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나침반

R&D현장 속으로 - (주)성광창호디자인

 

R&D현장 속으로는 혁신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R&D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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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 한제훈(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아파트나 주택을 가리지 않고, 집을 지을 때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창호다.

현대 사회에서 창호는 단순히 방풍이나 방충 같은 역할만 하지 않는다. 보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주)성광창호디자인은 창호에 스마트 기술을 융합해 이 시대에 적합한 신개념 제품을 선보인 기업이다.

그 밑바탕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연구개발 노력이 있다.



전통창호에 상상력을 더해 미래를 개척하다

지난해 10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 이후 열린 오찬 현장에 (주)성광창호디자인의 이름이 거론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해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방범 시스템을 구축한 성광창호의 ‘윈가드(WINGUARD)’는 전통 제조업의 모범 답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언급한 것.

윤준호 대표는 출범식 현장에서 박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회사에 관해 간단한 브리핑을 했을 때만 해도 이 같은 격려를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과거 두 차례 회사를 접을까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특히 2006년에서 2008년 사이가 가장 힘들었어요.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못 챙겨줄 정도로 상황이 어려웠죠. 정말로 회사를 접을 생각을 하고 공장과 사무실을 부동산에 내놓았는데, 어느 일요일에 회사에 가니 한 직원이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왜 휴일에 나와서 일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대표님이 열심히 하면 월급도 올려주고 승진도 시켜준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대답하더라고요. 그때 ‘여기서 그만두면 그 직원과 한 약속은 물거품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 후로 보름 넘게 고민하던 윤 대표는 다시금 마음을 잡고 사업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

사실 (주)성광창호디자인은 윤 대표의 부친이 1964년에 설립한 성광산업 시절부터 창호업계에 종사해온 전통 있는 기업.

소규모 전통창호업체였던 성광산업이 운영난을 겪으면서 윤 대표가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업계에 뛰어들었고, 이후 제작과 시공 현장을 돌며 기술력을 축적했다.

영업 현장으로 발을 넓힌 윤 대표는 전통창호를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알리자는 포부를 갖고 국내 최초로 창호의 온라인 공동구매제를 창안했다. 가격을 인하하고, 사후 관리 서비스를 더욱 잘하자 금세 입소문을 타고 매출이 올랐다.

그러나 국내 건설 정책 변화로 소비자들이 대기업과 직접 계약하게 되면서 (주)성광창호디자인의 주력 시장이 사라졌다. 사실상 휴업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한 직원과의 우연한 만남 이후, 윤 대표는 밤잠도 설쳐가며 열심히 일하는 데도 왜 회사가 어려운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시대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것 등 몇 가지 문제점이 떠올랐다.

“우리 회사의 핵심역량은 창호입니다. 기존 창호의 불편함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방충망이 잘 찢어진다’는 것이고, 둘째는 ‘방범에 취약하다’는 거였죠. 그 두 가지를 개선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남다른 관점에서 찾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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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돌입했다. 때마침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인터넷 환경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일었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사물에 인터넷 환경을 더한 사물인터넷 개념은 낯설었다.

그럼에도 윤 대표는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새로운 기술 개발에 몰입했다.

이전에 없던 제품을 만드는 까닭에, 개발 과정은 매 순간이 고비였다.

특히 바람이나 날씨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창호 특성상, 자칫 일어날 수 있는 방범 센서의 오류를 잡는 일이 시급했다.

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인 센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거듭되는 테스트만이 답이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제조업에만 매달리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죠. 우리만이 지닌 기술력으로 새로운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상당했지만,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걸린 기간만도 무려 3년.

그 결과물이 바로 2013년 4월에 첫 출시한 스마트 방범방충 에코창호시스템인 ‘윈가드’였다.

윈가드는 채광, 방범, 친환경, 추락사고 방지, 해충 차단 등 창호가 갖추어야 할 다양한 기능을 확보한 제품.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방범 차단에도 효과적이다. 매월 사용료를 내야 하는 일반 보안 서비스와도 차별화되는 것도 윈가드의 장점이다.

“윈가드를 출시했을 때 외형만 보고 제품 영역을 창호 시장에 한정 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창호 시장뿐만 아니라, 보안 산업까지 포함해서 보고 있습니다. 윈가드 개발 전, 기존 창호는 쇠창살 방식의 방범창을 달아 화재 등의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안에 탈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가정 내 사고 1위가 어린이 추락사고인데, 약한 방충망이 그 원인이었죠. 보안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면 분명히 시장에서 통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전통창호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주)성광창호디자인의 주력 제품인 ‘윈가드’는 대한민국 혁신대상, 대한민국 창조경제대상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신기술혁신대상 등의 쾌거를 이루었고, 성능 인증은 물론 GS인증, 우수조달 제품 인증, PQ기업 지정까지 받았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호 전문가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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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성광창호디자인의 연구 인력은 6명.

전체 임직원 수의 10%에 해당하는 숫자지만, 사실상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인력은 전 직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직원에게 창호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독려해 실제 자격증 보유자 숫자도 상당하다.

“무엇보다도 우리 회사는 역사와 전통이 있습니다. (주)성광창호디자인의 강점은 대표인 저부터 창호 전문가라는 점입니다. 시공, 제작, 영업 등 모든 분야를 경험했고 직접 연구개발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기업은 직원들이 일을 하다 부서를 옮기기도 하지만, 우리 회사는 저만 해도 18년째 창호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핵심역량이나 경력에서 차별화를 이룬 만큼 다각적으로 볼 수 있는 시야도 생긴 셈입니다.”

한편으로 창호에 접목할 관련 기술은 전문가가 모인 학연과의 공동 연구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지금도 카이스트와의 공동 연구로 신소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핵심역량은 창호에 있지만, 새로운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계속해서 개척하기 위해서다.

“누구나 우리 제품을 벤치마킹할 수는 있지만, 창호 전문가가 스마트 기술을 융·복합해서 창호에 최적화한 사례는 전세계적으로도 없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멕시코 등 해외특허도 출원한 상태이고요. 3년이 넘는 필드 테스트를 해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설령 대기업이 이 분야에 뛰어든다고 해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윤 대표는 현재 선두에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올해는 시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TV를 통해 자체 CF까지 방영할 예정.

핵심역량에 아이디어를 더해 창조경제의 모범답안이 무엇인지 보여준 (주)성광창호디자인의 활약상이 더욱 기대된다.


현장 경험에 아이디어를 녹여 새 시장을 열다

윤준호 대표 겸 연구소장


Q. 많은 중소기업이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R&D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윈가드 개발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A. 기술을 개발하다 보면 R&D에 자금도 많이 투자해야 하고, 인력도 많이 필요합니다.

제품 개발에 성공한 지금은 그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사실 자칫하면 시장에 통하지 않는 제품이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한 리스크를 저희 같은 중소기업이 다 짊어지고 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그렇지만 누군가는 분명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요즘 곳곳에서 ‘경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려 옵니다. 이는 비단 특정 산업만의 문제는 아닐 텐데요. 두 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연구개발을 통해 신시장을 개척한 기업의 대표로서 조언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이미 우리 경제는 불황의 터널에 진입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 끝에서 빛이 보인다면, 그래도 그 빛을 향해 달려가야 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회사 회의 전에 꼭 챙겨 볼 정도로 < 기술과경영 >을 즐겨 읽습니다.

여러 기업 대표님들의 경영 철학과 기술개발 스토리 등을 살펴보며 저도 자극을 많이 받습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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