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부부들은 보면 우리 때에 비해 태아나 영유아 관리에 더 진심인 것 같다. 만일 이 시기에 무엇이라도 하나 잘못되면, 이후 이를 바로잡기에는 그 대가가 너무 크거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제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만일 올바른 설계를 할 수 없다면 이후에 미치는 악영향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클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올바른 품질설계(목표 품질 설계 및 하위 구성품들의 올바른 공차설계)를 할 수 없는 경우, 품질을 기반으로 한 신뢰성을 올바로 설계할 수 없으며, 설계한 대로 구매 및 생산을 하는 수입검사(구매관리 포함), 공정관리 등의 제반 관리도 형식적이 될 수밖에 없고, 출하 이후 저품질로 인한 클레임이 증대되어 품질 손실비용이 발생, 고객 신뢰 저하로 인해 매출이 감소되어 결국 경영이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존의 “반응적 설계”에서 “예측적 설계”로, 설계의 패러다임(Paradigm)이 바뀌었음에도 이를 알지 못한 채 지난 20~30년 동안 반응적 설계를 하여 올바른 설계를 하지 못함으로써 많은 시행착오와 함께 자원을 낭비해 왔다.

이 과정에서 8대 핵심 산업의 글로벌 매출 점유율을 중국에 모두 추월당했으며, 만일 미국의 견제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에 의해 일본 산업이 경쟁력이 상실되어 도태되었듯이, 우리의 산업이 중국에 의해 벌써 도태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가 대만 TSMC 대비 수율이 낮고, 자동차가 일본차에 비해 신뢰성이 낮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상의 실력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기업들은 올바른 설계를 하지 못해, 제품의 성능이 옛날에 비해 향상되었다고 판매를 하면서도, 사실 이들 제품을 구성하는 하위 구성품들은 아직도 옛날 선진사 제품을 Copy한 관습 공차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하위 구성품들의 (성능)공차설계를 통해 제품의 성능을 설계할 수 있는 바,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올바른 설계를 하지 못해 계열ㆍ협력사에 하위 구성품에 대한 올바른 (성능)공차와 신뢰성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가장 좋다고 하는 하위 구성품을 납품하면, 모기업은 소수의 샘플을 제작ㆍ측정하여 판정하고 양산을 한다. 그러나 양산이 되면 하위 구성품이 산포함으로써, 결국 제품 특성치도 산포하게 되어 규격을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전수 검사를 통해 규격을 벗어나는 제품을 개선하여 출하하더라도, 규격 근처에 있는 특성치를 갖는 제품들은 사용함에 따라 마모나 열화가 되어 결국 신뢰성의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결국, 고객이 올바른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운이 좋아 뽑기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2세대 품질로는 올바른 설계, 혁신적인 설계를 할 수 없으며, Big 데이터에 의한 예측 경영을 구현할 수 없다. 따라서 중국을 떨치고 선진국들과 경쟁하여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3세대 품질로 전환을 해야 한다. 3세 품질을 통해 올바른 설계, 보다 혁신적인 설계, 그리고 Big 데이터에 의한 예측 경영을 구현하지 않고서는 기업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우리는 고가이거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제품일수록 후진국의 제품을 구매하기를 꺼린다. 왜냐하면, 이들 나라는 설계를 포함한 생산방식이 과학적으로 체계적이지 못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고가의 고급차가 유럽에서 고전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좋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3세대 품질을 통해 설계의 개념과 방식부터 바꾸어야 한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한 필수 과제라고 아니할 수 없다. 아직까지 올바른 설계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경제 규모에도 어울리지 않는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많은 기업이 올바른 설계를 하기 위해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을 추진하고 있으나 디지털트윈과 3세대 품질은 서로 보완 관계이지 대체 관계가 아니다. 따라서 3세대 품질이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