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년에서 수십 년 안에 인류가 가장 놀라운 도전을 할 공간은 바로 달이다. 흥미로운 것은, 지구에서 인류가 신석기부터 21세기까지 쌓아온 모든 경험과 지식을 달에서 압축적으로 풀어낼 것이란 점이다. 물을 찾고 식량을 자급자족하기 위해 농사를 지으며, 에너지를 얻기 위해 자원을 발굴하고 안전한 거주 공간과 산업시설 마련하는 것부터, 로켓을 날리고 우주 터미널을 가동하고 더 먼 행성으로 탐사를 떠나는 등 최소 수십 세기에 걸쳐 일어날 법한 일들이 달에선 불과 수십 년 안에 벌어질 전망이다.
'지구 밖에서의 삶'을 준비하는 인류는 첫 실전 테스트의 장이 될 달에서의 생활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달에서 시작해 심우주로 인류의 정착지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주도의 국제 공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일환이다.
지난 3월, NASA는 2026년 아르테미스 3호 미션에서 우주비행사들이 달 남극 지역에 설치할 과학실험 장치 3개를 발표했다. 그 중 '농작물에 대한 달 영향 측정기(LEAF, Lunar Effects on Agricultural Flora)'는 달 환경에서 어떻게 작물이 자라는지를 연구하기 위한 장치다. 이를 활용해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고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한 달에서, 어떻게 식물이 광합성하고 성장하는지, 스트레스 반응은 어떠한지를 관찰하는 최초의 실험이 이뤄진다.
LEAF 기기의 중요성은 달에서의 식량 자급자족 가능성을 확인해 준다는 데 있다. 2년 후 NASA가 달로 보낼 나머지 두 가지 실험 장치는, 달 환경 모니터링 스테이션(LEMS, Lunar Environment Monitoring Station)과 달 유전체 분석기(LDA, Lunar Dielectric Analyser)다.
이 장치들을 달에 가져가는 것 외에도, 2026년의 아르테미스 3호 미션은 여러모로 역사적인 도전이 될 전망이다. 아르테미스 3호는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인류를 달 표면에 내려놓게 된다. 아르테미스 3호 우주비행사들은 달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와 ‘스타십 HLS'를 만난다. 루나 게이트웨이는 우주선이 달에 가기 전 머무는 정거장 역할을 한다. 달과 화성 탐사 임무를 위한 집결지인 동시에 출발지인 것이다. 우주 승무원을 위한 거주지로 필요한 장비와 자원도 제공한다.
2028년 예정된 아르테미스 4차 임무에서는 통신, 발전, 방사선 차폐 등을 갖추는 달 기지 건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후 2030년에는 달 기지 주변에서 차가 달릴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5차 임무와 맞물려서는 달에 달 탐사 차(LTV, Lunar Terrane Vehicle)가 투입된다. 최근 NASA는 달 표면을 돌아다니며 탐사에 쓰일 LTV의 제작사 후보 기업 3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후보 기업은 인튜이티브 머신스, 루나 아웃포스트, 아스트로랩이다. 이들은 앞으로 1년 동안 NASA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다. 이후 NASA는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해 한 곳을 선정하고,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계약기간은 2039년까지로, 그 누구도 해보지 못한 ’문 모빌리티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과 식량, 탈것을 확보하고 우주기지를 지어 우주 건축까지 정복하면, 다음 목표는 일반인도 달에 사는 '달 정착'이다. NASA는 일반인도 살 수 있는 주거단지를 2040년까지 달에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에는 달을 거점으로 해서 화성으로 가는 '문투마스(Moon to Mars)' 미션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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