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AI 전환 현황 -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대전환 시대 도래

콘텐츠 제작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데이터 분석 등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던 인공지능(AI)은 이제 창작의 핵심 영역으로 진입했다. OpenAI의 'Sora', 구글의 'Veo3' 등 텍스트-투-비디오(Text-to-Video) 생성 AI 모델은 단순한 텍스트 입력만으로 고품질 영상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도달하며, 막대한 자본과 시간, 전문 인력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AI 기술의 보편화와 맞물려 미디어 산업 전체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만들고 있다.

 

AI, K-콘텐츠 제작 현장을 혁신하다 - 주요 방송사 적용 사례

국내 방송사들은 각자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적 목표에 맞춰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제작 워크플로우를 혁신하고 있다.


SBS는 실용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AI를 적용하고 있다. 예능 런닝맨 등에 도입된 'AI 편집비서'는 편집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으며, 얼굴인식 기반 검색 시스템을 통해 방대한 아카이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유튜브 채널에서는 출연자별 하이라이트 영상을 AI가 자동으로 제작·업로드하고 있다.

KBS는 2025년을 'AI 방송 원년'으로 선포하며 공영방송의 역할 강화와 기술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자동 영상 인물 추적과 세로 프레임 편집 자동화 기술인 ‘버티고(VVERTIGO)’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또한 아나운서 음성을 학습한 ‘AI 앵커’, 재난을 실시간 감지하는 ‘AI 재난 탐지 시스템’, 고전 드라마 전설의 고향의 ‘AI 애니메이션 리메이크’ 등을 선보이며 AI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MBC는 AI를 활용한 영상 실험에 앞장서고 있다.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 선택 2025 개표방송에서는 AI 영상 합성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인물을 교차시키는 연출을 선보였고,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역사적 장면 전체를 AI로 재현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EBS는 교육 콘텐츠 제작 혁신을 목표로 AI 퍼스트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EBS AI 단편극장은 기획부터 영상, 음성까지 AI와 협업해 제작한 국내 최초의 전편 AI 영상으로 방송에서 AI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AI와 함께 열어갈 K-콘텐츠의 무한한 가능성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방송사의 도입 속도는 다소 느리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류를 만들어 온 한국의 방송사들에 AI는 K-콘텐츠가 세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추진력이 될 수 있다.

실시간 다국어 더빙과 자막 생성으로 언어 장벽을 허물고, 제작 효율화를 통해 창작자가 서사와 감정 표현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남미·동유럽 등 더빙 중심 시장에서도 배우의 실제 목소리를 현지 언어로 재현하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K-드라마와 예능의 확산 속도는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나아가 ‘K-pop Demon Hunters’와 같은 사례처럼, 한국의 전통과 현대문화를 결합한 IP가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한류의 정서를 세계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AI 도입이 가져오는 압도적 효율성과 기회 창출 능력은 이를 더 이상 선택의 문제로 남겨두지 않는다. 미디어 기업과 창작자들은 이제 워크플로를 과감히 재설계하고, 창작자의 역할을 기술과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AI는 K-콘텐츠가 더 멀리 높이 도약하기 위한 날개다. 지금이 바로 그 비상을 준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