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으로 다가온 산업 대전환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랬기에 효율성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공적인 산업화 모델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기술의 창출과 이를 적용한
새로운 제품의 개발,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의 ’연결과 융합‘ 이 필요한 시기이다.
제조업은 생산방식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패러다임 쉬프트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 제조산업은 지정학적 환경변화와 함께 원료~제조~시장으로 이어지는Value-Chain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거의 모든 연료와 원료를 수입해야하는 자원빈국으로서 Supply-Chain 확보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에너지 대전환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Green Manufacturing에 대한 요구는
선택이 아닌 필연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Industry 4.0 으로 대표되는 제조현장의 안전, 자동화 및 지능화를 위한
Digital Transformation도 제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인자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변화는 제조업의 근본적인 구조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탄소중립은 지금까지의 산업발전 경로를 완전히 바꾸어야 하는 어려운 문제이다.
협업, 전환을 또 다른 기회로 만드는 R&D의 Keyword
Value-Chain, Green & Digital Transformation 은 과거의 기술혁신과는 다르게 하나의 R&D 과제로 해결할 수 없다.
공급자, 수요자, 정책입안자와 학계, 기술부문이 협업하여 R&D 전략을 수립하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철강업 탄소저감 분야의 글로벌 R&D 협업 사례를 보면, 원료~에너지~철강~학계~정부 간의
활발한 협업이 특징으로 친환경 에너지원을 보유한 스웨덴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벤처까지 아우르는
기업군을 연결한 산학연관 연합군 형태로 탄소중립 기술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SSAB (철강), LKAB (원료), VATTENFALL (에너지)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스웨덴 정부의 에너지청에서
개발비용을 지원하는 HYBRIT 프로젝트를 2016년부터 진행 중이며, Pilot 공정을 통해
의미 있는 친환경 Green Steel 을 생산한 바 있다. 또한 미국은 ‘청정에너지, 인프라 계획’을,
일본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녹색성장전략’을 수립하여
정부와 민간기업의 관련 연구 개발 및 설비 투자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R&D 강국이 산업강국으로 이어지는 성공 요인
치열한 글로벌 생존경쟁 시대에 자국 산업을 살리기 위한 국가적 지원이 강화되고 있어
글로벌 경쟁과 대전환의 파도를 헤쳐갈 수 있는 R&D 전략수립을 위해 다음과 같은 3 가지 요인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1) 최종 제품, 상업화 완성형 R&D 강화
R&D 기술개발의 최종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한 신산업 등 고위험 분야일 수록 R&D 과제 기획단계부터
시장 중심의 수요 연계형 R&D 기획을 강화하고 기업이 직접 제안한 비즈니스모델과 연계가 바람직하다.
수요~공급기업이 공동 제안한 최종 제품 중심의 협업, 통합형 과제를 기획해야 한다.
이를 위한 요건으로 기업 필요와 수요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하고
R&D 수행의 최종 종합자 (integrator) 역할을 하는 기업 역시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2) R형 기초기술, D형 Scale-Up & Speed-Up 기술의 연계와 협업 강화
최근의 시장과 기술은 글로벌 규모의 기업의 경쟁력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경제성을 확보한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좀 더 촘촘한 R형 과제
(혁신을 일으키는 기초기술) 와 D형 과제 (상업적 경제성 확보를 위한 산업기술) 의
기획이 요구된다. 기술개발 초기 R형 과제를 통해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경우
Scale-Up 과 Speed-Up 과제로 연계되어야 한다. 특히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술은
그 상업화 기술개발 단계에서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산업의 가치사슬도 확립되어야 하기 때문에 민관 및 Value-Chain 상의 기업들의 참여와 협업이 필수적이다.
(3) 선택과 집중, 그리고 속도감 있는 R&D 관리
빠른 환경 변화와 시장의 변화에 맞춘 신속한 기술개발 체제가 필요하며 기술개발 속도 개념을
R&D 전략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는 투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선택과 집중의 R&D 과제발굴과
진행관리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R&D 사업관리 전 주기에 걸쳐 있는 불합리한 평가와 규제를
변화시키고 기술의 발전과정에 따른 유연한 제도적용이 필요하다.
또한 글로벌 기술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보다 민첩한 의사결정 체제와
타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맺음말
현재 우리는 산업과 기술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 서 있다.
기술 변혁은 어느 순간 솟아나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R&D 기획, 속도감 있는 추진과
기업군, 기업간, 민관의 협업으로 가능하다.
기술개발 주체의 진정성 있는 참여와 협업, 유연하고 R&D 관리와 운영으로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미래 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R&D 생태계가 만들어 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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