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제조업의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반응적 설계”에서 “예측적 설계”로 설계의 Paradigm이 바뀌면서 비로소 올바른 설계가 가능해졌으며, 올바른 제조업 경영이 가능해졌다. 미국의 포춘지의 500대 기업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신제품 기획인 FFE에 초점을 맞추어 설계하고 있다.
DFSS를 통한 “예측적 설계”(“예측 생산”), FFE를 통한 “예측 설계” 및 “예측 판매”를 함으로써 예측 경영의 구현이 가능해졌으며, 여기에 Digital Twin과 AI가 접목됨으로써 예측 경영이 보다 강화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LG전자를 중심으로 한 소수의 기업만이 올바른 DFSS를 도입하고, 나머지 대다수 기업들은 아직도 “반응적 설계”를 하여 올바른 설계를 하지 못함으로써 지난 20~30년 동안 시행착오를 해오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Digital Twin을 도입하고 있으나, 오히려 또 다른 시행착오가 예견되어 가고 있다.
다꾸찌 방법으로 대표되는 “반응적 설계”는 설계 단계에서 산포를 예측한다는 개념과 방법론이 없어 이론적, 구조적으로 올바른 설계를 할 수 없다. 따라서, 목표 품질을 하위 구성품으로 배분한 후 공정능력을 고려하여 Trade off 함으로써 목표 품질과 올바른 공차를 설계할 수 있는 “예측적 설계”로 설계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예측적 설계”는 외부고객의 요구사항인 CTQ를 반영하고, 내부고객인 생산 또는 계열/협력사의 공정능력을 반영하므로 이를 고객 중심의 설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계열/협력사를 포함한 관련 기능 부문이 통합적으로 설계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설계한 대로 제품화하여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일련의 관련 기능 부문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프로세스 개선을 해야 한다. 즉, DFSS를 통해 설계된 품질을 기반으로 올바른 신뢰성설계(DFR)을 해야 하며, 설계한 대로 구매하고 생산하기 위해 수입검사, 공정관리 등의 제반 관리체계를 확립해야 하며, 설계한 대로 필드에서 작동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필드 Monitoring 및 Feedback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올바른 제조업 경영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따라서 DFSS는 단지 올바른 설계를 하기 위한 툴이 아니라, 3P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경영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DFSS를 통해 일련의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경우, 이를 기반으로 Digital Twin과 연계하여 예측 경영을 강화할 수 있으며 나아가 플랫폼 구축 및 생태계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신뢰성이 산업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최근 반도체가 고전하는 것 모두 설계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제품이 고급화 및 미세화가 진전됨에 따라 고정밀 및 높은 정확도를 갖는 설계가 요구되나 기존의 “반응적 설계” 방식으로는 이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중저가 자동차나 10nm 이상의 레거시 노드에 해당되는 반도체만을 판매할 것이 아니라면 3세대 품질인 “예측적 설계”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제조업을 시작한지 반백년이 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30년 전의 설계의 개념과 방법론을 가지고 올바른 설계를 할 수 없어 올바른 제조업 경영을 하지 못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따라서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Data 기반의 설계를 할 수 있는 툴을 도입하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하고 시간이 걸리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설계에 대한 올바른 컨셉과 방법론을 인식시키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프로세스 즉,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향후 기업 경영이란 전쟁에서의 성패는 단순한 개별 툴(무기)나 단일 기업 단위의 경쟁력이 아니라 플랫폼 구축, 생태계 조성을 통한 시스템 차원의 통합 경쟁력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미국, 일본과 같이 산학연이 연계되어 국가 차원에서 품질을 추진해야 하며, 3세대 품질을 통해 신제품 기획 및 설계 단계인 경영의 상류에서 품질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수출 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가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한 필수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