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활성화를 통한 조직 혁신
▲ 이재하 대표 혁신경영연구원
조직 혁신의 동력은 조직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조직구성원들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그리고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서 성공한 조직 혁신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조직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필요조건으로서 조직 내 의사소통 장애요인을 도출하고, 궁극적으로 의사소통 수준을 제고시키기 위한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접근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들어가면서
국내외 환경이 유가(油價)의 가파른 하락과 중국 경기의 침체, 그리고 환율의 불안정 등으로 부정적인 기류에 휩싸이면서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현명한 선택과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지고 있다.
그러나 혁신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모험이라는 등식이 냉엄하게 성립되는 현시점에서 혁신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조직 전체가 혁신의 실행모드로 전환하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것은 짧은 시간 내 단순한 모방이나 벤치마킹을 통하여 조직을 혁신체질로 변화시키기가 어렵고, 조직 혁신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필요조건들을 인위적으로, 또 자발적으로 형성시키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점진적 혁신이 아닌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요구되는 이른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의 시대에서, 조직을 어디서부터 고치고 새롭게 변모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궁극적인 추구방향이지만 우선 조직 혁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기반요인들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는가를 Zero-Base 관점에서 분석하는 원점사고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그간 조직 혁신의 성공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리더십, 자율, 커뮤니케이션, 도전정신, 팀워크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성공요인으로 제시되어 왔고, 그 결과도 신뢰할 만하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조직 혁신의 성공요인 중에서 특히 의사소통의 활성화에 주목하고자 한다.
조직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내부협력이 우선이고, 내부협력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이 바로 조직구성간의 의사소통이기 때문이다.
리더와 조직구성 간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쌍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조직혁신이 자율이 아닌 타율적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일방향으로만 요구받는 과정으로 이룩된 조직 혁신은 조직구성원의 마음을 동참시키기가 어렵고, 혁신의 지속성을 담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서 진정한 의미의 조직 혁신과는 거리감이 있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구성원들의 자율적 재량권 역시 제한되어 업무는 물론 조직 혁신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상명하달 형식의 조직 혁신 추구는 조직의 경직성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조직 혁신의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의사소통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혁신추구는 조직 내 의사소통 속도를 저하시키고 경우에 따라서는 왜곡된 정보의 흐름으로 의도와는 다른 의사결정을 야기하는 위험성까지도 내포하게 된다.
넷째는 제한된 의사소통으로 말미암아 혁신을 위한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가능성을 이끌어내고 발현시키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고에서는 조직 혁신을 위한 필요 조건으로써 구성원간의 의사소통을 긍정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하여 서술해보고자 한다.
조직의 발전단계에 따른 의사소통수준에 대한 분석이 필요
실제로 의사소통 수준에 대하여 리더그룹과 실무그룹 간의 설문을 실시해보면 상호 간의 인식차가 존재한다.
실무그룹보다는 리더그룹에서 조직의 의사소통 수준에 대한 평가가 일반적으로 높게 나타고 있다.
주된 이유는 리더 자신들은 오랜 경험에 비추어 실무그룹보다 의사소통에 대체로 능숙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어, 의사소통 수준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에 기인한다고 본다.
한편, 아래 그림 1 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의사소통 문제는 조직의 창업단계보다는 공식화단계로 진입할수록 중요한 Issue로 대두되게 된다.
그것은 조직의 규모와 시스템이 더욱 정교화될수록 구성원 간 의사소통은 양적(量的)인 측면보다 질적(質的)인 측면에서 문제가 없어야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기업의 CEO들이 조직 혁신을 실행하기 위하여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조직구성원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GE의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나 IBM의 루거스(Lou Gerstner), JAL의 위기를 극복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 삼성 이건희 회장의 사례 등 관리자들과 수많은 대화를 통하여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조직 혁신을 성공시켰던 사례는 참고할만하다.
그러나 우리는 조직 혁신의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우를 더 많이 접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성패를 거울삼아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의사소통 수준분석과 향상으로 조직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현재 조직의 상황에 맞는 접근방식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조직마다 처한 상황과 환경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의사소통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조직 혁신을 위한 필요조건으로써 조직구성원간의 의사소통수준을 분석하고, 제고시킬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과 단계에 대하여 서술해 보면 다음과 같다.
커뮤니케이션의 장애요소를 문제정의의 출발점으로 설정
아래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0년대 초 커다란 변화를 겪은 북미, 유럽, 동아시아의 다양한 산업군에 속한 50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변화의 장애요인과 성공요인에 대한 분석결과는 의사소통의 중요도와 비중을 한눈에 일깨워주고 있다.
조직변화의 성공요인으로는 최고경영층의 적극적인 지원과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 그리고 양질의 의사소통이 핵심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이론연구에 따르면 송신자와 수신자 그리고 상황 관련 장애요인이 커뮤니케이션의 장애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것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적인 의미와 이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왜곡과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직 혁신을 수행하기 위한 전(前)단계 활동으로써 양질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요인에 대하여 보다 엄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처한 상황이 제 각기 다르지만 의사소통수준을 분석하기 위한 가장 의미 있는 활동은 바로 CEO를 중심으로 조직의 의사소통 수준을 제고시켜야겠다는 공감대를 조직구성원들이 함께 갖는 것이다.
이때 우리 조직이 갖고 있는 의사소통상의 문제점을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직위나 체계에 얽매이지 않고 숨김없이 객관적으로 장애요인을 끄집어내어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Town-meeting형식을 빌어 의사소통활성화의 주제를 보다 구체화하고,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핵심문제와 핵심원인 그리고 실행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실질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조직구성원들의 의식을 한데 모을 수가 있다.
이러한 과정의 단계가 모두 성실하게 추진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으나,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조직이 현재 갖고 있는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장애요인을 문제로써 정확히 개념화하고 정의(Define)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정확히 정의되지 않고서는 명쾌한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 “나에게 지구의 문제를 풀기 위하여 1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은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가를 찾는 데 쓰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의사소통 장애요인을 정확히 도출하여 해결과제(문제)로 정의하기 위해서는 조직커뮤니케이션의 분류를 먼저 하고, 그 분류 속에서 조직구성원 간 의사소통 활동에 대한 수준과 성과 그리고 그들의 인식정도를 분석하는 단계가 심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조직커뮤니케이션의 분류는 표 2와 같이 의사소통채널(수직적, 수평적)과 내용(공식적, 비공식적)으로 Matrix화할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점에서는 특정부문에서의 의사소통이 아닌 전방위적인 부문에서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조직 혁신의 방향에 맞추어 의사소통활성화 방안을 모색
이제 보다 구체적으로 조직커뮤니케이션의 장애요인을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조직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실행활동들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1단계는 CEO의 명확한 방향제시이다.
조직구성원에게 왜 의사소통의 활성화를 통하여 조직 혁신을 이루려 하는지에 대한 CEO의 의지와 확신을 전달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조직 혁신의 방향과 콘셉트가 명확하면 할수록 의사소통 활성화에 대한 필요성 역시 높아지기 마련이다.
2단계는 임원그룹과 관리그룹, 그리고 실무그룹 등으로 나누어 그룹별로 향후 추진하여야만 하는 조직혁신의 모습을 좀 더 구체화하는 작업단계이다.
이 단계를 수행하는 이유는 조직 혁신의 추체자(그룹)으로서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3단계는 임원그룹과 관리그룹, 그리고 실무그룹 등으로 나누어 의사소통 장애요인에 대하여 토론을 실시한다.
이 단계에서는 의사소통의 장애요인을 타인이나 다른 조직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조직 내)에게서 해당 요인을 찾도록 유도한다.
4단계는 그룹 간 의사소통 장애요인에 대하여 진솔한 토론을 진행한다. 그룹 간 토론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먼저 임원그룹부터 자신들이 토론하여 도출한 의사소통상의 부족(또는 미흡)한 부분에 대하여 Open하고, 개선책을 발표하는 것을 선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원그룹부터 회고(回顧)와 반성(反省)이 있지 않고서 조직 전체의 의사소통 수준을 제고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관리그룹, 실무 그룹 순으로 의사소통 장애요인들을 발표하여 공유하도록 한다.
5단계는 향후 집중하여 제거하여야 할 의사소통 핵심장애요인들을 선정하는 것이다.
핵심장애요인선정에서는 조직 혁신에 가장 영향력이 크면서도 해결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을 우선적으로 선정한다.
이때 CEO가 생각하는 제거 일순위 장애요인에 대한 의견을 반영하기도 한다.
6단계는 선정된 핵심장애요인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나열하고 다시 핵심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핵심원인은 3 Why방식을 활용하여 발굴된 원인에 대한 계층작업을 심도 있게 실시하여 도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발굴된 원인들을 그룹핑하고 다시 세분화하여 핵심원인을 도출하게 되는데, 원인에 대한 그룹핑이 어려운 경우에는 연관도를 작성하여 핵심원인을 찾는 방법도 활용가능하다.
7단계는 핵심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이다.
해결방안은 노력도와 영향도를 Matrix 형태로 구분하여, 해당 구분에 Plotting하여 선정할 수 있게 된다.
8단계는 선정된 해결방안에 대하여 수행기간과 비용, 담당자, 수행방식 등을 고려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로서 수행한다.
이러한 일련의 절차와 방식은 GE의 Town-meeting 방식과 동일하다.
글을 마치며
결론적으로 조직 혁신을 목표로 한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고려해야 할 것들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① 공감대를 형성하고 ② 조직의 의사소통수준을 진단하여 ③ 의사소통장애 핵심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자율적으로 도출하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의사소통의 활성화를 위한 실천사항들이 제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Top-down형식으로 모니터링하기보다는 조직구성원 스스로가 점검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조직 혁신은 생존을 위한 그리고 지속가능조직으로 유지되기 위한 필수 선택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바로 그 밑바탕에 의사소통이 자리 잡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