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중국 WRC 2024 리뷰 : 중국의 로봇 굴기 재확인
2024년 8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로봇 박람회 WRC(World Robot Conference) 2024에 600여 개의 로봇 기업과 약 80만 명의 참관객이 참여하였다. 이번 WRC 2024에서는 로봇 굴기(崛起)를 목표로 오랜 시간 막대한 노력을 기울여 미국을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한 중국의 성과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중국의 WRC 2024 출품 제품 동향
로봇 전시장은 산업 로봇관과 휴머노이드 로봇관으로 구성되었다. 감속기 업체, 기계 부품 제조업체, 제어업체들이 로봇과 로봇부품, SW 등을 전시하였다. 입구에는 자연스러운 표정을 가진 EX ROBOTS의 안드로이드 로봇이 전시되어, 잘 분업화된 중국의 로봇 개발 구조를 짐작할 수 있었다.
A관에는 용접, 조립, 페인팅 등 단순 반복 작업을 높은 정밀도와 속도로 수행하는 산업 로봇들이 전시되었다. 테슬라의 전시도 이곳에 배치되어 사이버트럭의 실물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참관객들이 기대한 OPTIMUS GEN 2가 동작 없이 전시되어 아쉬웠다.
B관에는 UBTECH, UNIX AI, UNITREE 등 혁신적인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이 참가하여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국관에는 협동 로봇을 이용한 커피 머신 등 소량의 전시가 이루어졌으며, 고급 로봇 기술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중국의 로봇 기술 특성 분석
중국 정부는 미래 산업의 강화를 위해 첨단 기술 주도의 성장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2024년은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의 원년으로 삼았다. 해당 시장의 규모는 약 27억 6,000만 위안에 이를 전망이며, WRC 2024에서는 27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개되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다양한 기술을 수행하고, AI 알고리즘으로 몇 초 만에 전문가 수준의 기술을 습득한다. EX ROBOTICS의 샤오후(Xiao Hu)는 인간의 표정을 정확히 재현해 냈다. 이렇듯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업계에서는 현실을 인식하는 손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얼굴 등 핵심 구성 요소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의 다음 트렌드로 ‘구체화 된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을 강조한다. 이는 AI를 로봇에 통합하여, 로봇이 환경을 인지하고 학습하며 동작을 실행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다만, 중국은 ChatGPT 사용이 금지되어 독자적인 AI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두(Baidu)의 어니봇(Ernie Bot)은 중국 언어와 문화에 맞추어 개발한 GPT로, 로봇이 환경을 깊이 이해하며 복잡한 작업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 동향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2024년 미래 산업 대표 상품의 첫 번째로 선정하고, 자원을 통합하여 산업화를 촉진하고 있다. 광둥-홍콩-마카오의 그레이터 베이 지역(Greater Bay Area)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망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중국은 여러 지역에 로봇 산업 단지와 혁신 센터를 설립하여 핵심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UNITREE는 G1, H1 등을 개발하여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 G1은 세 개의 손가락으로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고, 키 130cm에 무게 35kg인 소형 로봇이다. 가격은 약 2천만 원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며, 안정적인 움직임과 스태빌라이저 기능을 갖추어 양산되었다.
ROBOTERA의 로봇 X-Bot-L은 전시회에서 안정적인 보행을 선보였다. ROBOTERA는 최근에 이 로봇이 울퉁불퉁한 만리장성 벽돌 위를 자율 보행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 그 기술적 성과를 입증했다. 이 로봇은 사전 모델링이나 프로그래밍 없이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보행을 훈련했다. 이 로봇에 탑재된 AI는 샤오싱(Xiaoxing)으로, XBot-L은 AI 기반 비프로그래밍 알고리즘을 구현한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