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재생에너지 기술 중에서도 태양전지는 우수한 경제성과 다양한 활용처로 인해 보급률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술이다. 실리콘 소재에 기반한 현재의 태양전지 시장은, 중국이 정부 주도의 공격적인 저가화 전략으로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정세가 급변함에 따라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에너지 안보의 측면에서 전략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주요국에서는 앞으로의 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 기술의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2년 국내 연구진에 의해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가 최초로 개발된 이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에너지변환(빛에너지→전기 에너지) 효율은 빠르게 개선되었다. 최근에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27.1%)와 유사한 수준인 26.7%에 도달하였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최근 에너지변환 효율이 33.9%로 보고되었다. 탠덤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기존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적층하여 두 태양전지를 모두 활용하는 태양전지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상용화된 실리콘 산업 기술을 활용하면서 태양전지의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기존의 단일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생산 단가가 높지만, 최소 10% 이상의 경제성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기존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의 활용처에 적용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에너지 변환효율이 높아 동일 면적에서 최대 25%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에, 도심이나 건물 외벽과 같이 설치 면적이 제한적인 곳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 항공기, 무인기, 선박 등과 같이 제한된 면적을 활용하여 높은 무게당 출력이 필요한 모빌리티에 적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더불어 낮은 조도의 빛에 대한 에너지 변환효율도 우수하여 IoT 등과 같은 전자제품에 적용하여 실내 광 발전을 할 수도 있다. 기존 태양전지 소재 대비 우주 방사선에 우수한 내구성을 지니고 있어 우주 태양전지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차세대 기술로서의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극복되어야 할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로, 우수한 에너지 변환효율에도 불구하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명은 현재 5-10년 수준이다. 25년 이상의 수명을 보증하는 상용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크게 떨어진다. 두 번째로, 대면적화 태양전지 제품의 대량 양산화를 위해 소재/공정/장비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소자 수명개선과 대면적화 양산성 측면에서, 최근 건식 공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건식 공정에서는 용액공정에서와 달리 독성 용매를 활용하지 않고, 대면적화 박막의 균일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공정 재현성도 우수하다. 따라서 양산화가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존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작 기술이 용액공정을 활용하여 개발되었기에, 건식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 제작을 위한 소재/공정/장비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 개발의 초기부터 최근까지, 수년간 선도적인 기술을 개발하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유지해 왔다. 현재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차세대 태양전지 산업의 주도권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이므로, 상용화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해 국내 학계 및 산업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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