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파괴적 혁신기업과의 상생 전략


39.png

40.png

41.png


최근 한국 경제는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침체의 늪을 벗어나 새로운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획기적 전환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파괴적 혁신기업과 선도기업의 상생 전략 개념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획기적 전환점의 시작으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파괴적 혁신 - 새로운 경영혁신의 패러다임


42.png


기업 경영의 핵심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거나 도입하여 기존의 업무를 다시 계획, 조직, 지휘, 통제하는 것이다.

즉,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공정기술, 구조나 관리시스템, 종업원을 변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혁신 방법이나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실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핵심적 본질을 변화시킴으로써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기존 경영혁신 방법은 대부분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에 바탕을 두고 있었지만 Clayton Christensen의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모델이 등장하면서 기업경영혁신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존속적 혁신이 현재의 시스템 개선을 통해 기존 비즈니스를 고도화하고 그 성과를 가치 있는 방향으로 전파시킬 수 있는 혁신모델로 이해될 수 있다면, 파괴적 혁신은 현재의 시스템에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기존 비즈니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그 성과를 가치 있는 방향으로 전파시킬 수 있는 혁신모델로 이해할 수 있다.

존속적 혁신은 기술혁신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 이를 시장에 출시하여 기존 제품소비자의 불만사항을 만족시켜 나간다.

운항거리가 증가한 항공기, 더 빠른 컴퓨터, 충전이 빠른 휴대전화 등이 존속적 혁신의 예라 할 수 있다.

반면, 파괴적 혁신은 새로운 가치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되는데 이러한 혁신은 신규 시장을 창출하거나 기존 시장을 재편한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은 저가 상품에서 시장을 공략하고 이를 기반으로 선도그룹과 경쟁하는 로엔드 파괴(Low - End Disruption)와 이종 산업의 기술이 접목된 혁신 상품으로 기존 시장을 교란시켜 신시장과 신 고객을 창출하는 신규시장 파괴(New Market Disruption)로 구분할 수 있다.

로엔드 파괴적 혁신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가 지나치게 진보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 고객이 사용의 실제 가치에 비해 과도한 가격이라고 여겨지는 경우 일어날 수 있다.

신규시장 파괴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을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비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것을 말하는데 신규시장의 파괴적 혁신을 이룬 기업은 기존에는 고도의 전문지식이나 높은 비용이 필요했던 것들을 일반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성장을 창출해 낼 수 있다.


파괴적 혁신의 성공요인

파괴적 혁신의 사례는 매우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파괴적 혁신 성공사례는 도요타의 코로나, 코롤라 사례 및 삼성의 1MD 램 사례를 꼽을 수 있다.

(1) 도요타의 코로나, 코롤라 사례


43.png


1970년대 북미 자동차시장은 중대형 차종을 주력으로 하는 GM이 굳건한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었다.

도요타는 이러한 GM 위주의 시장에 소형 차종인 코로나, 코롤라를 신규 진입시킴으로써 시장점유율의 변화를 유발시켰으며, 새롭게 차지한 시장점유율과 소형차 개발 및 생산으로 인한 업그레이드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대형 차종인 캠리, 렉서스를 개발하여 선도기업인 GM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발전하였다.

도요타의 코로나, 코롤라의 성공적 파괴적 혁신 사례를 분석해보면 성공 요인의 핵심은 하위고객을 기반으로 상위고객층으로 침투한 도요타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선도기업인 GM의 대응 실패 원인은 소형차의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소형차 부문에 투자와 개발을 게을리 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당시 북미 시장에서는 대형차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곧이어 몰아닥친 오일쇼크는 연비문제에 둔감했던 소비자들로 하여금 대형차종 선호에서 소형차종 선호로 돌아서게 하는 발판이 되었으며 이러한 상황은 시장환경의 변화로 연결되어 도요타가 북미 시장에서 안정적 지위를 확보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2) 삼성의 1MD 램 사례


44.png

45.png


삼성의 1MD 램의 경우 램 시장에서 삼성이 파괴적 혁신을 통해 도시바보다 우위를 점유하게 되는 사례로 평가된다.

1980년대 후반 램 시장에서 이득의 선점을 위해 고가인 4MD 램에 주력하던 도시바는 상대적으로 저가인 1MD 램 시장을 매력도가 떨어지는 하위시장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2년 뒤늦게 1MD 램 시장에 진입한 삼성은 도시바를 대신하여 하위시장인 1MD 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었는데, 이 시기에 1MD 램의 가격 상승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삼성은 램 시장에서 새로운 위치를 점유하고 이를 발판으로 램 시장을 재편하는 기회를 포착하였다.

삼성의 1MD 램 사례를 분석해 보면 삼성의 파괴적 혁신의 성공 요인은 하위시장의 가치를 최대한 이용했다는 점이며 이에 반해 도시바는 하위시장의 긍정적 변화 가능성을 경시하였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두 개의 대표적 사례를 통해 파괴적 혁신기업의 성공 요인과 선도기업의 실패 원인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파괴적 혁신기업과의 상생 전략


46.png


Christensen은 파괴적 혁신기업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저가 시장을 넘기는 양보 전략과 내부 자원을 활용하여 파괴적 혁신기업에 맞서는 맞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양보 전략과 맞대응 전략은 장기적으로 보면 파괴적 혁신기업과 기존 선도기업 간의 궁극적인 Win-Win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구조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에는 파괴적 혁신기업과의 상생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파괴적 혁신기업과의 상생 전략 가능성의 대표적 예로 자동차 분야를 들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세계 자동차산업은 급격한 판매 감소로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으며, 위기 이전에 비해 친환경차 시장과 소형차, 저가차 시장이 두드러지게 증가하였다.

그 주요 원인으로는 첫째, 선진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했던 선진업체들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의 위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서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며 둘째,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심지어 중산층의 증가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차는 일반적으로 1만 달러 이하의 차량을 의미하며 6천 달러 이하의 차량을 초저가차라고 정의하나 현실적으로 모든 지역에서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가격 기준이 없다.

각 지역에서 경쟁모델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대의 차를 저가차라고 정의할 수 있다. A.T.커니(Kerney)에 따르면 세계 저가차 시장은 지난 2007년 90만 대 수준에서 2009년에는 260만 대로 빠르게 성장하여 4.5%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2015년에는 710만 대로 8.2% 시장점유율을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예상의 배경은 중국과 인도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 신차 구입이 가능한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신차 수요저변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저가차 시장 전망은 금융위기 이전 저가차에 회의적이었던 선진업체들이 저가차 시장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주요 선진 업체들의 저가차/초저가차 출시 계획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선진업체들의 이와 같은 출시 계획에도 불구하고 저가차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인데, 가장 큰 이유는 신흥시장의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상품성을 확보하면서 저코스트화를 달성해 수익성을 창출하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 위기 이전 선진업체들이 저가차 시장을 외면했던 가장 큰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극단적인 저코스트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 전략과 차별화된 새로운 개발, 생산,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

선진업체들은 이에 대한 노력으로 다양한 루트를 개발하고 있지만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저코스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경·소형차 전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저가차를 개발하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경·소형차 전문업체인 스즈키와 제휴하였고, 르노는 인도 현지의 오토바이업체인 바자즈와 공동으로 3천 달러대의 초저가차를 생산하기로 합의하였다.

또한 도요타는 계열사인 경차 전문 업체 다이하츠와 공동으로 5천 달러 대의 저가차를 개발할 계획이며, GM은 중국의 상하이 GM울링의 경·소형차 개발기술을 활용해 4천 달러대의 초저가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언론에 따르면 한국 경제 동향은 버팀목인 수출이 줄어들고 있고 내수는 추락하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들이 현재와 같이 수익성이 계속 악화된다면 내수침체는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최대 시장이면서 한편으로는 매우 위협적인 경쟁 관계로 부상했다.

더욱이 중국 기업들의 발전 속도가 각 산업 분야에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경쟁력 순위는 2005년 이후 줄곧 4위, 중국은 2000년대 후반에 들어 급상승해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철강, 화학, 정유 업종에서 이미 한국과 대등한 경쟁체제에 들어섰다.

스마트폰은 이미 샤오미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에 턱 밑까지 추격을 허용했고 조선산업은 중국에게 1등 자리를 내준 지 오래되었다.

중국 내수시장이 좁아지자 중국 기업들은 값싼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서 세계무대로 나오고 있고 중국 기업들이 약진할수록 한국 기업의 설 자리는 점차 없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획기적인 전략적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한국이 처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국제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국민 경제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파괴적 혁신기업과 선도적 기업의 상생 전략의 의미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