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인문 - 신성한 호기심을 절대로 잃지 마라 - 아인슈타인의 뇌 사용법
과학기술과 인문은 역사속 과학기술인의 성공과 비하인드 스토리, 당대의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해 살펴봅니다.
글_ 박은몽 소설가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여 20세의 역사를 바꾼 아인슈타인은 아직까지도 그를 넘어서는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남다른 천재성을 자랑한다.
과연 그 천재성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많은 과학자들이 그 비밀을 풀고자 했으나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했다.
정작 아인슈타인 본인은 자신의 천재성 비밀 대신에 이런 말을 남겼다.
절대로 신성한 호기심을 잃지 말라고.
아인슈타인의 IQ는 얼마일까?
1955년 4월 18일.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였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년)이 사망했다.
그는 1905년 < 특수 상대성이론 > 1916년 < 일반 상대성이론 >을 발표함으로써 자신의 천재성을 전 세계에 맘껏 과시하며 우주에 대한 인류의 생각을 바꾸어 놓고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었다.
그가 연구한 상대성 이론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개발한 원자폭탄의 이론적 배경이 되었는데 독일의 원자폭탄 개발을 우려한 다른 과학자들과 더불어 그는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원자폭탄 개발을 촉구한 바 있다.
그 결과 일본 히로시마가 상대성 이론을 배경으로 개발된 원자폭탄에 의해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일시에 죽는 것을 목격하게 되자 맹렬한 평화주의자로 바뀌었다.
“만약 독일이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나는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은 그가 원자폭탄의 위험성에 대해 얼마나 우려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독특한 헤어스타일, 천재성과 대비되는 극도의 건망증, 자유로운 언행 등은 그의 천재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여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그가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그가 죽은 이후에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토마스 하비’라는 인물이 특히 그랬다.
하비는 아인슈타인이 사망한 프린스턴대 병원의 박사로서 아인슈타인 시신 검시 중 죽은 천재의 뇌를 도둑질했다.
더구나 도둑질한 뇌를 240조각으로 꼼꼼하게 자른 뒤 이를 신주단지처럼 몰래 모셔두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
“화장해 달라”는 아인슈타인의 유언이 따라 그의 몸은 재가 되어 강가에 뿌려졌건만 하비라는 인물로 인해 아인슈타인의 뇌만은 불타지 못하고 생생하게 남아있게 된 것이다.
심지어 하비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뇌 일부를 여러 연구자에게 보내 동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참으로 엽기적인 행각이기도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지닌 천재성의 비밀을 알고 싶은 간절한 궁금증은 일면 이해가 된다.
과연 하비 박사가 밝혀낸 뇌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아인슈타인의 뇌라고 해서 일반인의 것보다 획기적으로 크거나 무겁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의 뇌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어 두정엽 부분이 약 15% 정도 더 크다, 정상인보다 신경연결세포가 많다 등의 연구결과들이 있었으나 하인즈라는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뇌는 평범하다. 일반인의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결국 천재성을 증명할 만한 결정적인 특징은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영원성, 생명, 현실의 놀라운 구조를 숙고하는 사람은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매일 이러한 비밀의 실타래를 한 가닥씩 푸는 것으로 족하다. 신성한 호기심을 절대로 잃지 마라."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최고의 천재성 안에 숨은 어린 영혼
5세 때 아인슈타인은 신기한 선물 하나를 받았다. 바로 나침반.
언제 어디서든지 나침반의 바늘이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 꼬마 아인슈타인은 “어떤 힘이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생각하며 이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깨달았다.
16세가 된 소년 아인슈타인은 궁금했다.
“빛과 같은 속도로 가면 어떻게 될까?”
그러한 물음표를 그는 10년이 넘도록 간직하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여 급기야 20세기 초 서른도 안 된 나이로 현대사를 바꿀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상대성 이론은 소년 아인슈타인의 머릿속에 떠오른 물음표 하나에서 비롯되었다.
아인슈타인의 뇌는 다른 사람들의 뇌와 크기, 무게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상상력과 호기심’이라는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남다른 점이라면 그의 호기심은 순간적인 기분이 아니라 평생 동안 계속되는 하나의 정체성이었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과학도적인 호기심을 갖지만 곧 잃게 된다.
어른이라는 껍질과 현실의 분주함 속에 어린 영혼은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평생 그러한 어린 영혼을 잃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영원성, 생명, 현실의 놀라운 구조를 숙고하는 사람은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매일 이러한 비밀의 실타래를 한 가닥씩 푸는 것으로 족하다. 신성한 호기심을 절대로 잃지 마라.”
기자가 연락처를 물었을 때 그는 쪽지에 적힌 전화번호를 내밀었다.
그 기자가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는 이유를 묻자 “종이에 적으면 간단한데 뭐 하려 불필요한 것을 머릿속에 넣고 다니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우주의 비밀을 푸는데 여념이 없는 그의 뇌에는 자기 집 전화번호를 넣고 다닐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흔히 그가 어린 시절 수학에 낙제를 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는 오히려 수학을 좋아했다.
다만 그는 수학이 아니라 물리학에 올인했을 뿐이다.
그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과적으로 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
오직 자신의 상상력과 호기심이 발동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것은 잊어버린 결과 그는 물리학의 천재이자 일상생활 속에서는 건망증의 천재가 되었다.
상상력과 호기심과도 같은 정신적인 영역이 뇌라는 물리적인 구조물 안의 어딘가에 숨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아인슈타인의 뇌에 대해 연구가 더 깊이 진행되기만 한다면 다른 평범한 사람과 다른 독특한 구조적 특징을 발견해 낼 수 있으리라.
그러나, 뇌 구조적인 비밀을 밝히기보다 “신성한 호기심을 절대로 잃지 말라!”는 천재의 일성에 귀 기울이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일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