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02 - 다양화 시대 기업 R&D 대응 방안 2: 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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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미정 연구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기업의 연구인력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인력 고령화가 산업구조 고도화 및 디지털 전환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그 해결책의 모색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고령화와 관련한 포괄적인 논의를 넘어 영역별 구체적인 영향과 대응책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



연구인력 고령화 현황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 연구인력은 2005년 23.5만 명에서 2016년 46만 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또한 지난 10년간 연구인력의 연령 구조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즉, 20, 30대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40~60대 연구원은 빠르게 증가하여 연구인력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대 연구원은 2005년 21.1%에서 2015년 10.8%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였고, 30대 연구원은 48.7%에서 43.6%로 약 5%p 이상 감소했다.

반면 40대, 50대, 60대는 각각 2005년 21.1%, 6.2%, 1.1%에서 2015년 27.5%, 10.8%, 2.4%로 모두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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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연구자보다 40대 연구자가 훨씬 많아졌다(그림 1).

기업 연구인력도 지난 10년간 연령 구조가 고령화되었다.

최근 10년 동안 기업 연구인력들의 연령 구조는 20대, 30대는 각각 10%p, 5%p 감소하였고, 40대 이후는 크게 증가하였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고령화가 보다 심각하고, 고령화 추세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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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경우 20대의 감소가 2005년 28.8%에서 2015년 17.2%로 10%p 이상 감소하였고 30대의 경우 5% 감소하였으나, 40대는 10%p 이상, 50대는 4%p 포인트 증가하였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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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벤처기업의 경우 20대, 30대 연구인력의 비중은 모두 10%p 이상 감소하였고, 40대의 비중은 15%p, 50대는 7%p 이상 증가하였다(그림 3).

연구개발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가운데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러한 기업의 연구인력 고령화 추세는 향후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기업 유형별 구체적인 인력구조 변화 유형을 파악하고, 연구인력 고령화에 따른 영향 및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동안 고령화에 대한 여러 논의에도 불구하고 포괄적인 논의가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구체적인 논의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기업 R&D 측면에서의 주요 특성과 과제

인력구조의 고령화로 인해 기업이 직면하게 될 여러 문제에 대한 논의는 2013년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전후하여 활발히 진행되었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연공성 임금체계로 인한 인건비 증가, 승진적체 등 인사 문제, 생산성 저하 우려 등이 주요한 문제로 제기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성과 혹은 직무 중심 임금체계, 직급·승진체계 등 인사 관리체계 개선, 고령 인력에 부합하는 직무의 개발 및 교육 훈련 등이 논의되고 있다.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수직적 관리체계에서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전환, 연령, 성별, 인종을 다양하게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는 과제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제들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조직이 직면한 문제로서 연구조직 역시 유사한 과제를 가진다.

다만 연구인력 및 기술인력의 고령화 문제는 그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통상적인 기업의 고령화 문제와 몇 가지 차이를 가진다.

먼저 연구직은 대표적인 전문 직군으로서 지식 및 경험의 축적이 무엇보다 중요하여 나이에 따른 생산성 저하 우려는 상대적으로 적고 오히려 숙련인력 퇴직에 따른 노하우 유출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또 다른 점은 연구인력이 가지는 복선형(Dual ladder) 경력 트랙에 따른 이슈이다.
 
연구인력 및 기술인력의 경력은 전문직과 관리직으로 전환이라는 복선형 경력구조를 가지는데, 지금까지는 대부분 일정한 경력이 쌓이면 관리직으로의 전환하거나 사업직 등으로 이직하는 것이 보편적인 경력 트랙이었다.

그런데 연구직의 고령화는 경력이 쌓인 고경력 연구직들이 관리직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연구직으로 남아있게 되는 정체 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전문직 경력체계를 확립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나라 기업 연구조직들의 경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양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으로 인한 기업 내부의 고도화에 따른 영향도 크다.
 
따라서 연구조직을 가지는 기업 수가 증가함과 동시에 연구인력의 석박사 인력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외적 성장과 달리 우리나라는 연구조직을 위한 조직관리체계 및 인사, 평가체계가 거의 발전하지 않은 상태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연구인력은 일반 사업조직과 유사하게 운영되어 전문성 축적의 유인과 경력관리체계가 발달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승진정체 문제와 생산성 저하 문제가 그대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고령화에 대응하여 연구인력에 부합하는 인적자원 관리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미리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 대안책의 많은 부분이 전문직제의 도입 등 인적자원 관리체계를 바꾸는 것에 두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업구조 고도화 및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기술패러다임 전환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연구역량의 도약이 크게 요구되고 있다.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기술·연구인력의 고도화된 제품설계 능력을 요구하며,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직무 전환과 IT기술 활용, 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지식의 학습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신규 우수인력의 채용 및 기존 연구인력의 교육훈련을 통한 전환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연구인력의 고령화는 전환기에 필요한 직무전환 및 새로운 역량의 학습에 제약요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인력의 고령화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전환기적 특성과 맞물려 더 큰 과제를 주고 있다.


결론

지금까지 고령 인력에 대한 한국 기업의 관점은 고령 인력 증가에 따른 생산성 저하, 인건비 부담 등 비용 중심적 논의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인력구조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인 상황에서 고령 인력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기업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대안적 관점에서의 고민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연속선상에서 고령화와 관련하여 우리의 진짜 문제는 ‘우리의 고령 인력이 왜 저생산성을 유발하는 인력으로 남아있을까?’ 하는 관점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OECD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 역량과 고용이 연계성이 부족하고 연차가 쌓일수록 역량이 급속히 하락한다.
 
따라서 고령자가 고경력자가 되지 못하며, 연구조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더군다나 우리는 고령화와 더불어 산업구조 고도화, 디지털 경제에의 대응이라는 복합적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그 대안의 모색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는 고령화와 관련한 포괄적 논의를 넘어 각 영역별 구체적인 영향을 논의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