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유니콘기업들도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와 급격한 금리인상의 여파로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의 저자이며, 영국 런던대학 킹스칼리지에서 디지털 경제를 가르치고 있는 닉 서르닉은 급속도로 위축된 투자환경으로 플랫폼기업들은 생존경쟁에 내몰릴 것이며, 이 틈을 타고 오히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리바바 등과 같은 글로벌 거대 플랫폼들이 활발한 M&A등을 통해 사업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향후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자가 줄어들고 영향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심각한 위기의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은커녕 규제를 위한 논의만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방향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규제는 답이 될 수 없다. 규제로 커다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으며, 단지 약간 늦추거나 오히려 더 강한 내성을 갖게 할 뿐이다. TechCrunch와 CB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유니콘이 탄생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계 각국에서 혁신기업들은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가는 급등하고 경기는 하락하고. 국내외 금융, 외환시장은 요동치고 있는 복합경제 위기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체력도 체질도 굉장히 악화되었다. 이제는 과거 수십 년간의 성공 모델(대기업 중심, 정부 주도의 발전 모델)로 더 이상 경제회복이나 발전을 꿈꿀 수 없다.

전문가들은 향후 플랫폼 비즈니스로 가장 커다란 영향을 받을 산업 분야로 모빌리티, 유통, 소비재, 금융, 헬스케어 등을 꼽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들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전통 산업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디지털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비대면경제로의 전환은 혁신 생태계의 급속한 성장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새로운 비즈니스의 시장지배력 강화는 과도한 수수료 부과 등의 여러 불공정거래행위를 초래했으며 생태계 확장을 위한 이업종사업으로의 진출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런 차원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남용과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나오고 있으며 특히 정부 주도의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혁신생태계에 대해 정부나 규제기관이 보유하고 파악할 수 있는 관련 정보가 매우 부족하거나 이해도가 떨어져 정부규제의 합리성, 효율성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섣부른 정부규제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과 혁신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 혁신은 동태적이며 불확실하지만 규제는 정태적이며 예측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규제는 혁신을 억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많은 경우, 성급한 규제가 기술혁신으로 인한 사회적 편익을 가로막게 된다. 또한 정부는 규제역량과 정보취득 능력의 한계로 복잡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독자적으로 규제를 설계하고 집행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산업분야별로 어떠한 규제를 채택하고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연구, 이에 따른 이해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

항상 변화의 소용돌이에선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존재한다.

혁신의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 보기' 버튼을 누르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