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며 환경적 과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은 AI를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 조력자’로 전환하기 위한 혁신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본 글에서는 AI 시대에 직면한 에너지 문제의 본질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산업 전반의 기술적 통찰을 제시하며, LG전자의 진행 사례를 소개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AI의 급성장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30년 945TWh에 달해 일본의 연간 전력 소비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현 수준 대비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력 수요 증가는 신재생에너지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충돌 지점을 만들어낸다. 첫째,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365일 안정적인 전력을 필요로 하지만, 태양광·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간헐성 문제가 있다. 둘째,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부하와 신재생에너지의 불규칙한 발전량은 전력망의 불안정성을 유발한다. 셋째,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의 입지가 다른 지리적 불일치로 인해 막대한 송전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은 기술 혁신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첫 번째는 ‘AI 기반 지능형 에너지 관리 솔루션’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냉각 시스템 최적화, 전력 수요 예측, 작업 부하 분산 등을 연구하고 있다. LG전자는 AI 기반 에너지 분석 시스템인 BECON을 통해 전력 관리 최적화를 추진해 왔으며, 디지털 트윈과 Physical AI 기술을 활용해 가상 환경에서 에너지 효율을 예측하고 제어한다.

두 번째는 ‘초고효율 냉각 기술의 보편화’이다. AI 서버의 전력 소비 중 약 40%는 냉각에 사용된다. 기존 공기 냉각에서 액체 냉각(Liquid Cooling)으로 전환하면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LG전자는 CPU와 GPU를 직접 냉각하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와 무급유 터보 칠러를 선보이고 있으며, 차세대 기술인 액침 냉각도 연구하고 있다.

세 번째는 ‘직류(DC) 기반 전력 손실 최소화’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직류(DC)를 생산하지만, 기존 데이터센터는 교류(AC)를 사용해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따라서 직류(DC) 기반의 에너지 인프라를 통해 이러한 변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한국전력과 협력하여 직류 방식의 초대형 칠러를 개발하며, DC 기반 데이터센터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을 통한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이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전력망의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해진다.

탄소중립 시대에 AI는 단순히 전력을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똑똑한 조력자’로 진화해야 한다. AI와 지속가능성이 결합된 미래 산업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무한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용 HVAC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기술 혁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