐츠 구매 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이처럼 별도의 기기 구매 없이 이용료만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게임 개발사의 입장에서 보면, 월 이용료를 유통사와 개발사가 나눠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고품질의 콘텐츠 개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클라우드 VR 게임의 한계와 극복 방안

5G로 나타나는 클라우드 게임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플랫폼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클라우드 게이밍의 변수는 사용자와 클라우드 센터와의 거리이다.
 
데이터 전달 속도도 매우 중요하지만 클라우드 센터와 멀리 떨어지면 많은 중계 장치를 거치면서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연을 없애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센터를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구축해야 한다.

또한 VR·AR 기기의 경량화와 완성도가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게임을 오래,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는 기기가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까지 발전해야 하지만 여전히 컴퓨터와 기기가 연결되고 있어 활동에 제약이 있고, 기기가 무거워 오래 사용하기 힘들다.

VR 게임은 5G 시대의 핵심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처럼 아직 관련 기기 산업이 성장하지 못해 콘텐츠 개발 역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5G로 클라우드 기반 게임이 급성장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게임상에서 여러 명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경우 스트리밍 게임이 오류 없이 재생될지에 대한 기술적 의문이 존재한다.

클라우드 게임을 제작하고 제공하는 업체는 ‘확장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인원들이 동시에 접속하고 서버와 통신을 주고받기 시작할 때 최대한 빨리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IBM 클라우드, AWS 등 다양한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이 확장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솔루션 관리 업체인 ‘베스핀글로벌’이 진행한 ‘2019 State of Cloud Adoption in Korea: 국내 클라우드 도입의 현주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멀티 클라우드 분야에서의 활용 범위는 게임 업종이 8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향후 클라우드 게임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규제와 제약으로 클라우드 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은 5G 발전의 기반을 클라우드 산업으로 지목하고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xColud와 구글의 스태디아 모두 올해 안에 국내 테스트나 정식 서비스가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지난 3월 LG유플러스가 상반기 내 지포스 나우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으나 현재 한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 중이거나 예정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없다. e스포츠 강국의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 산업은 게임 플레이어, 네트워크 기술자, 데이터 센터 등과 밀접하게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5G 상용화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나라이다. 인터넷 연결 속도가 가장 중요한 게임 산업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유리한 조건을 기반으로 데이터 센터와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여 e스포츠 강국의 지위를 지속해야 하겠다.
 


01 매년 미국에서 개최하는 비디오 게임 관련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