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기술은 기후 변화, 자원 고갈, 환경 오염 등 인류가 직면한 위기 속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제로 사용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uman-Computer Interaction, HCI)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HCI는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분야로, 사용자가 지속가능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에너지 효율성 분야에서는 스마트 홈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과 삼성SDS가 협력하여 개발한 래미안의 A.IoT 플랫폼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결합하여 사용자의 경험을 극대화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여 최적의 환경을 자동으로 설정해 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사용자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도 제공한다. 이렇듯 스마트 홈 기술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사용자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한다.
자원 관리와 재활용 분야에서도 HCI의 역할이 중요하다. 재활용은 번거롭고 복잡한 과정으로 여겨져,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쉽게 재활용 가능 여부를 파악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분리 배출하도록 돕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캐나다의 Recycle Coach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사용자가 물품을 검색하면 재활용 가능 여부 및 방법을 즉시 알려준다. 게임화(Gamification) 요소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분류 시스템을 적용하여, 사용자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편리하게 재활용을 실천하도록 돕는다.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분야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인터페이스가 핵심이다. Citymapper 앱은 사용자가 가장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찾을 수 있도록 실시간 대중교통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각 이동 수단의 CO₂ 배출량을 비교해 주어, 보다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Citymapper 앱은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도시 내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림1 Citymapper 애플리케이션의 주요 인터페이스 4종 및 사용자에게 환경 기여 사항을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페이지(최우측)
지속가능 기술을 개발할 때는 포용적인 디자인이 필수적이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용자뿐만 아니라, 시각적·청각적·인지적 장애가 있는 사용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사용자들이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게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만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기술을 활용할 것이다.
HCI는 지속가능 기술의 실질적인 도입을 돕는 핵심 요소다. HCI는 단순한 발전에 그치는 기술 혁신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쉽고 원활하게 지속가능한 기술의 발전과 서비스 활용에 기여하도록 하는 혁신을 이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행동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며, 사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촉진될 것이다. HCI 기반 지속가능 기술의 발전은 단순한 기술적인 해결책을 넘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기반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