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1985년 기존 경영 방식을 고집하는 동료들과의 이견대립으로 애플에서 축출되었으나, 1997년 복귀한 이후 혁신경영을 통해 애플을 재건하였다. 애플은 혁신을 통해 기업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기업으로, 구글이나 아마존 등과 함께 혁신을 통한 성장 사례를 남겼다.

전통적 경영은 ‘혁신’을 부차적인 요소로 간주하며,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회피하거나 예측 가능성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응한다.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강조하고 조직의 성과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혁신경영을 전개하는 기업은 '가치 있는 혁신 결과물'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다. 조직의 성과와 효율성도 고려하지만, 혁신 결과물의 제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혁신경영은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전통적 경영과 달리, 불확실성에의 대응을 강조하며 이를 적극 관리한다. 불확실성의 관리는 혁신경영이 전통적 경영과 가장 뚜렷하게 구별되는 점이다.

혁신경영은 아이디어 발굴 단계부터 제품‧서비스 출시까지, 모든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불확실성을 관리한다. 또한 여러 혁신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통해 위험과 기회를 조율한다. 이를 위하여 기업은 전사적인 차원에서 혁신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혁신은 ‘변화’와 같은 의미로 종종 쓰이곤 하지만, 여기에서의 ‘혁신’은 제품 혁신, 비즈니스 모델 혁신, 서비스 혁신의 예시에서와 같이 ‘구체적인 형태를 갖춘 혁신’을 의미한다. 또한 고객이나 이해관계자에게 ‘가치 있는 새로운 것을 제공하는 혁신‘을 의미한다.

혁신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시점, 혁신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혁신경영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국제표준화기구)는 2019년 혁신경영 표준(ISO 56000 시리즈)을 발표하였다. 혁신경영 표준이 2024년 인증 표준(ISO 56001)으로 발전하면서, 혁신경영이 더욱 대중화되었다. 이는 불확실성 관리, 가치 실현, 미래지향적 리더십 등 8대 원칙을 기반으로, 기회 식별(예. 니즈 발견)에서 솔루션 전개(예. 제품‧서비스 출시)에 이르기까지 혁신 프로세스 관련 활동의 체계적인 관리를 돕는 혁신경영 시스템 표준을 제공한다.

그림1  ISO 56001 혁신경영시스템 프레임워크


(ISO 56001)

끝으로, 혁신경영의 부상과 혁신경영 표준의 등장이 연구개발(R&D) 관리자에게 주는 시사점을 언급하고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전통적 연구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을 수용하여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둘째, 고객 중심의 혁신을 통해 더 실질적인 시장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셋째, 포트폴리오 관리를 활용하여 위험과 기회를 균형적으로 조율할 수 있다. 넷째, 혁신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여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 다섯째, 표준화된 혁신경영 체계를 통해 내부 및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 기업이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혁신경영을 도입하고 이를 기업 전략에 적극 반영한다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