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2016년 정부연구개발투자 방향은 어떻게 될까?
지난 2000년 4.2조 원이었던 정부연구개발예산은 2008년 10조 원을 넘어섰으며, 2015년에는 18.9조 원 규모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GDP 대비 R&D 투자비중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한 지난 5년간(2009~2013)의 총연구개발비가 연평균 11.8%증가하였으나 최근 재정건전성 악화, 저성장 기조 등 어려운 여건으로 인해 정부 연구개발 예산은 둔화 추세(2009년 11.4%→2015년 6.4%)에 있다.
이러한 재정적 환경 속에서도 정부는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혁신에 따른 신산업 및 시장창출을 위해 R&D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D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전략적인 R&D예산의 배분방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한정된 정부연구개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투자전략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과학기술기본법 제12조의2」에 의거, 매년 「정부연구개발 투자 방향 및 기준」을 마련하여 차년도 정부 R&D 예산의 중점투자분야와 효율화, 그리고 기술분야별 투자방향 등을 제시해 오고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지난 3월24일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운영 위원회를 통과한 내용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R&D정책성과 및 한계를 조망하고, 내년도 각 부처의 R&D 예산요구 및 R&D 예산 배분·조정의 가이드가 될 2016년도 우리나라 정부연구개발투자 방향의 주요 이슈 및 특징을 중심으로 작성하고자 한다.
국내외 투자동향 및 평가
(1) 국내·외 R&D 투자동향
세계경제의 침체에도 불 구하고 주요국은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에너지, 보건 등 국가별 중점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R&D 예산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EU, 중국 등 기술선진국은 R&D투자 절대규모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GDP 대비 비중 또한 증가하였다.
미국은 2015년도 연방정부 R&D예산을 전년대비 0.7% 증가한 1,365억 달러 편성하고 첨단제조업, 청정에너지, 기후변화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일본의 과학기술 예산은 전년대비 10.4% 증가한 4조 297억 엔 규모로 중점 투자분야는 에너지, 건강, 신산업육성 등이다.
특히, 중국의 R&D투자는 정부·민간 모두 급속히 확대되어 2007년(총 연구개발투자 1,174억 달러)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16.6% 증가했으며, GDP대비 비중은 2.02%로 R&D투자 강국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중국의 2015년도 과학기술예산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2,757억 위안이며 기초과학, 나노, 기후변화, 에너지, 정보통신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으로 있다.
국내 정부연구개발예산은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정부의 관심하에 급속히 증가해 2013년 연구개발비 규모 세계 6위(약 542억 달러, OECD 2013 기준 환율 1,094.85원/달러 적용) GDP 대비 R&D투자 비중은 4.1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OECD, 2014).
최근 재정건전성 악화, 글로벌 경제 둔화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 가운데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해 정부는 2015년도 R&D예산을 전년 대비 1조 원 증가된 18.9조 원으로 편성하였고, 특히 창조경제 실현과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 중점추진분야를 중심으로 R&D 투자규모의 확대 기조를 견지하면서 R&D 성과 및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 성과 및 한계
한 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3년 과학기술역량수준은 30개국 중 7위(12.54점, OECD 평균 10.29점, 20)로 세계 상위권이며, 주요정책 추진에 따른 성과 또한 가시화되고 있다.
먼저,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인 논문, 특허 등 국가과학기술역량의 정량적 성과증가와 함께 질적 수준도 개선되고 있다.
SCI논문은 2008년 대비 20.1%, 1건당 피인용도 역시 32.5% 증가했고(2013년 SCI논문건수/1건당 피인용횟수, 27,052/0.53) 미국특허 등록 건수(2013, 14,873건) 삼극특허건수(2013, 91건)도 꾸준히 상승하였다.
사회·경제 R&D분야에서는 융합산업의 가시적 성과 창출 및 첨단 국가전략 기술확보 등의 성과를 보였으며, 창업엘리트 육성, 창조경제혁신센터 조성, 기술료 징수 건수·징수액의 증가, 사업화 성과의 지속적 상승 등은 대표적 연구개발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반면,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경제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력은 여전히 취약하며, 연구개발 주요정책의 개선요구사항 또한 상존하고 있다.
주력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기술무역수지 적자(2008년 3,140백만 달러 → 2012년 5,741백만 달러)는 지속되고 있고, 과학기술경쟁력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과학기술혁신기반이 되는 환경(2014년, COSTII 환경 23위)과 재적재산권 보호(41위), 새로운 과학연구관련법률혁신지원(30위) 등의 문화는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한정된 재정 여건 하에서도 지속적인 중장기 성장잠재력 강화와 정부연구개발예산의 전략적 투자를 위해서는 ① 첨단기술과 접목한 전통산업 역량 강화 등 기반산업 초석 강화와 미래성장동력 기반강화, ② R&D성과의 질적 제고를 위한 기초·원천기술, 과학기술인력·제도 등의 과학기술 역량 및 기반 강화를 위한 지속적 투자, ③ 경직성 경비 적정화, 유사·중복사업 정비, 사전기획 강화, 정부 - 민간 역할분담 등을 통한 정부R&D 사업구조 및 체질혁신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2016년도 정부연구개발투자 방향
내년 정부연구개발투자의 큰 골격은 역동적인 혁신경제를 위한 선제적 미래 대비를 위한 ① 미래성장잠재력 확충 및 국민 체감형 R&D지원 강화, ② 성과창출 극대화를 위한 R&D전주기 시스템 선진화, ③ 외연확대 중심에서 질 중심의 투자전략으로의 전환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의 실현을 위한 중점투자분야로 경제혁신선도, 국민행복 실현, 과학기술 기반혁신을 제시하였고, 이와 함께 연구개발 투자의 낭비요인을 없애는 동시에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R&D 전주기 관리 강화, 사업구조 개선, 인프라 구축 효율화 등 3개 부문에 대한 효율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골자로 한 「2016년도 정부연구개발투자 방향 및 기준(안)」은 연구개발 관련 각 부처에 통보되어 각 부처의 2016년도 R&D 예산 계획 수립과 미래부의 R&D 예산 배분·조정의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1) 중점 투자분야
가. 경제혁신 선도
정부는 경제혁신 선도를 위하여 지역 중소기업 기술역량 강화, 제조업 혁신 및 지역R&D 역량 강화로 주력산업의 체질을 혁신하고, 미래성장동력과 신산업 분야 투자확대 및 R&D성과의 다각적 사업화에 집중 지원할 계획으로 있다.
먼저, 주력산업 체질혁신을 위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정부 R&D 투자비중을 확대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며, 생산 전 과정에 ICT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가능한 스마트 공장 시스템 구축 및 확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R&D 혁신을 위해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역거점기관 간 연계 추진으로 지역 여건과 수요에 기반한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지역별 인적, 물적자원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둘째, 경제 역동성 견인을 실현하기 위해 미래성장동력 13대 분야별 단·중기 연구성과 도출 및 목표달성을 위해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고, 에너지, 디지털 문화, 서비스 산업과 농업경쟁력 제고 등 성장 돌파구 확보를 위한 신산업 육성 및 기존산업의 창조산업화를 지원한다.
셋째, R&D성과의 다각적 사업화를 위해 우수한 기술 역량의 기업선제안(기획) - 사업 추진(정부 역매칭), 기업 주관 비중이 높은 사업지원 확대 등 기업의 사전 참여를 촉진하고, 정부R&D 성과 사업화 단계별 연계 추진 사업(다부처 포함)에 대한 우선 지원과 연구성과 징검다리 지원 강화로 사업화 기반을 확충할 계획으로 있다.
나. 국민행복의 실현
국민행복 실현을 위해 국민건강 및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을 확충하는 한편, 식량·에너지·고령화·물 부족 등 미래 대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강화 및 재난·재해,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안전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신종 위해물질 대응 및 농수산식품의 생산·유통·가공·소비 전주기에 걸친 안전관리기술 등 식품안전 R&D투자를 강화하며, 건강관리 및 증진을 위해 BINT 융합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환경유해인자의 인체 위해성 평가·모니터링 및 저감 기술 지원과, 석면, 라돈 등 생활환경 내 유해인자 대응기술 지원 또한 강화할 예정이다.
둘째,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변화 영향 예측, 병해충 및 자연재해 대응, 기상이변 적응 품종개발, 신·변종 가축전염병에 대한 전주기적 대응체계 구축 기술을 중점 지원하고, 에너지원 다변화·전력 이용 효율화 등 에너지 주권확보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초고령화 사회진입에 대비해 항노화 기술 및 여성 건강증진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선진화된 수자원 관리 시스템 및 수질관리 기술에 지속 투자하여 수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피해, 재난·재해, 생활 안전·안심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기술 개발 확대를 위해 개인정보에 대한 암호화, 모바일 악성코드 대응 기술, 디지털 포렌식 기술 등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기술을 개발·보급, 확대하여 안전한 사회를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IoT센서 및 지능형CCTV 등 ICT를 활용한 자연재해와 SOC 안정성을 사전에 감시·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지원한다.
다. 과학기술 기반혁신
창의적 기초연구 및 목적형 융합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과학기술 인프라의 효율성을 강화하며, 민·군, 산·학·연, 국내·외 간 개방형 협력 확대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기반 혁신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첫째, 연구현장의 수요에 부응하는 기초연구투자를 내실화하고, “기술·연구자 중심 → 건강·환경·재난안전” 등 생활밀착형 사회적 문제해결, 목적지향형 융합연구 투자 확대와 융합사업 내 ‘경쟁R&D트랙’ 및 연구수행의 모험성을 반영한 평가 체계를 강화하여 창의·도전적 성과창출을 도모한다.
둘째, 글로벌 수준의 성과창출을 위한 과학기술 기반 강화를 위해 바이오, SW, 빅데이터, 정보 보호 등 국가 전략분야와 미래 융합 기술 수요 등에 대응한 고급인력 양성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형 과학기술 인프라의 효율성과 공동활용 제고를 위해서 대형장비와 연계한 첨단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제도 정비 및 전문 인력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셋째, 항공기 부품, 항공기 시스템 기술, 수중통신기술, 로봇기술 등 다부처 공동기획 및 민군 공동활용이 가능한 기술개발(Spin-Up)을 지원하고, 출연(연)-ADD 간 상호 연계 협력연구를 통해 민군 연계 협력R&D 부문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산·학·연 협력 촉진을 위해서 정부R&D 기획-관리-평가 등 전 과정의 산업계 참여를 확대하고, 국가별 특성과 창조경제 핵심 연구 분야를 연계한 국제협력 지원, 글로벌 사업화 및 이를 위한 글로벌 전문기업 지원을 통해 전략적 국제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부처 간 협업 강화를 위해서 사업기획 단계부터 부처 협업과 함께 제도개선 노력을 병행하는 분야에 대한 우선투자를 통해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2) 연구개발 투자 효율화
한정된 정부R&D재원의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기획부터 성과평가까지 R&D 전주기에 걸쳐 관리를 강화하고, 유사·중복 사업을 집중 정비하는 등 정부R&D 투자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며, 이를 통해 정부 R&D사업의 투자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번 투자방향에서는 아래와 같이 R&D 전주기 관리 강화, 사업구조 개선, 인프라 구축 효율화 등 3개 분야에 대한 8개 항목의 효율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R&D 전주기 관리 강화는 사전기획부터, 집행, 성과의 평가 및 환류까지 R&D 전주기에서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고자 하였다.
또한 사업구조 개선을 위해 비 R&D성 사업을 정비하고 R&D예산의 낭비요소를 제거하여 한정된 정부 재원을 적재적소에 합리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6년도 정부연구개발 투자방향은 예년과는 달리 중점투자 분야 및 투자전략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으며 특히 10대 기술분야별 투자전략을 제시함으로써 예산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수립되었다.
향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 연구개발 예산은 2014년 17.8조 원에서 연평균 3.5% 확대되어 2017년에는 20조 원을 넘어 2018년에 20.4조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과학기술계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R&D 예산의 지속적인 확대와 더불어 투자성과 및 효율성 제고, 합리적 투자포트폴리오 수립 등 연구개발 혁신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동안의 단순 취합형 투자체계에서 벗어나 전략적이며 체계적인 투자 체계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등 연구개발 혁신정책의 수립 및 제도개선을 통해 올해를 정부연구개발 혁신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아울러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앞으로 미래에도 과학기술은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국가성장의 근간임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