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의 중심, 전기로의 전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가 에너지의 중심으로 활용되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자동차, 공장, 건물의 난방까지 전기로 바뀌면서 전기는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산업은 물론 일상생활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더구나 바람, 햇살과 같은 자연에너지도 재생에너지 발전을 거쳐 전기로 바뀌어 전력망을 타고 흐른다. 전기화 시대의 전력망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잘 수용하면서도 직류송배전과 도입에 따른 더욱 복합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전력 공급 구조의 전환과 새로운 과제

기존 전력 시스템은 대규모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고압 송전망으로 전국에 공급하는 중앙집중형 구조였으나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분산형 전원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흐름이 단방향에서 쌍방향으로 바뀌는 등 새로운 문제가 등장했다. 앞으로는 중앙집중형과 분산형 전원 간 균형을 유지하면서 실시간 연계 운용과 지능형 전력망 관리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전력망 전환기에 바라보는 ‘에너지 고속도로’와 ‘차세대 전력망’

새 정부는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자 ‘에너지 고속도로’와 ‘차세대 전력망’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서해안·남해안 등 재생에너지가 집중된 지역과 수도권을 HVDC(초고압 직류송전) 기반으로 고속도로처럼 연결하는 개념이다. 이는 단순한 전력 인프라 개선을 넘어,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시장을 석권할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HVDC 컨버터 변압기, 초고압 케이블, 직류 스위치기어, 친환경 절연기기,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ESS, AI-VPP 등 핵심 장비와 기술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미래 전력설비 시장의 기회

미래 전력망 투자 확대는 변압기, 케이블, 차단기,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핵심 설비를 차세대 설비로 변환하는 기술 산업화 전략을 담아야 한다. 앞으로 전력 네트워크 설비도 기존의 AC 설비와 함께 DC 설비 시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한국이 차세대 전력망 구축 과정을 통해 전력설비 시장을 선도하려면 핵심 기술개발과 함께 다음의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한다.

- 국내 프로젝트를 글로벌 레퍼런스로 활용: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기술 검증 및 실증 무대로 삼아, 해외에 ‘운영 경험 기반 패키지 솔루션’을 수출

- 국제 표준화 주도: IEC, CIGRE 등 표준 제정을 선도해 한국 기술을 글로벌 기준으로 확립

-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글로벌 기업과 공동 실증·해외 프로젝트 참여로 초기 수출 장벽을 완화하고 상호 협력을 강화

- 산업·시장 생태계 고도화: 대기업의 핵심 장비, 중소기업(센서, 제어 소프트웨어), 한전, 전력거래소 및 연구기관의 한국형 전력망 통합 솔루션 등 역할 분담.

지금은 전력산업이 빠르게 변하는 시기이자,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 연구기관, 기업, 공공기관이 힘을 모아 대한민국이 차세대 전력망 산업의 선도국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