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는 수십 년간 수입에 의존해 오던 열차 제어시스템을 6년에 걸쳐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다시 오랜 시험 기간을 거쳐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현대로템의 기술 개발은 규모가 크고 소요 기간이 길며, 여러 기관과 협력사가 관여된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사례로서 그 의미가 크다. 기술 개발에 성공한 ‘KTCS-2 열차 제어시스템’은 2023년 52주 차 장영실상을 수상하였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열차 제어시스템을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 열차 차량의 제조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열차의 두뇌를 만들 기술은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에서 개발한 제어시스템은 차량에 장착되는 시스템으로 주제어 컴퓨터, 속도 거리 연산장치, 차지상 통신장치, 지상 발리스 수신장치, 화면 현시장치, 정보 기록장치 및 센서와 안테나 등 다수의 모듈이 조합되어 전체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구성한다. 이 조합된 시스템은 유럽 표준에 정의된 1,841개의 시험 케이스와 93개의 시험 시나리오를 통해 시스템 사양과 성능 및 호환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이 성능은 시속 500km로 달리는 상황에서도 유지되어야 한다. 운행 호환성 성능 검증 시험은 유럽 공인 시험소에서 진행되며, 선로 변 신호를 수신하는 BTM(Balise Transmission Module) 서브 장치에 대해 속도 500km/h 조건에서 1,000여 개의 평가 항목을 9개월간 한 번에 통과해야 하는 도전이다. 또한 개발한 열차 제어시스템은 국제 안전성 최고 등급인 SIL4(Safety Integrated Level 4) 인증을 받았다. 이는 시스템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10-9인 수준으로, 쉽게 생각해서 백만 년에 1번 사고가 일어날까 말까 하는 확률이다.
현대로템의 열차 제어시스템은 4세대 이동통신 방식 철도 전용 무선망(LTE-R)을 적용하여, 기존 제품과 비교해 2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또한 자체 개발한 속도/거리 연산로직을 적용하여, 경쟁제품 대비 속도 및 거리 연산 오차를 50%가량 감소시켰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제어시스템에 비해 열차 운행 간격을 최대 23%까지 좁힐 수 있는 성능 향상을 의미한다. 현대로템은 여기에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국산화하여 수입 경쟁제품 대비 25%의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었다.
현대로템은 2012년 열차 제어시스템의 개발에 착수했고, 2018년에 개발을 완료했다. 개발에만 6년이 소요된 것이다. 다시 2020년 12월 한국철도공사 시범사업을 통해 운행 시험에 착수했고, 2022년 4월에 이르러서야 국토교통부의 영업 운행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승인 이후 실제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고객으로부터 열차 차량에 대한 구매 발주를 받아야 하고, 차량을 제작하고 난 이후에야 비로소 열차 제어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다. 2024년 현재 상용화가 진행 중이므로 빠르면 올해 연말부터 국산 KTCS-2 열차 제어시스템이 탑재된 열차를 타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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