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FSS와 DFR에 의한 올바른 설계를 통해 품질(목표 품질 달성 및 올바른 공차설계)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 만일 올바른 설계를 할 수 없을 경우 이후 단계인 구매와 공정관리를 포함한 제반 관리체계가 형식적이 되어 올바른 제조업 경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신제품 기획인 FFE이다. 만일 시장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제품이나 성숙기, 쇠퇴기에 있는 제품을 기획할 경우, 아무리 설계를 잘해도 결국 시장에서 팔리지 않아 사업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선진사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보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FFE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R&D 자원의 50% 이상을 FFE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9-10월호에 언급한 바와 같이, 아직도 반응적 설계를 함으로써 올바른 설계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FFE는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올바른 추진 방법을 몰라 암묵적, 개인적으로 추진하거나 또는 일부 프로세스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나라 제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DFSS/DFR을 통해 올바른 설계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FFE에 초점을 맞추는 경영을 통해 보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FFE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PPM(Portfolio Pipeline Management)이며, 또한 혁신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최고 경영자가 Vision을 제시하여 개인의 Vision을 일치시키는 한편, 최고 경영진이 운영규정 제정에 참여하고, Gate Review 마일스톤에 참여하여 팀을 격려해야 한다. 그리고 암묵적인 지식(Tacit Knowledge)이 공유될 수 있도록 연구회나 발표회 등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통상 FFE는 상품기획을 하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왔으나 엔지니어 출신들이 고객의 니즈 파악에서부터 같이 참여하여 마케팅과 엔지니어링이 시너지를 냄으로써 신제품 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여야 한다. 즉, 이부분을 품질에 포함시켜 일련의 프로세스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빨리빨리 문화를 기반으로 Copy를 통한 Fast Follower 전략으로 전세계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에 반도체가 TSMC에 밀리고, 자동차의 ICCU 문제가 발생되며, 신뢰성 수준이 선진사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그동안의 발전 모델을 개선할 시점에 와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빨리빨리 문화의 부작용으로 ISO와 Six Sigma 도입에 실패함으로써 올바른 설계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올바른 제조업 경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난 20~30년 동안 시행착오를 해왔다고 할 수 있는 데, 이를 만회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DT/AI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FFE를 통한 혁신적인 개발, DFSS/DFR을 통한 올바른 설계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DT/AI의 도입은 또 다른 시행착오를 부를 뿐이며(즉, 아무리 좋은 시뮬레이션도 잘못된 설계를 바로 잡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함) 여기에 다변량 분석 등을 통해 검증(Verification & Validation)이 수반되지 않는 DT/AI의 결과는 현실과의 괴리를 발생시켜 시스템의 신뢰를 떨어뜨림으로써 운영을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 일본과 같이 국가 차원에서 품질을 발전시킴으로써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은 3세대 품질을 통해서 혁신을 해야 하고, 공대는 품질과 설계 교육(PRP: Process Realization Process)을 도입해야 하며, 정부는 정책적으로 이를 유도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만으로부터 본받을 것은, 이제 제조업의 경쟁력은 단일 기법이나 단일 기업에 의한 것이 아니라 플랫폼 기반의 생태계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우리나라도 이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설계품질 향상을 통한 제조업 경쟁력 강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아니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