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분야 휩쓴 2023년 최고의 스타, '항비만 약'

'너무 잘 팔려서' 광고를 중단할 정도로 히트를 치는 제품을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올해 5월 제약·바이오 업계에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전문의약품을 광고할 수 있는 미국에서, 위고비를 개발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는 이유로 TV 광고를 중단했다.

이처럼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와 관심은 그 어떤 의약품과 비교해도 매우 폭발적이다. 미국 내에서는 위고비 품귀 사태가 벌어지면서, 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더 적은 용량인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을 대신 처방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 역시 최근 '마운자로'라는 이름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는 약물 '터제파타이드'의 비만 치료제를 승인받았다. 세 가지 호르몬을 모방한 같은 회사의 약물 레타트루티드 역시 전례 없는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의 놀라운 부작용… 일론 머스크도 사용

가장 먼저 승인된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이라는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다. 이 호르몬은 음식에 반응해 장에서 생성되며, 췌장에 인슐린을 만들도록 지시한다. GLP-1 호르몬 모방체는, 신체가 인슐린을 너무 적게 만들어 혈당 수치가 상승하는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처음 개발됐다.

그런데 임상 시험을 진행하는 연구원들이 '놀라운' 부작용을 발견했다. 시험 참가자들의 식욕이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비만 치료제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로 광고까지 중단한 위고비지만, 일명 '셀럽'들의 후기가 전해지며 더욱 더 입소문을 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10kg이 넘는 체중 감량을 했다고 한다. 트위터(현재 X)를 통해 누군가가 머스크에게 체중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질문하자, 그는 "단식과 위고비"라고 답했다.

◇더 센 놈이 온다… 일라이릴리 '마운자로'(젭바운드), 11월 비만 치료제로 승인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GLP-1과 또 다른 호르몬인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GIP)'를 모방하는 약물이다. 지난 11월 8일 FDA는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즉 성분명 '터제파타이드'를 비만 치료제로 승인했다. FDA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성인이나, 고혈압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을 가진 BMI 27 이상인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만 치료제로 이 약을 승인했다. 이 제품은 '젭바운드'라는 상품명의 피하 주사제로 출시된다.

외신에서는 젭바운드의 등장으로 위고비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져나온다. 외신들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 약 20% 저렴한 점에 주목하며, 신형 비만 치료제 경쟁에서 2위 주자인 일라이릴리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추가 항비만 치료제도 속속 개발 중

현재 개발 중인 일부 약물은 반대의 작용, 즉 GIP 수용체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일례로 바이오 제약사 암젠이 개발한 한 후보 약물의 경우, GLP-1 수용체를 켜고 GIP 수용체를 끄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장 호르몬인 '글루카곤'도 비만 치료제로서 관심받고 있다. 간에서 글루타곤 수용체를 활성화하면 포도당을 생성하는 동시에 간에서 지방을 분해하는 과정도 시작된다.

각 호르몬을 개별적으로 모방해도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함께 사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서로를 견제하는 역할도 한다. GIP 활성화는 GLP-1 활성화 부작용을 억제하고, 이 두 호르몬 모방체는 인슐린을 자극해 글루카곤이 혈당을 너무 높게 올리는 것을 방지한다. 글루카곤과 GIP, GLP-1 수용체를 켜는 '삼중 작용제'로 개발 중인 약물이, 최근 임상 3상을 승인받은 일라이일리의 레타트루타이드다. 레타트루타이드 2상 시험 결과, 참가자들은 1년간 최고 용량 복용 시 평균 체중의 24%를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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