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5

05 -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을 활용한 제조업의 파괴적 혁신 전략


76.png

77.png


기업의 존속은 기술과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유연한 조직구조와 개방형 연구개발 체제를 갖추어 고객도 알지 못했던 고객의 니즈를 발굴하고 선응적인 제품 출시로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때로는 자기 시장 잠식과 신규 사업 실패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Open Co-Creation Platform)을 활용해 파괴적 혁신을 창출함으로써 기존 산업에 도전하는 두 제조업체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리고 기업의 존속과 성장을 위해 어떻게 이러한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을 제조업의 파괴적 혁신에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시사점을 제안한다.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Open Co-Creation Platform)은 제품의 아이디어, 디자인, 설계, 그리고 제조 과정을 개방함으로써 각 최종 산출물이 만들어지기까지 다양한 참여 주체들이 관여하게 되는 생산 플랫폼을 일컫는다.

이는 전통적으로 기업 내부에서 모든것이 이뤄지던 방식과 전혀 다르며, 부분적으로 사용자 혁신(User Innovation)을 도입하던 것에서도 진일보 한 생산방식이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그림 1 과 같다.


78.png


우선, 전통적인 접근(그림의 맨 좌측)에서는 기업 내부의 다양한 혁신 활동을 통해 최종 제품을 만들고 이를 시장에 출시하여 판매성과와 사용자의 반응을 다시 혁신 활동에 반영하여 반복적으로 제품을 개선해 나간다.

이러한 전통적인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존속 기술(Advanced Technology)이다.

기업은 자신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그 기술을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는다. 대체로 자동차, IT, 등 하이테크 산업의 기업들이 이러한 접근을 따른다.

이러한 기업들은 존속적 혁신에 집중되어 있어 파괴적 혁신이 나타날 때 존속적 혁신의 관성을 이기지 못하여 적시에 반응할 수 없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존속 기술의 개선에만 집중하는 혁신 기업의 딜레마라고 지적하는 부분이다.

한편, 전통적인 접근 방식에서 사용자의 참여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이 ‘사용자 혁신(User Innovation)’ 방식이다.

사용자 혁신은 1980년대 MIT의 히펠(Eric von Hippel) 교수가 제안한 혁신 방법으로 데이터에서 찾을 수 없는 고객의 숨겨진 욕구를 파악할 수 있는 적합한 방법은 사용자를 직접 제조 과정에 참여시키라는 것이다.

요즘에도 흔하게 행해지는 아이디어 콘테스트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 오피니언 그룹 활용 등의 마케팅방식이 부분적인 사용자 참여형 혁신 방식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 참여형 혁신은 제품의 기획, 설계, 개발, 테스트 과정에 사용자들을 적극 참여시켜 일반적인 마케팅 조사방법으로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욕구를 발견하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고객은 일반적인 고객이 아니라, 제품에 관심이 많고 이 제품을 통해 가장 크게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집단으로 제품 출시 초기 구매를 하고자 하는 얼리어답터 성향의 ‘리드 고객(Lead Customers)’을 대상으로 한다.

실제로 이러한 리드 고객을 활용한 사용자 혁신 방법을 통해 3M의 경우 외과형 드레이프(Surgical Drape Product) 제품에 큰 혁신을 거두었는데 3M은 베테랑급 외과 전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개도국 의사와 군의관 등을 리드 고객으로 참여시켜 제품 개발에 활용하였다.

사용자 참여형 혁신 방식에서 사용자들이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새로운 제품의 기획과 개발, 테스트 단계에 참여하지만 그 역할은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혁신 제품의 모태가 되는 것은 역시 기업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제품 또는 존속 기술로 이러한 기술의 개량과 개선에 초점을 맞춰 혁신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즉, 기업은 존속적 혁신을 위한 방식 중 하나로 사용자 혁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사용자들은 기업의 존속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는 리드 고객이 대상이 된다. 따라서 사용자 참여형 혁신에서 아주 새롭고 획기적인, 즉 존속적 기술과 무관한 파괴적 아이디어가 채택되기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다.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의 특성

(1) 비즈니스 에코시스템

앞선 두 접근법과 구별되며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방식이 바로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Open Co - Creation Platform)을 활용하는 혁신 전략이다. 이방식은 우선, 개방형 혁신으로서 다양한 주체가 혁신과정에 참여한다.

주로 비전을 제시하고 협업 플랫폼을 제공하는 핵심기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파트너 기업(부품제공업체)들이 참여한다.

즉 비즈니스 에코시스템적 접근 방식을 취한다. James F. Moore는 Harvard Business Review(1993)에 기고한 글에서 비즈니스 에코시스템을 다양한 경제 주체가 공동의 비전을 가지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협업하는 비즈니스 공동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특히, 이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핵심 기업(Lead Company)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핵심 기업은 주도적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협업 플랫폼을 창출하고, 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를 만들어 참여 기업들이 생태계 내에서 수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기업 외에 다양한 잠재 소비자, 리드 유저, 전문가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의 역할이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 기반의 혁신에서는 중요하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집단 지성의 힘이 존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에 있어 유용하다는 것이 NineSigma, Innocent 등의 클라우드 소싱 플랫폼의 성공을 통해서도 증명되었고, 앞으로 소개할 로컬모터스와 구글의 사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2) 적정 기술과 오픈 소스의 활용

둘째, 적정 기술(Appropriate Technologies)의 활용이다. 적정기술은 적은 비용으로 범용적 사용이 가능한 기술을 일컫는다.

앞선 두 접근 방식은 한 기업의 존속적 기술(Advanced Technologies)을 중심으로 혁신 활동이 수행된다.

하지만 이 방식에서는 기술의 정점에 있는 복잡하고 접근이 어려운 존속적 기술보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과 오픈 소스(Open Source)의 활용을 통한 혁신에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기술 수준은 존속적 혁신기술보다는 못하지만, 존속 기술의 제약 조건에 매인 기술이 아닌 다양한 파괴적 혁신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대중의 기술에 대한 장벽을 낮춰 그들의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빠르게 실현될 수 있도록 돕는 ‘래피드 프로토타이핑(Rapid Prototyping)’ 환경을 구축하는것이 이 방식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3) 참여자 및 기술 간의 표준 인터페이스 필요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참여 주체들이 제공하는 기술들을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관계적, 물리적 ‘인터페이스(Interfaces)’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는 마치 소프트웨어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처럼 다양한 SW 기능들을 간단한 API들의 결합을 통해 구현하는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각 기술 또는 부품들의 표준 인터페이스가 만들어져야 하며, 다양한 기술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오프라인 협업 공간이 구축되어야 한다.

IBM PC의 호환규격 공개를 통한 PC 산업의 진흥, 애플의 iOS SDK(Software Development Kit)의 공개를 통한 앱스토어의 성장이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에서의 표준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제조업에서는 산업 표준화가 되어 있는 웹기반의 온라인 플랫폼, 오픈소스, 오픈 하드웨어(아두이노 등)가 대표적인 기술 표준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로컬모터스와 구글의 아라(ARA) 프로젝트는 이러한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 방식을 통해 제조업 분야에서 어떻게 새로운 파괴적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지 소개하고 이러한 사례들이 제조산업에 주는 시사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로컬모터스(Local Motors)


79.png


로컬모터스는 2007년 미국 피닉스에서 창업한 자동차 제조 기업이다. 창업 이래 2013년까지 4천5백만 달러 규모의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현재 직원은 약 90여 명이 근무하며 주력 제품으로 성인용 세발 자전거, 오프로드용 자동차, 그리고 전기자동차를 생산한다.

로컬모터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창조적인 벤처기업으로 언급하고 기업을 방문할 만큼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기업이 갖고 있는 독특한 혁신 시스템 때문이다.

지난 2014년 9월 세계 최대 공작 기계 전시회인 IMTS(International Manufacturing Technology Show)에서 로컬모터스는 세계 최초로 자동차 프레임과 섀시 등 주요 틀을 3D 프린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출력했다.

총 44시간에 걸쳐 완성된 자동차의 골격에 50여 가지 부품을 결합하여 스트라티(STRATI)라 명명한 전기자동차를 완성했다.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를 통해 만든 자동차로 전 세계의 이목을 이끌었다. 이 제품은 2015년 상반기 2천~3천만 원 수준으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스트라티에서 보여준 자동차의 생산 방식에는 로컬모터스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의 역할이 담겨져 있다.

이 기업의 공동 생산 플랫폼은 크게 두 가지 기반 핵심 플랫폼으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포지(Forge)’라는 온라인 클라우드 소싱 플랫폼이며 다른 하나는 ‘마이크로팩토리(Microfactory)’라 불리는 오프라인 조립 시설이다.

로컬모터스 제품들의 디자인은 대부분 포지를 이용한 아이디어 콘테스트로부터 나온다.

앞서 언급한 스트라티 역시 글로벌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통해 결정된 이탈리아 디자이너의 작품을 토대로 제작된 것이며(6주에 걸쳐 30여개국 220여 개 아이디어 접수), 로컬모터스 최초의 상용 오프라인 자동차인 랠리파이터 역시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통해 얻은 작품(한국 대학생이던 김상호 씨 디자인 채택)을 토대로 만들었다.

포지상에서는 수천 건의 자동차 아이디어들이 올라오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아이디어와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

여기엔 디자이너들뿐만 아니라 자동차 엔지니어들도 참여해 실제적인 기능 구현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상용제품으로 조립될 때까지 온라인상으로 디자인의 제안, 평가, 개선 등 자발적인 커뮤니티 참가자들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

현재 로컬모터스의 포지 커뮤니티에는 약 5만 명의 디자이너, 엔지니어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49개의 프로젝트, 3천 건의 아이디어, 6천 건의 디자인 작업에 대한 활발한 정보 공유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포지에서 활발하게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의 개방성에 있다.

실제로 조립 전의 자동차 설계 파일은 CAD(Computer Aided Design) 파일로 온라인으로 공유되고, 포지가 제공하는 웹기반 CAD 프로그램을 통해 수정과 편집이 가능하다.

공유를 통해 마음에 드는 디자인 파일을 다운 받아 3D 프린터로 모형을 출력해 볼 수 있고, 실제 자동차로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매력이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전문인들까지 온라인 플랫폼으로 참여시킨다.

현재 스트라티 디자인 역시 온라인으로 CAD 파일이 공개되어 있고, 이용자들은 이 파일을 다운받아 자신의 선호에 맞게 맞춤화하여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로컬모터스는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자동차를 만들어 탈 수 없을까?”라는 비전을 이뤄가고 있다.

또 하나의 오프라인 공동 생산 플랫폼인 마이크로팩토리는 소규모 공방과 같은 역할을 한다.

여기서는 실제 자동차 조립이 이뤄지는데,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대규모 공장이 아닌 것에 놀라게 된다.

오히려 공동 목공소와 같은 분위기로 여기서는 자동차 프레임을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설비와 조립을 지원하는 로컬모터스의 엔지니어들, 그리고 필요한 부품들이 구비되어 있다.

현재 로컬모터스는 미국에 3개(피닉스, 라스베가스, 테네시)의 마이크로팩토리를 가지고 있다.

로컬모터스에서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은 직접 마이크로팩토리로 찾아와 주말을 이용한 3일의 교육과정을 거쳐 조립에 참여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지 않지만 DIY(Do It Yourself) 문화가 자연스러운 미국인들에게 자신의 자동차를 자신의 취향대로 출력하고 조립하는 경험이 색다른 구매가치를 제공한다.

이후 자동차의 고장이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도 지역 마이크로팩토리에 찾아와 스스로 또는 직원의 도움을 받아 재조립할 수 있다.

로컬모터스는 향후 10년 내 전 세계 100개의 마이크로팩토리를 구축하여 지역 고용과 함께 ‘맞춤형 자동차 산업’창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2015. 3. 11.) 로컬모터스의 존 로저스 회장이 울산시를 방문하여 현대자동차 산업단지 등을 둘러보며 울산시와 아시아지역의 마이크로팩토리 설립에 관해 논의하기도 하였다.

현재 로컬모터스는 더 빠르고 대규모 프린팅이 가능한 3D프린팅 기술을 위해 Oak Ridge National Lab, University of Tennessee, Cincinnati Inc.와 협업하고 있으며, 스트라티의 양산을 위해 Renualt(Twizy 배터리 기술)와 협력하고 있다.

로컬모터스가 보여준 커뮤니티의 활용이나 파트너십을 통한 적정 기술(3D 프린팅, 전기자동차 부품)을 활용하는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이 자동차산업에 있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니치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면서 DIY 자동차 산업을 창조해가고 있는 것이다.


구글 아라프로젝트(Google ARA Project)


80.png


구글 아라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모듈러 스마트폰 생산 프로젝트이다.

단순히 소규모 프로젝트가 아닌, 대량 양산을 고려한 프로젝트로 이를 통해 스마트폰 제조 산업에 진입하고자하는 구글의 전략이다.

구글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너지를 위해 모토로라를 인수했으나 기존 애플과 삼성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스마트폰 사업부인 모토로라 모빌리티 부문을 중국 레노버에 매각했으며(2014.1.) 결국 모토로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구글은 아라(ARA)라는 프로젝트로 스마트폰 제조에서 있어 새로운 접근을 취하고 있으며 올해 푸에르토리코에서 시범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라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의 각 부품들을 마치 레고블록처럼 조립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블록을 장·탈착함으로써 맞춤형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제공하고자 하는 비전을 표방하고 있다.

기존의 고성능 스마트폰의 높은 가격, 불필요한 기능, 비싼 수리비, 교환 비용 등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에게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기능만 골라 넣을 수 없을까? 필요한 부품만 업그레이드 할 수 없을까? 고장 난 부품만 바꾸면 안 될까? 최소한의 기능만 있는 폰을 싼 가격으로 살 수 없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구글의 대답이 아라프로젝트다.

아라프로젝트에서 구글의 역할은 각 부품(Component) 제공업체들이 상호운용성을 가지고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표준 인터페이스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자동차의 프레임처럼, 표준 휴대폰 프레임을 제공하고 부품의 표준 규격을 결정하고, API와 같은 표준 프로그래밍 모듈을 제공하는 것이다.

2013년 4월에 프로젝트를 개시한 이후 부품 개발자들을 위한 MDK 공개(Module Developers Kit v0.2)를 이미 공개했다.

현재 프로젝트에는 NVIDIA, Toshiba(개발자 모듈개발지원), 미디어텍, 3D Systems(맞춤형 플라스틱 케이스 생산) 등 200여 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디스플레이, 메모리, 키보드, 센서, 스캐너, 통신모듈, 라이트, 배터리 등 다양한 스마트폰 모듈을 개발한다.

2015년 하반기로 예정된 푸에르토리코에서의 시범 서비스에서는 50달러 정도의 기본 모델에 약 30여 개의 부품조합이 가능하도록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온라인에서 구축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스마트폰을 구심점으로 하드웨어 시장에서 구축한다는 계획이며, 이는 향후 각종 사물인터넷 생태계의 핵심기업으로서 기업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 모바일 앱스토어처럼, 스마트폰 부품 오픈 마켓인 Components Stores 역시 시범 기간에 오픈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사점

향후 로컬모터스, 구글의 아라프로젝트에서 보여준 것처럼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은 제조 기업의 새로운 혁신 엔진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정 기술과 집단 지성의 결합, 그리고 기술 실현에 기여하는 다양한 부품 제공업체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표준인터페이스 및 오픈 소스 기술들이 이러한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의 핵심을 이룰 것이다.

현재 로컬모터스나 구글이 각 산업에서는 시장점유율이 거의 없는 시장 진입자다.

따라서 기존 산업의 선두기업들은 이들의 행보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파괴적 혁신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선두기업이 관심 없는 니치 시장(Niche Market)에서 기술력과 경제성을 인정받고 점차 주류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파괴적 혁신 중 로엔드 혁신(Low-End Disruption)의 특징이다.

만약 기존 산업의 선두기업이 이러한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을 도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로컬모터스나 구글 아라프로젝트에서 이룬 성과 이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파괴적 혁신 이론에서는 그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가장 큰 장애는 역시 존속 기술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기존 사업 영역에 침해(Cannibalization)가 되지 않는 한에서 혁신을 이루고 싶은 관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벤처들이 중심이 되어 만드는 개방형 공동 생산 생태계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고 참여자들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므로 협업의 시너지가 상대적으로 쉽게 나타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업하는 구조에서는 대기업의 요구사항이 큰 제약 조건으로 작용하나, 비교적 대등한 개방형 공동생산 플랫폼 체계에서는 각 참여자의 노력에 따른 보상이 각 참여자에게 돌아가고 더불어 생태계의 가치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따라서 국내의 제조사, 특히 시장의 선도적 기업에 있는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개방형 공동 생산 플랫폼의 도입을 고려하되, 필요에 따라 자기 시장 잠식과 신규 사업의 실패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각오가 되어야 한다.

선도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생태계의 구성 역량이 높고, 생태계의 핵심 기업으로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장점을 활용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시장을 창출하고, 기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파괴적 혁신 기술에 주의를 기울이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러한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기업의 존속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