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국 정부가 빅테크기업의 M&A에 계속 제동을 걸고 있다. 얼마 전 FTC는 엔비디아의 반도체 설계 회사 ARM 인수를 저지했으며, CMA는 메타와 GIF 이미지 파일 공유 플랫폼 지피의 인수합병을 무효화하며 강제 매각 명령을 내렸다. 규제 당국은 아마존이 추진 중인 로봇업체 아이로봇의 인수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이 미국, 유럽, 중국 등 각국 정부가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빅테크기업을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테크래시는 범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빅테크기업 규제를 논의하는 디지털 뉴라운드 협상을 추진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빅테크기업, 특히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플랫폼기업의 독점과 영향력에 대한 강력하고 광범위한 부정적인 반응’으로 정의된 테크래시Techlash는 기술을 뜻하는Technology와 반발을 의미하는 Backlash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력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가 만든 신조어다.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지는 것에 대한 적대감의 표현으로 대표적인 사례는 정부 규제다.


 

지금까지 빅테크기업은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사업을 확장해왔다. 애플은 2000년 이후 100여 건의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단행하며 AI,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생태계를 넓혀왔다. 페이스북 역시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탄탄한 서비스 기업들을 흡수해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구글도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모토로라 등을 사들였다.

각국 정부는 빅테크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주로 반독점 권한을 활용하고 있다. FTC 위원장인 리나 칸은 ‘빅테크 저승사자’로 불리는 대표적 반독점주의자이다. 칸은 빅테크의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각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결코 빅테크기업들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사람들은 디지털 기술로 인해 서로가 연결되고, 더 즐거워하고,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쉽게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더 편리한 서비스를 받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이러한 유혹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테크기업의 성장으로 발생하는 소비자의 비용 상승,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사생활 침해, 가짜뉴스의 범람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등과 같은 피해로 빅테크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럴 때 일수록 코로나로 인한 횡재효과bonanza effect를 누린 빅테크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의 상흔효과scarring effect를 좀더 세심하게 보살피고, 기술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힘을 극대화하여 더 나은 디지털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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