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 철강산업은 생존의 갈림길에 직면해 있다. 지구 온난화의 위기 속에 시장과 고객의 저탄소 제품에 대한 요구가 매년 높아지고 있고, 제철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대규모 설비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철강 제품 생산 시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되는 이유는 철광석(Fe2O3)을 철(Fe)로 환원할 때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환원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강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친환경 환원제가 필요하다. 수소(H2)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기술이 바로 수소환원제철인데, 수소는 철광석과 반응하면 물(H2O)이 발생하므로 탄소배출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아직 100% 수소를 사용하는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았고 일부 수소를 활용하는 것만이 가능하다. 포스코는 고유의 파이넥스(FINEX) 공정에서 환원제의 25%를 수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100%까지 늘리는 기술인 HyREX(Hydrogen Reduction)를 개발 중이다.
수소환원제철 상용기술의 개발은 2030년 전후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나, 기술 상용화 검증 이후에도 본격 가동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탄소중립 전환기의 기술로서, 기존 설비를 활용해 저탄소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기술인 ‘브릿지’ 기술이 중요하다.
브릿지 기술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되는데, 첫째는 고로(용광로)에 사용되는 원료와 연료를 대체하는 기술이다. 기존 투입 원료인 소결광 대신 펠렛(Pellet)과 HBI(Hot Briquetted Iron)를 투입하거나, 석탄 대신 천연가스를 사용한다. 포스코는 펠렛과 HBI 투입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평가하여 안정적인 저탄소 고로 조업 체제의 최적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또 2025년까지는 고로 천연가스 취입 기술의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둘째는 파이넥스에 수소를 추가 공급하고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를 적용하는 기술이다. 현재 25% 수준인 수소 사용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100%를 달성하고, 파이넥스 설비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CCUS를 통해 포집, 활용, 저장하고자 한다. 특히 포스코의 파이넥스 설비는 이미 70% 이상의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포집 및 압축 비용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어 CCUS 적용이 용이하다.
마지막으로 전로에서 고로 용선 사용량을 줄이는 저HMR(低 Hot Metal Ratio) 조업 기술이 있다. 이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은 고로 용선 대신에 전기로 용강이나 철 스크랩을 많이 사용하는 기술이다. 포스코는 광양에 250만 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으며 2026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처럼 포스코는 HyREX와 다양한 브릿지 기술을 통해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 중 하나는 바로 그린 에너지 공급의 확충이다. 현재 포스코의 전력 사용량은 대부분 자가발전으로 충당되는데, 문제는 자가발전의 주 에너지원인 부생가스가 석탄을 활용하는 제철 공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또 수소환원제철 등 새로운 설비는 기존 대비 전력 사용이 많다. 즉 포스코는 탄소중립을 향하는 과정에서 자가발전은 줄고 전체 전력 사용량은 늘어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따라서 저탄소 생산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그린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 확충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재생에너지 발전과 수소/암모니아를 활용한 무탄소 발전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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