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은 물론 수면 중에도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링이 의료 현장에 도입되었다. ㈜스카이랩스(이하 스카이랩스)의 ‘카트 비피(CART BP)’는 혈압 변화를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의료용 반지로, 의사들이 환자의 혈압 정보를 확인하여 진단과 처치에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혈압 측정시스템이다. 이번 호에서는 혁신 기술에 기반한 ‘창업의 교과서’와 같은 스카이랩스의 사례를 소개한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도 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분석하는 스마트링
스카이랩스의 CART BP는 손가락 피부에 광용적맥파(Photoplethysmogram, PPG)를 쏘아 반사 또는 투과된 빛을 확인함으로써 혈관 내의 혈류량 변화와 심박 활동 상태를 추정한다. 손가락은 피부가 다른 신체 부위보다 상대적으로 얇아 혈류량을 감지하기가 용이하기에, 손목에서 측정하는 기존의 스마트워치나 밴드들에 비해 CART BP의 측정값이 더 정확하다. CART BP가 삼성이나 애플과 같은 거대 IT 기업들이 개발한 스마트링이나 스마트워치 및 밴드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단순한 건강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넘어서 병원과 의사들과에게 ‘의료기기’로 받아들여지도록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그림 1] 스마트 링 비교
현재는 24시간 혈압 측정을 위해 팔뚝을 압박하는 ‘커프(Cuff)’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커프 방식은 주기적인 압박을 주어 혈압을 측정하기에, 불편한 상태에서 측정된 값을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스카이랩스의 CART BP와 같은 커프리스(cuffless) 방식의 혈압 측정기는 스위스, 이스라엘 등에서도 개발에 성공하여 품목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임상적인 근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① 혁신 기술의 성공적인 가치제안 – Value Proposition & Iteration
스카이랩스의 CART BP는 의료기기로써 유효성과 안전성의 입증이 필요하였기에 임상 연구에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입해 왔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연구팀과는 함께 임상 검증을 진행하여 기존 혈압 측정 방식과 유사한 결과값을 확인하였다. 서울대병원과는 기존 24시간 연속혈압측정기와의 비교 임상을 진행하여 두 장치 간 측정값의 높은 일치도를 입증하는 결과를 얻었다.
스카이랩스는 만성 심장질환자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만지 형태의 의료기기 ‘카트(CART; Cardio Tracker)’와 그 플랫폼을 개발, 운영해 왔다. 스카이랩스는 CART에 적용한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혈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축적된 심장 관련 기술 및 사업역량이 CART BP의 개발과 사업화의 기반이 된 것이다.
② 정확도 & 안전성 확보 - Incubation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데이터 처리 방식의 도입은 스카이랩스가 개발한 CART BP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스카이랩스는 동맥 내에 카테터(catheter)를 삽입하여 지속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A-line 데이터에 인공지능 기반 혈압측정 알고리즘 모델을 적용하였다. 스카이랩스는 4,185명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학습·검증 및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신뢰도를 더 향상하였다.
③ Business Model 제안
스카이랩스의 CART BP는 반지형 의료기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 의료기기 사업 영역에 엄청난 사업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스카이랩스는 반지형 혈압 측정기기 중 세계 최초로 국제표준규격에 맞춘 기존 혈압측정법과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 CART BP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해당 연구는 대한심장학회지와 대한의학회 학술지, 네이처 과학기술지 등에 게재되었다. 또한 CART BP는 2024년 8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받아, 현재 전국 병의원에서 처방되고 있다. 스카이랩스는 해외 판매를 위해 미국 FDA와 유럽 CE 인허가 과정도 진행 중이다.
스카이랩스 최창우 CTO는 CART BP가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 반지 중, 의료기기로 인정받은 유일한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장민수 상무이사와 양원동·박대웅 팀장과 함께 CART BP를 개발했다. 최창우 CTO를 위시하여 스카이랩스는 벌써 다음 단계로 산소포화도, 체온, 호흡수 측정, 혈당 감지 등의 기능 추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스카이랩스의 노력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