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 한국형 Digital Transformation 실현 전략 국회 정책토론회 개최
지난 6월 28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형 Digital Transformation 실현 전략 정책토론회가 개최되었다.
국회 4차 산업혁명포럼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가 주최한 본 토론회는 국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현황을 점검하고 다양한 관점에서의 전략을 논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행사를 주최한 국회 4차 산업혁명포럼 공동대표인 송희경(자유한국당), 박경미(더불어민주당), 신용현(바른미래당) 의원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대전환을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그 실천전략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공동주최기관인 산기협 마창환 상임부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응하는 기업이 새 시장에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업종 간 비즈니스 표준화, 플랫폼화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역량이 미흡하지만 산업 현장의 다양한 논의와 분석을 통해 답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는 주제별 전문가 발제와 패널토론으로 진행되었다.
디지털 시대 기업의 생존전략
우리 기업의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스마트 팩토리 생태계 조성과 스마트 서비스 확산을 위한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김학용 교수(순천향대학교)
4차 산업혁명은 IoT, 빅데이터, AI와 같은 디지털 기술에 의해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이 실현되어 전 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것으로,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고 새로운 가치의 발굴이 일어나는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은 ‘연결’에서 시작되며, 연결을 통해 데이터와 고객가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이 나올 수 있다.
DX 시대 비즈니스 패러다임 변화는 생산방식의 변화, 인터넷을 통한 제품과 서비스와의 연결, 매출 발생 채널의 다변화, 수익 모델의 다변화 등을 통해 진행된다.
생산방식의 변화로 자동화된 스마트 팩토리에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일자리 감소 문제 및 ICT 역량 차이에 따른 기업 간 격차가 확대된다.
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됨에 따라 제품의 판매방식이 일시불 판매에서 서비스로 전환되고 제품판매와 서비스가 융합된 교차판매가 보편화된다.
매출 발생 채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 IoT 디바이스 등으로 다변화된다.
수익 모델은 제품을 구매할 때뿐만 아니라 이용할 때도 발생하고, 비용 지불 주체도 제품 이용자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도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공정 자동화를 위한 노력은 기울이지만 제품 서비스화나 융합에 대한 고민은 아직 부족하다.
스마트 팩토리 활성화를 위해서는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독일은 정부 지원을 받은 대기업이 생태계 조성의 중심이 되어 자국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자를 육성하고 협력사의 디지털 전환을 다시 지원하는 선순환을 구축했다.
우리도 국내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자 육성 및 협력사·제휴사들의 디지털 전환 지원을 위해 정부 지원을 받은 대기업을 통한 스마트 팩토리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상품 기획, 수익 모델, 사업화 전략 자문 지원과 디바이스 제조사와 서비스 기업 간 협력과 상생을 통한 서비스 생태계 조성도 필요하다.
스마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서비스 유형별 및 사용자별 차등화된 개인정보 이용 허용 등이 요구된다.
대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 사례
데이터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운영자의 노하우, 경험과 융합했을 때 가장 좋은 운영시스템이 완성된다.
김기수 상무(포스코)
포스코는 2014년부터 생산공정 스마트화에 주력해 왔는데 그 목적은 수주·제선·제강 공정의 원가 절감과 열연·냉연·도금 공정의 품질 확보이며, ‘연결’과 ‘협업’을 키워드로 DX 구축을 추진해 왔다. 철강 산업은 중후장대 산업으로 데이터가 가장 중요하다.
포스코는 센서를 통해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얻고 이를 기반으로 AI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현재 19개 AI 모델을 만들어 41개소에 스마트 공정이 가동 중이다.
또한 쇳물을 만드는 고로 공정에 데이터와 조업자 경험을 융합한 AI를 도입해, 하루 6GB에 달하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조업자 운전에 반영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원가도 절감했다.
해외 소재 도금 라인을 포함하여 총 14개의 도금 라인을 한곳에서 제어하면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게 됐다.
그동안 DX 추진을 통해 얻은 교훈은 현장과 기술제공자 간 연결과 협업의 중요성이다.
데이터가 운영자 노하우, 경험과 융합되었을 때 가장 좋은 운영시스템이 된다. 현장과 협력 중소기업, 대학 간 협업이 중요하다.
제조 현장에 적용할 알고리즘, 센서 등 솔루션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 스마트 기술에 대한 과신은 오히려 위험하다.
스마트화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문제 진단, 데이터화, 맞춤형 모델 개발, 협업이 필요하다.
포스코의 DX 발전 생태계 구축 방향은 △스마트 협업 플랫폼 구축, △전문가, 전문기업 양성, △스마트 인프라, 원천기술 확보,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다.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 지원을 위해 스마트 공정 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중소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2023년까지 5년간 총 200억 원을 출연하여 총 500개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혁신성장 지원단 운영을 통해 부서별로 보유한 역량 및 인프라를 활용하여 전사 차원의 직원참여형 중소기업 컨설팅 지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협업 스마트 기술 개발로 중소기업의 새로운 가치창출을 돕고 있다.
또한 포스코가 보유한 AI 기술과 설계·운전 기술을 중소기업에 전수하여 품질,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고 있으며, 내부 노하우나 데이터와 중소기업의 보유기술을 융합하여 중소기업 제조현장에 스마트 솔루션을 적용하도록 돕고 있다
. 국가적 스마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경험과 스마트 역량을 활용한 산업 IoT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안전·환경·보안의 공통 스마트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협업 플랫폼의 구축과 제조 분야 스마트 전문가 양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 사례
중소기업도 사내 IT전담조직을 통한 체계적인 솔루션 운영이 필요하며, 중소기업이 관련 인력을 확보 및 육성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백승 전무(비와이인더스트리)
수년간 수차례의 도입 실패를 겪으며 생산관리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투자비의 상당 부분을 정부 정책자금에 의존했다.
도입 과정에서 직원 반발도 있었고 실제 이익이 발생할지에 대한 우려도 컸다.
생산관리 시스템 도입 이전에는 불량 발생 시 후속처리 방법이 없었으나, 도입 후에는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고 재작업 진행이 불가능하여 자연스럽게 DB가 구축되면서 불량이 감소하게 됐다.
도입 전에는 원자재 중 약 30%에 달하는 악성 재고의 재사용이 불가능하였으나 이 역시 대부분 재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실시간 원자재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설비 가동률이 증가하고 제품 추적 시스템으로 고객 신뢰 확보가 가능해졌다.
매출, 생산성, 근무시간 감소, 고용인원 증가, 신규 사업기획 발굴 등의 성과도 있었다.
앞으로 10년, 20년, 100년을 내다보면서 중소기업은 디지털화 되고 발전해 나가야 하는데 현재 우리 중소 제조 기업들이 이러한 역량이 되는지 묻고 싶다.
성공적인 DX를 위해서는 우선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는 스마트 팩토리 도입 기업 수를 늘리기보다 DX 중심의 사업 구성을 계획해야 한다.
DX화의 다음 단계는 정보의 수집, 분석 및 활용단계이다. 민감한 기업정보를 제외한 생산정보를 산업 빅데이터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제조 산업의 DX 추진을 위해 표준 산업분류코드의 세분화와 체계적인 중앙관리가 필요하다.
현행 산업분류코드는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등록하는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등록하기 때문에 미스매칭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 유사 업종과 유사 공정을 그룹으로 관리하여 업종 특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스마트 팩토리 도입 사업 실패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자체 IT 팀을 운영하지 않고 외부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나 컨설턴트를 통해 솔루션 구축을 진행하고 위탁 관리한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사업 실패 사례를 보면 도입된 솔루션이 회사에 맞지 않고 솔루션 운영을 담당할 전담인력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정부 차원의 중소기업의 IT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패널토론
박진우 서울대 명예교수(좌장)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참여하는 관계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모든 공정이 무인자동화되는 것이 곧 생산성 증가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적정 자동화가 필요하다. 참석해 주신 여러 전문가들께서 한국형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현을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 주시기 바란다.
김광동 KT 상무 현재 대기업 공장은 스마트화가 한창 진행 중이나 여전히 빈 공간이 많고 이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5G이다.
5G가 다양한 분야를 연결할 수 있는 촉발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5G의 첫 타깃은 제조업 스마트 팩토리이며 대상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다.
그 이유는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이 분야에 소외되어 있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기 때문에 공장을 스마트 팩토리화 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생산 공정을 비용 효율적으로 갖출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고, 그 결과로 5G 기반 스마트 팩토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기부의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 사업과 연계해서 한국에서도 중소기업이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봉현 LS산전 전무 중소기업의 스마트 팩토리는 방향성이 정확하지 않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DX를 위한 프로세스 개선 효율화 등이 필요하지만 전체적인 로드맵이 빠져 있는 상황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스마트 팩토리화는 현재의 제한적인 자원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제조 강국이며, 특히 대기업이 다양한 노하우를 갖고 있으나 이를 중소기업에 이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LS산전은 최근 상생형 마켓플레이스를 운영 중인데, 이는 수요기업 현장답사를 통해 사전진단을 진행하고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현장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지원하는 방식이다.
대·중소 협동모델로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여기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김영태 중소벤처기업부 정책관 현재까지 정부의 스마트 팩토리 전략은 보급·확산에만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제 이를 고도화하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디지털화, 지능화, 융복합화 등의 단계별로 중소기업 지원체계가 재설계되어야 한다.
디지털화는 제조 창업 활성화, 소프트웨어 개발 등 공급기업 역량을 강화하고 분석 컨설팅 등 관련 서비스업 육성을 위해 데이터 활용을 확대하는 과정이다.
지능화는 다품종 주문형 생산이나 인간·로봇이 협동하는 미래공장 설계의 핵심 단계인데, 이러한 지능화를 통해 실제 제품 제작과 실험 활동을 가상의 제품 제작, 공학해석 활동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제품 불량과 장비 고장도 사전에 예측하고 공정 제어를 최적화하여 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성능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융복합화 단계는 제조와 서비스의 융합을 통해 제조 창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단계이며, 향후 정부는 이러한 단계별 맞춤 지원을 통해 제조업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연관 산업에 활기를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갈 예정이다.
이호준 전자신문 부장 모든 기업이 생산성과 효율성, 경쟁력을 높이길 원하나, 이를 위해 DX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
특히 중소기업은 인력, 비용 등 투자기반이 되질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정부가 이를 돕고 싶어도 정확한 현황 분석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책공급과 수요 사이에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
실태조사와 성공사례 등의 보급이 시급하며 기업 간 상생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사례를 공유하고 전파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방법보다는 현상이며 발생하는 현상을 보고 어떤 지향점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가 경쟁국, 경쟁사와 똑같은 스마트 팩토리를 갖추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 스마트 팩토리 정책에는 전략이 없으며 제조업 경쟁력을 얘기하면서 스마트 제조 정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스마트 팩토리는 기존 제조 공정이 대상이며, 새로운 서비스, 신사업에 대한 논의가 없다.
제조업과 서비스를 이분법적으로 봐서는 안 되며, 제조업 낙수효과가 없다는 얘기도 과거 관점이다.
여러 연구 결과에서 제조업으로 인해 서비스업이 발전하는 사례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비즈니스 생태계 변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DX 정책에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얘기가 없는데 현재와 같이 우리 기업이 플랫폼 공급업체로만 남는다면 결국 수익률 저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 정부와 기업 등이 참여한 협력형 거버넌스 체제 구축,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 개발, DX 실행 역량에 따른 맞춤형 지원 솔루션 컨설팅 센터 운영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정책관 한국형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정책은 미국, 일본, 독일 등과는 전략상의 차이가 있지만 강점과 잠재력을 활용하는 것이 공통적이다.
우리의 강점은 무엇인가를 고민했을 때 이는 역시 제조업이라 볼 수 있다. 제조업에 서비스와의 융합, 서비스화를 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DX는 생산방식 변화에 너무 함몰되어 있다.
궁극적으로 구현해야 할 모습은 제품, 서비스 융합,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충분치 못한 것이 현실이다.
혁신생태계 구축과 공급 기업·솔루션 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흔히들 속도전이라고 표현하는데 정부 차원에서도 DX 가속화를 위해 필요한 인력, 기술, 특허 관련 각종 제도지원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